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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연

충북도립대 자치행정학과 교수

필자는 사회적 신뢰가 있어야 우리가 행복해 질 수 있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신뢰가 깨지게 된다면 우리의 행복이 깨지게 되고 나아가 우리의 인생이 불행해 진다는 것이다. 얼마 전 4살 여아가 햄버거를 먹은 후 용혈성요독증후군(HUS: Hemolytic Uremic Syndrome) 진단을 받아 신장의 90%를 잃었다는 소식을 알게 되면서 소비자들의 '햄버거병'공포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유명브랜드인 햄버거 패스트푸드점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더욱 문제시 되고 있다. 더욱이 햄버거 패스트푸드점 종업원들의 인터뷰 결과 많은 종업원들이 '사실 종종 패티가 덜 익을 수 있다.'라는 의견이 나타나 아이들에게 가끔 패스트푸드를 주었던 부모들의 입장에서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필자는 30개월 된 아이가 있는데, 아이가 100일쯤 되었을 때 고열로 입원을 한 적이 있었다. 그 여린 아이의 척추에 바늘을 찔러넣어서 뇌수막염 검사를 해야했고, 요도에 관을 밀어넣어서 요로감염 검사를 해야했다. 또한 가느다란 혈관에서 혈액검사를 위해 바늘을 밀어넣어야 했다. 흥분하고 걱정으로 눈물지었던 부모들은 검사실 밖으로 내보내고 무려 3시간 가까운 시간동안 검사를 강제로 이루어지는 가운데 내 아이의 우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검사를 마치고 나온 아이의 척추와 손에는 수없이 많은 바늘 자국이 있었으며, 아빠와 엄마의 손길에서도 아이는 부들부들 떨며 두려워 했었다. 100일도 안된 아이가 얼마나 두려웠을까· 얼마나 무섭고, 얼마나 아팠을까·

당시의 심정은 뭐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괴로웠다. 가능하다면 내가 대신 아프길 기도했고, 내 수명을 줄여서 아이가 아프지 않을 수 있다면 기꺼이 줄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물론 요로감염이라는 병으로 나타났고, 1주일이라는 입원치료 후 퇴원할 수 있었지만, 당시의 아버지로써 필자의 심정은 정말 참담했던 시간으로 생생히 떠오른다. 퇴원할 때, 아이 때문에 가슴아파하는 내 모습을 보았던 의사선생님의 말이 기억난다. "아빠, 너무 가슴아파 하지 마세요. 그래도 아가는 건강하게 퇴원하잖아요. 퇴원하지 못하고 아픈 아이들도 많아요."라고 말이다.

부모의 마음이라는 것은 모두 이렇게 아이에게 맹목적이고 일방향적인 사랑을 준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모들에게 음식에 의해서 아이가 아프게 되고, 힘들어지게 된다면 정말 참을 수 없을 만큼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이다. 부모는 사랑하는 아이에게 좋은 음식만 주려고 한다. 패스트푸드를 비롯하여 어떤 음식을 주더라도 안전하다는 신뢰가 있기 때문에 그 음식을 아이에게 준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모든 것이 사회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밑바탕에 깔려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먹어도 문제가 없는 재료가 되는 식품을 생산하는 생산자에 대한 신뢰, 식품의 조리가 안전하게 될 것이라는 가게에 대한 신뢰, 이러한 식품을 잘 관리해 줄 것이라는 정부에 대한 신뢰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사회에 대한 신뢰는 매우 중요하다. 사회적 신뢰가 유지될 때에야 비로써 건강한 사회가 될 것이고, 이러한 사회에서 우리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사회적 이슈가 단순히 하나의 패스트푸드점, 몇 명의 직원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문제는 몇몇 직원의 사명감의 문제를 넘어서, 이들을 관리하지 못한 패스트푸드점의 문제를 넘어서, 이를 관리하지 못한 정부의 문제를 넘어서 사회적 문제라고 생각한다. 다시는 이러한 문제가 없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기업이, 개개인이 모두가 노력하여 신뢰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부를, 기업을, 개개인들을 신뢰할 수 있는 사회에서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싶은 우리 모두의 꿈이 최대한 빨리 이루어져서 이러한 가슴 찢어지는 일들이 사라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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