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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연

충북도립대 자치행정학과 교수

요즘 아침에 출근하다 보면 꽃다발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번달이 어린이집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많은 학교들이 졸업식을 하기 때문이다. 부모님 손을 잡고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졸업식을 하기 위해 들어가는 학생들을 보면 '끝이자 시작'이라는 단어가 연상된다.

필자도 많은 졸업식을 했다.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하교, 대학교, 대학원 석사, 대학원 박사까지 생각해보면 무려 7번이나 졸업한 샘이다.

어린시절 필자는 졸업식이 그리 반갑지 않았었다.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기 때문에 졸업식에는 항상 혼자였기 때문이다. 무려 6번의 졸업식에 부모님이 함께 하지 않았고 마지막 졸업식이어서 참여한다는 말씀과 함께 대학원 박사학위 졸업식 때에만 함께 하셨다. 지금은 부모님을 이해하고 감사하는 마음뿐이지만, 당시에는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인지 졸업식이라는 개념이 본인에겐 마무리한다라는 개념보다는 이제 새로운 곳에서 다시 시작한다라는 개념으로 받아들이곤 했었다. 외로웠던 졸업식에 의미를 두고 싶지 않아서 였는지도 모르겠지만, 졸업식에 대한 이러한 개념정립은 오히려 새로운 도전, 새로운 과제에 대한 열정이 생기게 했던 좋은 바탕이 되었던 것 같다.

"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안주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준비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니 끝이자 시작, 아니 끝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졸업식에 온 학과 학생들에게 해준 말이다.

필자는 운명주의 보다는 인생에 있어서 매 순간순간의 결정이 인생을 수없이 변화하고 만들어 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필자의 현재 직업도 대학교 3학년시기에 있었던 특강 30분을 듣고 대학원에 가고 싶다는 순간의 결정에 의해서였다. 졸업식을 마치고 돌아가는 학생들을 보면 '이제 저들은 새로운 도약을 위해, 새로운 시작을 위해 나아가는 구나'라는 생각에 기분이 묘하다. 시간이 흐르고 나면 저들이 어떻게 변해있을까 기대되기도 한다.

졸업식이 끝난 후 한 학생이 찾아와 편입에 성공했다고 하며 대학원까지 공부해 보고 싶다고 자문을 구해왔다. 내가 갔던 길을 가고 싶다는 학생이 참 고맙다는 생각과 함께, 최대한 도움이 될 만한 많은 말들을 해 주었지만 내 마음에는 '이 학생이 지금부터 만들어갈 인생이 기대되고 열심히 나아가는 모습이 참 멋있다'라는 생각뿐이었다.

학교에 있다보면 안타까운 학생들을 보곤 한다. 새롭게 도전하고 인생을 만들어가기 위한 열정은 있지만, 집안사정이 너무 어려워서 여러 가지 제약이 걸리는 학생들, 반대로 집안 환경은 좋으나 하고자 하는 열정이 없는 경우가 그것이다. 필자는 오히려 전자가 더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집안사정이 어려워서 제약이 걸리는 학생들은 열정이 있기 때문에 상황에 맞추어 느리지만 꾸준히 나아갈 것이고 그렇게 나아가다 보면 결국 본인의 꿈에 근접해 있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제 새 학기가 시작되면 필자의 첫 조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아마도 자신보다 더 큰 가방을 가지고 학교에 등교하게 될 것이다. 첫조카이기 때문에 더 애틋한 생각으로 보아서 일지도 모르겠지만 그 뒷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기분이 묘하다. 시간이 흐르면 이 아이는 졸업을 맞고 또 다른 시작을 하게 될 것이다. 필자는 '끝이란 없다.'라고 생각하며 이 아이가 살아갔으면 좋겠다.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 믿으며 살아갈 때 이 아이가 새로운 꿈을 꾸고 열정을 가지고 살아갈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모든 졸업하는 학생들이 졸업은 끝이 아니고 새로운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열정을 가지고 인생을 헤쳐나아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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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