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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내 마을기업 찾아가보니…

흉물된지 오래…'갈등'만 남았다
"몇몇 주민 명의 빌려 사업…1~2년 운영 뒤 폐업"
작업실은 창고로 전락…사무실조차 없는 곳도
안좋은 소문만 무성…마을 이미지까지 나빠져

  • 웹출고시간2015.01.06 20:15:25
  • 최종수정2015.01.07 18:28:35

보은지역 마을기업 1호로 지정된 내북면 두평리 ‘보은황토’ 전경. 지난 2010년 지정돼 1억원이 넘는 예산이 지원됐지만 수년 전부터 운영이 중단된 채 방치돼 있다.

ⓒ 최범규기자
속보=세금만 낭비된 채 무방비로 방치된 도내 마을기업이 늘고 있다. <6일자 1면>

마을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지역의 각종 자원을 활용해 안정적인 소득과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취지는 포장만 그럴싸한 격으로 전락했다.

정서적인 유대감을 통해 마을의 소득원을 직접 발굴하고 지역문제와 과제를 스스로 해결한다는 게 마을기업의 등장배경이지만, 현실은 되레 주민 간 갈등을 불러일으킨 경우도 적지 않다.

6일 오전 보은지역의 1호 마을기업이 있는 내북면 두평리 마을을 찾았다.

지난 2010년 지정된 '보은황토'는 현재 운영이 중단된 상태였다. 무려 1억원이 넘는 보조금이 지원됐지만 지금은 '보은군 마을기업 1호'라고 적힌 팻말만 덩그러니 세워진 채 문이 잠겨 있었다.

보은지역 마을기업 1호로 지정된 내북면 두평리 ‘보은황토’는 지난 2010년 지정돼 1억원이 넘는 예산이 지원됐지만 수년 전부터 운영이 중단된 채 방치돼 있다. 사진은 각종 작업도구로 가득찬 채 창고로 쓰이고 있는 건물 내부 모습.

ⓒ 최범규기자
컨테이너 건물 창문 안쪽으로 보이는 내부는 각종 짐들만 가득했다.

주변에서 만난 주민들은 정확히 언제부터 운영이 멈췄는지 기억하고 있지 못했다. 다만 시작 단계부터 주민들 사이에서 말들이 많았다고 귀띔했다.

한 주민 A씨는 "처음에 잠깐 하는가 싶더니 곧 문을 닫아버렸다"며 "지금은 안 좋은 소문만 돌고, 건물은 저렇게 흉물처럼 방치돼 있어 마을 이미지만 나빠지고 있다"고 불평했다.

또 다른 주민에게서는 보다 노골적인 불만이 터져 나왔다.

주민 B씨는 "마을기업이라고 하더니 몇몇 주민들에게서 명의만 빌려 개인사업을 한 꼴"이라며 "해당 사업에 참여한 주민도 1~2명, 그것도 매우 잠시 동안에 불과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보은황토 대표 이모씨는 "폐업이 아니라 인근 다른 마을로 옮겨 다시 (마을기업)사업을 할 것"이라며 "주민들의 호응이 좋지 않았던데다 사업성도 크게 떨어져 개인적으로도 3천만원 이상의 손해만 봤다"고 토로했다.

이어 찾은 곳은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에 위치한 '한국의 선'. 지난 2011년 마을기업으로 지정됐고 그해 5천만원이 지원됐다.

이곳은 우리나라 전통 문화를 계승하기 위해 누에고치 살리기 운동을 계획했었다. 그러나 역시 경영상 어려움에 부딪혀 사실상 폐업에 들어갔다.

대표자 정모씨는 "처음에는 마을 주민들의 참여와 관심이 있었지만 점점 버거움을 느껴 사업을 접게 됐다"며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지원이 없다면 마을기업 운영자체가 힘들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한 때 청주 도심지역에서 운영됐던 '하늘자전거' 사업도 자취를 감췄다. 자전거 임대·재활용 등을 통한 사업이었다는 소식만 전해질 뿐 구체적인 내용을 기억하는 주민들은 거의 없었다. 당시 사업을 추진했던 ㈜두꺼비재생사업단은 사무실조차 없었다.

도내 마을기업 총괄 기관인 충북도 관계자는 품목을 변경해 사업을 재개할 것이라고 설명했고, 청주시 관계자는 폐업 절차를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정작 사업단은 품목 변경도, 폐업도 아니며 단지 '잠정 중단' 상태라고 못 박았다.

마을기업 1곳당 적게는 4천만원, 많게는 1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지만 성공 사례는 극히 드물다.

사업 포기를 고려하고 있다는 한 마을기업 대표는 "개인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일부 주민을 들러리로 참여시켜 마을기업으로 지정받기도 한다"고 지적한 뒤 "농번기에는 어느 곳이나 일손이 부족해 노인들마저 총 동원해야 하는데, 마을기업으로 지정된 뒤 이들을 활용했다고 해서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하는 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 최범규기자 calguks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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