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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연

충북도립대 자치행정학과 교수

얼마 전 아침 시내버스를 탔을 때의 일이다. 버스를 타자마자 기사님에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했다. 인사를 받고 웃으며 "네~~안녕하세요"라고 시원하게 답인사를 했던 기사님과는 달리, 10명도 채 안되었던 다른 승객들은 나를 쳐다보기 바쁘다. '머 저런 이상한 사람이 있는가·' 하는 눈치다.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고 불리었다. 동방의 예의 바른 나라라는 뜻을 가질 만큼 기본적인 예의가 있는 나라라는 뜻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인사하는 모습을 보고 의아하게 생각하고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까지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는데 힘이 들까· 아니면 돈이 들까· 그도 아니면 금보다 비싸다는 시간이 들까·

이제 1년이 되어가지만, 학교에서 캄보디아로 학생들을 데리고 봉사를 갔었다. 세계에서 경제적으로 힘든 나라로 1위, 2위를 다투는 나라지만, 참 웃음이 많은 나라였고, 눈이 마주치면 잘 모르는 사이임에도 두 손을 모으고 인사를 하는 모습이 참 인상깊었다. 가이드의 안내 맨트에 의하면 캄보디아에는 무좀과 암이 없다고 했다. 무좀이 없는 이유는 경제적으로 힘든 이유로 맨발로 땅(캄보디아의 지면이 황토가 대부분이기 때문에)을 밟고 다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암이 없는 이유는 좀 더 가슴아팠다. 역시 경제적인 이유로 병원을 갈 수 없기 때문에 만약에 위암이 걸려도 그냥 배가 아파서 죽어가는 것으로 통계에 암으로 잡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토록 각박하고 힘들게 살아가는 캄보디아의 사람들은 힘들게 살아가는 그들의 삶에도 불구하고 참 맑게 인사를 잘했다. 왜 그럴까· 경제적인 부분이 강대국 수준이라고 하면서도 인사하는 모습을 보고 의아하게 생각하는 우리와는 무엇이 다를까?

얼마 전 취업하는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조사하기 위해 공공기관의 인사담당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했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은 학생들이 가장 스트레스를 받아하는 영어점수도, 스팩도, 학점도 아니었다. 인사담당자들이 이야기했던 가장 중요한 부분은 기본적인 예의라고 응답하였다. 한 인사담당자의 말이다. "요즘 신입직원이 아침에 보고도 그냥 멀뚱히 쳐다보거나 핸드폰을 볼 뿐 인사를 하지 않아요. 요즘 애들 예의가 없어요. 학교에서 이런거 가르쳐서 오면 좋겠어요"라고 하였다. 또 다른 인사담당자는 "조직에 입사하는 것이 끝이 아니잖아요. 오히려 승진하고 이럴 때는 능력도 있어야 하겠지만, 오히려 능력이 좀 부족해도 싹싹하고 예의 바른 직원들이 더 적응을 잘하고, 일도 빨리 배워서 빨리 승진해요."라고 하였다. 만약 내가 조직의 상급자라고 할지라도 예의바르고 싹싹한 친구가 더 잘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을 것 같았다.

물론 인사를 잘한다고 해서 예의가 바르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그러나 내가 예의바르고 싹싹하다고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은 사실 많지 않다. 오히려 인사라는 행위를 통해 나를 이미지 메이킹 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요즘 대학생들에게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취업과 승진에 대한 부분에서 어쩌면 인사는 굉장히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도 있지 않을까?

나는 신입생들이 들어오면 한 학기 동안은 출석을 부를 때 나와 학생이 서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학생들은 어색하면서도 재미있어 하며 단순히 웃고 지나갈지도 모르겠지만, 나름 내 마음속에는 어쩌면 제자들의 인생에서 이 인사하는 행위가 습관이 된다면, 작게는 하루를 즐겁게 시작할 수 있는 원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고 넓게는 삶이 변화하는 기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곤 한다. 오늘 하루 즐겁게 시작하고 싶다면 "안녕하세요"라고 내가 먼저 인사해보며 하루는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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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