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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주거‘ 형태의 허와 실 - (2) 최저주거 기준 미달

주변 환경 불량... 26%가 질병 끌어안고 살아

  • 웹출고시간2007.11.05 08:53:2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지하가구 30% 기준 미달
“장마가 지거나 비가 많이 내리는 경우 밤새도록 불안해서 잠을 제대로 자지못하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웁니다. 창에다 걸레를 대고, 심지어는 실리콘으로 창을 막아놓기도 하지만 들어오는 빗물은 막을 수 없어요”
“지긋지긋한 지하 셋방을 벗어나려 하지만 현재로서는 전혀 불가능합니다. 아이의 아버지만 살아있었어도 어느 정도 돈벌이는 되었을 텐데……”
“방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이 벽이 시퍼렇게 곰팡이 핀 모습과 악취 뿐입니다. 빨리 돈을 벌어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해야 하지만 형편이 조금도 나아지지를 않아요”
우리나라의 지하방이 가난한 서민의 보금자리로 자리잡은 지 벌써 20여년이 지났지만 열악한 주거환경은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다.
부엌, 화장실, 욕실 등 주거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방수가 안돼 바닥과 벽이 사시사철 눅눅한데다 벽지는 곰팡이가 슬어 검게 얼룩져 있고 햇빛이 들지 않아 대낮에도 전등을 켜야 한다. 환기마저 제대로 안돼 실내에는 곰팡이 냄새와 함께 퀴퀴한 냄새가 가득하다.
그러나 이런 지하 주거에 대한 종합적인 실태조사는 지금까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물론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 1970년대 규제완화로 선보이기 시작한 지하주거는 80년대 다세대ㆍ다가구 주택 도입을 계기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보편적인 도시 주거형태로 자리잡아 지금은 전국적으로 그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도시연구소가 최근 `지하주거 공간의 주거환경과 거주민 실태연구’라는 실측 조사보고서를 처음으로 내놓았다.
연구소는 서울 14개 자치구와 수원, 성남, 안양, 부천 등 수도권에서 표본추출한 462세대의 지하 거주자를 대상으로 설문과 심층면접을 병행하고 건축 및 환경 전문가들과 함께 주거 실태를 직접 확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민들의 지하층 거주 기간은 평균 80개월(약 7년)이었다. 전체가구의 45%가 지하에서 6년이상 살고 있었으며, 11년이상 생활한 가구도 14.3%에 달했다. 주민들은 지하 생활에 따른 심각한 불편을 호소하고 있었다. 특히 습기(49.5%)에 따른 불편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들었고 다음이 부실한 채광(21.8%), 미흡한 환기(10.5%), 악취(7.0%), 소음(5.1%) 등을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들었다. 실제로 바닥장판이나 벽면 모서리 등에서 결로(結露·이슬맺힘)가 발생한 가구가 73%에 달할 정도로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불량한 주거환경의 영향으로 질병을 호소하는 주민들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질환을 앓고 있는 식구가 있는 가구가 전체의 26%에 달했다.
또 `식구 중에 장애인이 있다’는 가구도 12.8%로 나타났는데, 특히 장애인 중에서도 지하에서 생활하기에는 몸이 불편한 지체장애인의 비율이 51.9%를 차지할 정도로 열악한 생활을 하고 있다.
지하방 거주자의 소득 수준 역시 도시근로자에 비해 낮았다. 전체 조사가구의 84.2%가 월 소득 200만원 이하, 이들 중 40.9%는 월 소득 100만원 이하인 최저소득가구로 조사됐다.
주민들은 전국 가구별 평균 방수인 3.4개에 훨씬 못미치는 평균 2.0개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가구도 32.1%에 이르렀다.
여름철 수해로 침수피해를 입은 가구가 10.8%에 달했으나, 피해 이후 물 유입 방지턱이나 배수로 확보 등 수해대책을 마련한 경우는 3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내공간의 오염 또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셋방 30세대에서 급성 및 만성중독의 위험성이 큰 일산화탄소(CO₂) 농도를 측정한 결과, 가스레인지 가동 이후 평균 농도는 1천297ppm으로 기준치(1천ppm)를 초과했으며, 특히 6세대에서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2천ppm을 웃돌았다.
총 부유세균도 1㎥당 평균 1천859CFU(세균측정단위)로 1㎥당 기준치 800CFU를 2배 이상 초과해 지하주거 공간의 세균 오염의 심각성이 드러났다.

#지하주거 문제점
△단열성과 항온성
지하주거공간은 지반이 지니는 큰 열용량으로 인해 열전달 속도가 지연된다. 지하주거공간의 열부하는 지상의 10~20% 정도로 지하공간은 일정온도를 유지하기는 용이하나 지상층에 비해 하계의 벽면온도가 낮아지기 쉽고 여름철 결로가 발생하기 쉬워 난방 및 냉방 중 불쾌감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태양광선으로부터 차단돼 있어 지하주거공간의 건축계획시 자연채광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도록 고려돼야 하며, 그 외에도 내부공간이 적절한 조도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인공조명설비가 필요하다.
△결로성
환기부족으로 인해 실내의 공기가 정체될 수 있고, 지반으로부터의 투습, 내부의 생활에서 발생된 수분 등은 실내공기의 습도를 증가시킨다. 높은 습도의 실내공기나 여름철에 실내로 도입된 습한 외기가 차가운 벽체나 바닥에 접촉되면 갑자기 냉각되고 상대습도가 높아지며 결로가 발생한다.
높은 습윤상태를 유지하거나 결로가 발생하면 각종 세균이나 곰팡이의 성장을 촉진하여 질병과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랭지에서는 토양내 수분의 질병에 의해서 구조의 손상이나 파괴도 일어날 수 있다.
△실내공기환경
실내공기의 오염으로 지하공간에 장시간 생활하는 거주자들은 불쾌감을 느끼고 두통, 코, 목의 이물감, 기침, 피부의 건조나 가려움증, 현기증이나 구토, 피로감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이러한 증상의 원인은 포름알데히드, 담배연기, 알레르기 및 곰팡이, 유기화합물, 라돈 등 다양하다.
환기량은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예를 들어 동절기 차가운 외기가 다량으로 유입되면, 난방에 필요한 에너지 소비량이 증가하게 되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냉난방 및 실내환경에 영향 등을 고려하여 환기방식 및 환기량을 적절하게 계획하여 최적화 할 필요가 있다.
△실내공기환경 문제점
실내공간이 오염되었을 경우 자연 희석율이 부족하고 오염된 공기가 계속적으로 순환돼 장기간 실내에서 생활하는 사람은 인체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지하공간이나 대규모 복합건물 등이 점차 증가돼 실내공기질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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