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3번 공유됐고 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방광호

청석고등학교 교사

고대 중국 월나라 미녀 서시(西施)의 이야기는 상쾌하다. 그 미모가 얼마나 대단했던지, 어느 날 서시가 냇가로 빨래를 하러 갔더니, 빨래터 주변을 유영(游泳)하던 물고기들이 시쳇말로 '헉, 섹쉬한데!' 하며 정신줄을 놓고 바라보다 물속으로 가라앉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서시는 '침어(沈魚)'란 이름까지 얻게 됐단다.

이쯤 되면 뭐든 '가장 크고, 가장 넓고, 가장 많게'를 고집해 왔다는 중국인들의 과장이 밉지만은 않다. 어찌 그런 기발한 상상이 가능했을까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까닭이다. 그런데 얘기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참으로 맛깔스런 과장이 하나 더 붙어 전해진다.

서시에게 가슴앓이 병이 있어 얼굴을 노상 찡그리고 다니는 버릇이 있었는데 그 모습조차 매혹적이었단다. 같은 마을에 사는 추녀가 자신도 그럴까 싶어 매양 흉내를 내고 다니니, 동네 부자들은 대문을 걸어 잠그며 집안으로 틀어박히고, 가난한 자들은 식솔들을 거느리고 마을을 떠났다는 것이다.

중국 4대 미녀 중 한 여인이라니, 이런 과장된 일화들은 모두 그녀의 아름다움을 부각시키기 위해 바쳐진 꽃 장식들일 터였다. 특히 그녀의 병에서 비롯된 버릇마저 그녀를 돋보이게 했다면, 버릇이 단지 버릇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한 개인에게 중요한 의미까지 부여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우리도 버릇에 대해 한 번쯤 짚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좋은 버릇이든 그렇지 못한 버릇이든 누구나 문신처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다리를 떠는 습관은 왠지 정서가 불안해 보인다. 입만 벌렸다 하면 남의 흉을 보는 사람은 불편하다. 툭하면 상대방을 속이는 고약한 말버릇을 가진 이도 불쾌하다. 불평불만을 입에 달고, 비분강개로 마음의 병을 초래하는 이는 민망하다.

반대로 새벽이나 잠자기 전에 독서 습관을 가진 이는 과묵하다. 음악 감상이나 명상을 통해 자신의 정서를 순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얼굴이 밝다. 늘 남에게 봉사하는 데서 보람을 찾는 이, 언제나 미소 지으며 밝은 얼굴로 인사하고, 다정하고 친절한 태도가 몸에 밴 사람을 만나면 반갑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처럼 나쁜 버릇을 버리고 싶다 해서 곧장 떼어 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없던 버릇이 하루아침에 생겨나지도 않을 일이다. 쉽게 고칠 수 있거나 바뀌지 않는 것이 버릇의 속성이다. 좋지 않은 습관을 평생 멍에처럼 짊어지고 산다고 가정해 보라. 참말로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기에 자신에 대한 진지한 진단과 성찰 후에 오랜 시간을 투자하여 좋지 않은 버릇을 떨쳐버리고 좋은 습관을 지닐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각자가 좋은 버릇을 계발하고 체화하여 자신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행동 또한 긍정적으로 바꾸어 인생을 한 단계 고양시킬 필요가 있다. 좋은 버릇은 인간을 빛나게 만들고 향기롭게 변화시킨다. 그 빛과 향기는 강한 전염성을 가지고 전파되어 인간관계 형성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바람직한 버릇을 지닌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면, 서시 마을의 장자는 다시 문을 활짝 열고, 마을을 떠났던 이들도 기꺼이 가솔들을 이끌고 다시 돌아오지 않겠는가.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