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서 출발해서 옥천, 영동, 보은, 괴산을 거쳐 다시 청주로 복귀. 낮 최고기온 34도로 무더위가 한창인 지난 8월 중순 무렵 '충청북도 중소기업 대상' 선정을 위한 기업 현장평가를 위해 소화했던 하루 일정이다. 5일간의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도내에서 내로라하는 중소기업을 방문해 회사를 둘러보고, 제품 설명과 함께 기업의 성장사를 듣는 건 꽤 흥미 있는 일이었다. 아이를 키우고 집에서 살림하며 흔히 쓰던 물건들을 내 주변 기업에서 만들고 있다는 게 신기했다. 한 회사는 어릴 적부터 엄마가 해주시던 요리의 소스를 만들며 3대째 가업을 잇고 있었다. 또 한 회사는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최첨단 제품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었다.(이 제품이 상품화되면 헬스케어 업계가 들썩이지 않을까). 다른 회사는 뛰어난 기술을 해외시장에서 인정받아 세계적인 기업 제품의 중요 부품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하니 여간 뿌듯한 게 아니었다. 충북을 빛낼, 아니 대한민국을 빛낼 흑진주가 도내 곳곳에서 성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도에서는 2004년 '충북도 중소기업 대상 조례'를 제정하고, 그해부터 매년 '충북도 중소기업 대상'을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신기술 개발 및 생산성 향상 등…
덤. 덤은 제 값어치 외에 노력이나 대가 없이 조금 더 얹어 주는 일 또는 그런 물건을 이르는 말이다. 종종 우리는 덤을 얻게 되었을 때, 제 값어치를 준 물건을 얻을 때보다 훨씬 큰 만족감을 느끼곤 한다. 스토아학파 철학자이자 정치가였던 세네카는 하루를 '루크룸'으로 여겼다고 한다. 라틴어로 '루크룸 lucrum'은 '예상치 못한 이윤, 이자, 로또'라고 한다. 그러니까 세네카는 아침에 일어나 맞는 하루를 즐거운 덤으로, 즉 뜻밖에 받은 선물로 여겼다는 것이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를 덤으로 생각하고 사는 사람의 하루는 그렇지 않은 사람의 하루와는 확연히 다를 것이 분명하다. 그에게 그 하루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소중하며 놀라울 테고, 최선을 다해 그 덤을 살 것이기 때문이다. 덤에 관해 써서 모 잡지에 기고했던 시가 있다. 시대를 팔아먹는 작가가 있었고 빛을 팔아 보려다 미친놈 소리를 들은 화가가 있었다 사랑을 팔다 부도가 나 현해탄에 몸을 던진 가수도 있었다 재고의 사연은 어디에나 쌓여 있었다 판다는 것은 산다는 것 살아보겠다는 것 버스를 기다리며 대파 한 뭉치를 파는 노년을 바라본다 그 거상에게서 나는 묵직한 철학을 샀다 시
내가 근무하는 청주산업단지 입주업체인 ㈜삼영(옛 삼영화학) 창업자인 이종환 회장이 지난달 13일 향년 100세에 별세했다. 그는 1958년 삼영화학을 창업했고, 현재 삼영중공업 등 16개의 회사를 거느리는 삼영그룹으로 발전시켰다. 2002년 대한민국과 인류 발전을 위한 세계 1등 인재 육성을 목표로 자신의 아호를 딴 관정 이종환교육재단을 설립했다. 그가 지금까지 출연한 자산은 1조7천억 원에 달하여 아시아 최대 장학재단이 되었다. 재단은 매년 국내외 장학생 1천명에게 총 150억 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지난 23년간 장학생 수는 1만2천여 명에 이르고 박사학위 취득자도 750명에 달한다. 총장학금 지급액은 2023년 현재 2천700억 원에 이른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한 기업가인 그는 평소 "재산을 재단에 넣을 때마다 내 재산은 줄어들었지만 내 마음은 더 커지는 것을 느꼈다. 사람들은 나를 바보라 할지 모르지만, 그것은 베풂의 기쁨을 모르는 생각일 뿐이다. 인생은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이다. 그것은 단순히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 뜻이 아니다. 나는 '빈손으로 왔다가 손을 채운 다음에 갈 때는 빈손으로 가라'는 뜻으로
지난 여름은 예민했고 고독했습니다. 바쁜 일 없이 딴청 부리는 날도 있었고, 종일 세상에 없는 자리에서 헤매던 날도 있었습니다. 하루는 낯선 사람을 따라 새벽까지 걸었던 적도 있었지요. 그런 저를 멀리서 묵묵히 안타까운 눈으로 지켜보셨을 겁니다. 손바닥에 손톱자국이 새겨지도록 주먹을 꼭 쥐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당신의 간절함 덕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사히 가을과 함께 세상으로 돌아왔으니. 이번에 알았습니다. 우리는 지천명에도 자기를 뜨겁게 사랑할 수 있다는 걸. 귀밑머리가 하얗게 세기 시작했는데도 마음에 화롯불 같은 게 여전합니다. 가까운 사람에게 이야기했더니 그러더군요. 아직 열망이 커서 그런 거라고. 그런 게 늙어가는 거라고. 그렇게 조금 더 늙고 나니 어느덧 가을입니다. 어느 때보다 하늘은 높고 바람은 가볍습니다. 성미 급한 나무들은 서둘러 잎을 떨어뜨렸고, 계곡의 물소리는 조금씩 잦아들고 있습니다. 당신도 이 계절을 잘 건너고 있지요? 어제는 혼자 가을맞이하러 들에 나갔습니다. 콤바인 한 대가 부지런하게 벼를 베고 있더군요. 영근 이삭을 떨어내고 남은 볏짚이 가지런하게 논바닥에 남았습니다. 이삭을 떨어낸 볏짚은 여름내 짊어졌던 삶의 고뇌를…
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에게 "만약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으로 이주(移住)하게 된다면 오직 한 가지 뭘 가지고 가겠습니까?"라는 기자의 질문에 서슴지 않고 대답한 말이 "오직 한 가지, 한국의 가족제도를 가지고 가겠다."란 내용은 한국인에게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가족제도가 문명의 발달과 함께 호주(戶主)제 폐지를 기점(起點)으로 허물어지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물질만능주의와 개인주의가 팽배한 서양문명이 서세동점(西勢東漸)하여 우리의 고유문명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가족공동체가 무너지면서 효(孝)문화가 사라지고 있고 밥상 머리교육이 평생의 바탕이 되는 인성(人性)이 형성되었는데 사람의 본성을 잃고 존속살인까지 하는 금수(禽獸)와 같은 극한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인간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집단이나 조직에 소속되어 살아가는 가장 핵이 되는 집단이 가족입니다. 민족고유의 명절이 되면 한복을 입고 조상의 묘를 찾아 성묘하고 차례를 올리며 명절음식을 만들어 먹고 전통 민속놀이를 즐기는 미풍양속이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것을 우리가 지키지 않으면 영원히 사라지고 맙니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현대인은 따뜻한 정을 나누며 함
아이들을 맘껏 뛰놀게 할 수는 없을까· 새로운 교육을 공교육 안에서 꿈꿀 수는 없을까·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등 수많은 질문을 던지며 학교장으로서 학생 한 명 한 명이 주인공이 되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초등학교는 아이들이 스스로의 삶을 선택하며 책임지고 남과 더불어 사는 삶을 몸으로 익히고 실천하도록 배우는 곳이어야 한다. 갈원 아이들은 교과서뿐만 아니라 교실 밖, 학교 밖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기를 발견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우리 학교는 물 맑고 공기가 좋아 학교 주위에 전원주택이 있는 도시 근교 농촌지역에 있는 작은 학교이다. 지리적 한계로 다양한 문화적 혜택과 체험 프로그램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선생님들의 열정과 헌신으로 이루어지는 따뜻한 돌봄과 체험학습으로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로 거듭나고 있다. 입학 초기부터 입실을 거부하고 급식도 하지 않는 아이, 선생님의 관심과 사랑을 더 받기 위해 전입해 온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아이, 충동과 분노 조절이 안되는 아이들이 선생님의 기다림과 따뜻한 보살핌, 친구들의 배려로 학교생활에 점점 적응해가고 있다. 우리 학교는 큰 학교와…
최근 방사광가속기추진과로 발령을 받았다. 새로운 것을 접하게 되면 누구나 설렘과 두려움이 있겠지만 고등학교부터 대학까지 문과형인 내게 이과형 부서로 발령은 설렘보다는 두려움이 컸다. 그러기에 초심자의 눈으로 도민의 눈으로 업무에 접근했다.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영역을 가시광선이라 한다.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까운 빠른 속도로 가속하고 그 전자의 운동방향을 자석의 힘으로 조금 바꿔주면 굉장히 밝은 빛이 발생하는데 그 빛을 방사광이라 한다. 그 방사광을 관찰하고자 하는 물질 소재에 비춰 그 구조를 알아내는 것이 방사광가속기이다. 다시 말해 방사광가속기 시설은 양질의 X선을 만들고 이를 이용해 물질을 분석하는 'X선 이용 연구시설'이다. 여기서 하나 더 빔라인에 대한 개념도 알고 있어야 한다. 충북 청주의 다목적 방사광가속기에는 양질의 X선을 만들고 이 X선을 이용하는 고급 실험장치들이 만들어지게 되는데 이것을 빔라인이라고 하고, 수요자들이 실제 이용하는 장치라 할 수 있다. 이제야 초심자라도 감이 잡혔다. 왜 방사광가속기에 충북도가 사활을 걸고 유치에 도정을 집중했는지, 왜 반도체 물질, 이차전지, 태양전지, 신약 개발을 위한 단백질 등 신소재에 대
종일 가랑비가 내렸다. 어수선하게 날리던 가랑잎들이 일시에 잠잠해졌다. 바람에 굴러다니던 나뭇잎 하나가 오토바이 바퀴 속으로 빨려든다. 앞차가 속력을 낼 때마다 팽그르르 돌고는 다시금 주저앉는다. 썰렁한 풍경에 마음까지 시리다. 아직 추수를 끝내지 않은 논을 봐도 그랬다. 며칠 전만 해도 콤바인이 오가면서 추수가 시작되었는데, 가랑비 뿌리는 잠포록한 날씨에 자꾸만 늦어지는 성 싶다. 얼마 후에는 다 베어들이겠지만 어쩐지 을씨년스럽다. 지난 주만 해도 쑥부쟁이가 피고 구절초가 곱고 그 위로 철새가 날아가는 풍경은 한폭 그림이었다. 갈볕을 쬐고 있는 허수아비도 빈 들에 혼자 남아 있다는 이미지 같지 않았고, 바람이 외딴 집 감나무 잎을 떨어뜨릴 때는 이삭을 줍는 이미지가 묻어났다. 가랑잎이 구를 때마다 빗소리로 착각하는 것도 이즈음이다. 잠결에는 혹여 그렇다 쳐도 대낮에 비설거지를 한다고 놀라 일어날 때는 어처구니가 없다. 속았다기보다는 가랑잎이 날릴 즈음 내리는 탓에 가랑비라고 부르는 게 아닌가 싶다. 가을비 하면 가랑비가 떠올랐고 선뜩할 만치 차가운 것도 가랑잎 때문일 게다. 내릴수록 따스해지는 봄비에 비해 가을비 내릴 때는 갈수록 추워졌기…
가을이 깊어가니 날씨가 추워졌다. 따스한 온돌방에서 편한 자세로 뒹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아파트 생활을 하다 보니 온돌방은 먼 옛날의 동화 속에 나오는 이야기가 되었다. 침대 위보다 따뜻한 온돌방에서 자고 나면 몸의 피로가 싹 풀리고 몸이 개운할 것 같은데 하는 생각뿐이다. 그래서 요즈음 단독 주택을 지을 때 황토방을 만들어 놓는 것을 보면 대부분 우리 생활에 가장 좋은 안식처인 모양이다. 얼마 전 안동의 하회마을에서 가장 큰 규모라는 북촌댁을 방문한 일이 있다. 역사의 숨결이 스민 안동의 하회마을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역사 마을로 풍산류씨의 전통 가옥이 잘 보존된 곳이다. 선대로부터 지금까지 210여 년 동안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 베풂과 좋은 일을 많이 하면서 살아왔다고 한다. 북촌댁에 들어서자 집안에서 풍기는 선비의 기품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분위에 그저 입이 떡 벌어졌다. 집안 곳곳에 있는 물건마다 조상들의 지혜와 슬기로움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볼거리가 흥미로웠다. 한옥의 가장 특징적인 것이라면 우리나라만이 지닌 온돌문화라 할 수 있다. 부엌으로 들어서니 가마솥이 걸려 있고 나뭇간에 차곡차곡 쌓아놓은 장작더미를 보니 왠지 모르게
우리 집 뒤뜰 비탈에 감나무 한 그루가 있다. 10년 전 이 마을에 들어왔을 때만 해도 감나무 몸 둘레는 한 손으로 잡을 만 했지만 지금은 두 손으로 잡아야 한다. 나는 이 감나무를 보면 시인 김영랑의 시 「오메 단풍 들것네」가 생각나 감나무 이름을 '오메'라 지었다. 오메는 처음에는 감이 애기 주먹만 하더니 몇 년 지나서부터는 아이들 주먹만 하게 굵어졌다. 첫해에 까치가 쪼아 먹고 남은 조막만 하게 홍시가 된 감을 처음 맛보았는데 그 맛은 내가 이제까지 전혀 느껴보지 못한 감맛이었다. 꿀맛도 아니고 설탕 맛도 아닌 감 고유의 달큼한 맛, 아 단맛이란 바로 이런 거구나 하고 탄복했다. 그것은 바로 자연의 맛이었다. 지금도 그 감맛은 변함이 없다. 너무 달아선지 조금만 누렇게 익을라치면 까치가 달려들어 먼저 시식한다. 감이 어찌나 연한지 벌레와 잡균들이 쉽게 침투해서 감이 홍시가 될 때까지 나무에 오래 달려 있지 못하고 그냥 떨어지고 만다. 좀 더 오래 달려 있어 천천히 익어 가면 짙은 녹색으로 빤짝이는 감잎 사이사이로 빨간 감을 보는 행복감을 느낄 텐데 아쉽다. 오메는 올해 유난히도 감이 굵었는데 오며가며 자연스레 관찰하다 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
늦은 오후 붉은색으로 변해가는 산길을 걸어가자니 장주 호접몽이 생각났다. 산허리를 감아 도는 운무사이로 보이는 산봉우리들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가을 풍경에 취할 겨를 없이 밀려오는 것은, 산 속에 대책 없이 버려진 애완 토끼 마냥 전망 없는 막막한 일상들이다. 하염없이 바람타고 떨어지는 이파리들을 보고 있노라니 모두 허망한 꿈임을 알 것 같다. 전망 없음은 불안이 되고, 대상이 구체적으로 턱 버티고 있으면 공포가 된다. 그 대상은 춥고 배고픔 아니었을까? 불안과 공포에 하얗게 변한 얼굴들이 스치고 지나간다. 그 속에 필자 얼굴도 있다.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는 죽어가는 시간까지 배고프면 먹어야 한다. 이를 대지 상상력이라 한다. 먹이 찾아 대지를 방황했던 필자 모습이 떨어지는 낙엽 같아 처연하다. 그대 고운 목소리에/ 내 마음 흔들리고/나도 모르게 어느새/ 사랑하게 되었네// 깊은 밤에도 잠 못 들고/ 그대 모습만 떠올라/ 사랑은 이렇게 말없이 와서/ 내 온 마음을 사로잡네 - 정태춘 박은옥 노래, 「사랑하는 이에게」 처연해진 필자 모습을 보고 Hug를 생각해 본다. 허그는 상대를 안아주는 행위로, 사랑과 애정을 표시할 때, 서
보통 아침 5~6시 사이에는 일어나는데, 오늘은 일어나보니 7시 30분이다. 오늘이 일요일임에 안도감을 느꼈다. 가족들은 아직 자는 것 같다. 나는 '아침형 인간'이라 저녁엔 에너지가 금방 떨어져서 저녁 8시만 넘으면 피곤하고 졸리다. 그러나 자고 나면 새벽엔 기운이 생겨서 책도 보고 글도 쓰며 하루를 시작한다. 요즘은 아침에 걷기 운동도 시작했다. 최근 뒤늦게 코로나19에 감염되더니 후유증으로 폐렴까지 걸려서 병원 신세를 졌다. 몸이 아직도 회복이 덜 된 상태인지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줄줄 흐르고 손이 떨리는 등 기운이 달린다. 그러니 주말에 잠을 더 오래 잔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 살짝 고민했다. 곧 아침식사 준비를 해야 할 시간인데 운동을 하러 갈까, 아침 밥상을 준비할까, 예전에도 이런 애매한 시간이 닥쳐오기도 했다. 그때는 가족이 우선이니 아침 식사를 마치고 운동을 하겠다고 생각하며 아침 밥상을 차렸다. 그러나 막상 밥을 먹고 치우고 나면 해는 이미 중천이라 날씨도 더워지고 나가기가 싫어진다. 그래서 운동을 패스(pass)한 경험이 종종 있었다. 이번엔 과감히 '내 건강을 먼저 챙기겠노라.' 작정하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어렵다. 고금리에 생활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뛴다. 가계부채는 늘고 실질임금은 주요국 중에 가장 많이 떨어졌다. 가계 뿐 만 아니라 국가와 지방의 살림살이도 어렵다. 정부는 지난달 '세수 재추계'에서 올해 국세 수입이 예산액 400조5천억 원 대비 59조1천억 원(결손 세수 오차율 14.8%) 부족한 341조4천억 원으로 예상했다. 2년 전인 2021년도 세입 344조1천억 원보다도 낮은 초유의 세수결손이다. 이런 역대급 '세수 펑크'의 주된 원인은 경기침체다. 또 법인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윤석열 정부의 부자 감세도 한몫했다.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이 지방이다. 국세가 줄면 지방교부세 교부금이 자동으로 감소한다. 세수 재추계에 따라 삭감되는 전체 지방 이전 재원은 지방교부세 11조6천억 원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11조 원 등 모두 23조 원이다. 이전 재원 대폭 축소로 지방재정이 휘청거리고 있다. 세수 부족으로 계획된 사업 추진이 보류되거나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정책이 축소되고 있다. 충청북도의 경우 지방교부세 1천5백억 원이 줄었다. 여기에 부동산 취·등록세 등 지방세 수입 감소액 1천6
우리나라 기성 세대들에게 가장 호화스러운 주류중 하나이다. 보통 보편적으로 꼬냑 이라고 많이 이야기 하고들 한다. 꼬냑은 이번 제목처럼 브랜디의 대명사 격이다. 와인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브랜디 꼬냑, 꼬냑은 프랑스 꼬냑시 에서 만들어지는데 지리적 표시제가 적용되어 꼬냑 이라는 지방에서 만들어 내는 브랜디만이 '꼬냑' 이라는 이름을 쓸 수 있다. 꼬냑시는 분지지형이기 때문에 여름에는 온도가 크게 올라가 한 여름에는 보통 45도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그덕에 포도의 생산성이 아주 훌륭하다. 프랑스 와인는 늘 세계 최고의 와인 중 하나다. 하지만 그에 비해 보르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북쪽의 꼬냑 지방의 와인응 산도가 매우 높고 굉장히 떫었다고 알려져 있다. 와인으로는 가장 아래등급에 속해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와인을 증류하고 오크통에 넣어 최소 2년이 지난 후에 이 원액들을 모아 블렌딩하게되면, 세계 최고 수준의 주류가 탄생하는데 이것이 바로 꼬냑이다. 역사적으로 바라보면 , 15,16세기경엔 네덜란드 상인들이 꼬냑으로 와인,목재 등 을 사기 위해 왔었다고 한다. 헌데 이 상인들이 바다에서의 장기 항해 중 와인이 산화 되는것을 막기 위해 이 꼬냑의…
지난 10월 6일 글로컬대학30 본지정을 위한 실행계획서가 최종 제출되었다. 예비 선정된 15개 대학들 중 10개 대학이 글로컬대학30에 최종 선정될 예정이다. 글로컬대학은 '담대한 혁신으로 지역의 산업·사회 연계 특화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혁신을 선도하는 대학(교육부, 2023)'으로서, 대내외적 파트너십을 갖추어 대학과 지역의 동반 성장을 이끌어가는 혁신을 이루는 대학을 의미한다. 정부는 2027년까지 30개교를 선정하고, 대학별로 5년간 약 1천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엄청난 규모의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학령인구의 감소로 생존의 위기에 직면한 대학들에게 글로컬대학30 사업은 반드시 쟁취해야 할 핵심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최초로 선정된 10개의 글로컬대학에는 어떤 대학이 포함될 것인지, 이들 대학이 보여줄 혁신의 모습은 무엇일지, 앞으로 글로컬대학이 만들어 갈 고등교육의 다양한 변화는 어떠할지, 글로컬대학30 사업을 둘러싼 사회 전반의 관심이 뜨겁다.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혁신적인 사례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만큼, 걱정의 목소리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개된 혁신기획서를 살펴보면 그동안의 대학 재정지원사업과 평가에서 나타났던…
마치 달팽이 껍질에 동승해 올라가고 있는 기분이다. 나선형으로 완만한 길 따라 남한강 절벽 위에 세워진 만천하 스카이 워크를 걷는다. 말굽형의 만학천봉 전망대에 세 손가락 형태의 돌출 부분이 보인다. 유리를 통해 발밑에 흐르는 남한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다. 거기까지는 무리라 데크에 서서 아래를 훔쳐본다. 좋다. 가을 하늘과 바람이 닿는 햇빛이 쏟아진다. 사람 구경하는 재미까지 쏠쏠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완된다. 긴장하고 실수하며 헤맸던 지난 두 달의 시름을 덜어내기에 최적의 공간이다. 업무적인 일도 거듭되는 시행착오로 인해 힘들었지만, 사람으로 인한 상처가 깊게 남아 있다. 상대방은 화를 내고 돌아서면 그뿐이었을 테지만, 종국에는 내 탓으로 귀결되어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흑과 백이 분명하지 않고 결단력 없는 성격과 '착하다'라는 타인의 시선에 눈치 보며 살아온 인생이 모두 거부당한 기분이었다. '착하다'라는 한 마디에 기분 좋게 양보하고, 솔직하지 못한 성격이 '바보 같다'라는 비난으로 꽂혔다. 단양의 아름다운 풍경과 시원한 물줄기가 내면의 찌꺼기를 수면 위로 끌어 올린다. 자연이 주는 치유의 힘을 새삼 느낀
와인은 그 기원에 대해서 여러 역사적인 측면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첫 번째 중세의 시대로 거슬러 보면, 포도나무의 화석 흔적으로 인해 그 기원이 알려졌으며 처음엔 다루기 어려운 식물로 분류 됐다고 한다. 시간이 흘러 포도나무의 가지치기 재배와 수확 의 기술이 발전하며 점차 포도 재배와 수확이 수월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 최초의 와인은 전문가들이 예상컨대 중동지역 에서 시작되었음을 예상하고 있다. 중동으로부터 시작되어 점차 유럽으로 퍼져나갔을 것이라 예상하며, 유럽의 여러 문명은 재배와 수확을 더 앞선 기술로 더 나은 포도를 재배하고 수확 했으리라 확신하고 있다. 유럽의 와인의 역사가 지금에 이르기까지 특히 로마 제국의 역할이 컸다고 볼수있는데, 이유는 로마제국은 당시에 세계역사 적으로도 그 거대했던 제국 전역에 포도나무를 심고, 재배하고 또한, 양조 방식에 큰 발전을 이루었다. 세 번째 길리아인, 길리아 란 로마제국 에서 현재 프랑스 지역을 말한다. 그 길리아 지역에 살던 사람들을 길리아인 이라 불렀으며 와인의 역사적으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그것은바로 술을 담아 보관할 수 있는 용기를 발견하게 된다. 그후 와인은 기존에 와인
업신여길 능(凌), 하늘 소(霄) 꽃 화(華) 능소화 라는 꽃을 아시나요? 직역하면 즉, 하늘을 업신여기며 피는 꽃 이라는 뜻인데요. 보통 꽃이 피는 절기를 생각하면 봄이 떠오르시죠? 따스한 햇살, 눈이 아닌 비가 내리고, 영하의 추위가 끝나는 시점부터 각양 각색의 꽃들이 만개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능소화는 8월에 만개하는 꽃인데요. 긴 긴 장마와 숱한 태풍 그리고 무더위를 이겨내고 또 정통으로 맞이하며 피는 꽃입니다. 새로 자라나는 식물에겐 거의 자라지 말라는 저주에 가까운 이 계절에, 능소화는 마치 하늘을 업신여긴다며 피어나기 때문에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때는 중국 명나라. 어머니를 일찍이 여의고 부친과 계모 진 씨 밑에서 자란 한 아이는, 생부마저 죽자 계모에 의해 학대를 당합니다. 그리곤 어릴 적에 산중에 버려집니다. 이 아이의 이름은 설홍. 그러나 봉황의 도움으로 살아가던 중 8세가 되었을 때, 염라대왕은 이 아이가 옥황상제에게 바치는 천도를 훔쳐먹었다고 생각하여 잡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염라는 설홍에겐 죄가 없고 오히려 불쌍한 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내 염라는 선계로 설홍을 데리고 가서 친모를 만나게 해주곤, 설홍을 인간계로 돌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니 어디에서든 나의 역할이 있기 마련이다. 사회구성원으로서 내가 해야 할 일을 책임지고 하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어렸을 때는 나에게 주어진 역할, 맡은 일만 완수하면 끝인 줄 알았는데 어느 날 한 선배님을 보고 마음이 달라졌다. 초임 시절이었다. 주말에도 2인 1조로 일직 근무를 했었다. 일요일 일직이라 정시에 출근했는데 큰언니 선생님이 교무실 유리창에 매달려 지저분한 유리창을 닦고 계셨다. 어느새 교무실 냉장고도 깨끗하게 정리해 놓으셨다. 우리 학교 교무실 분위기가 늘 깨끗했던 것이 보이지 않는 선배님의 노력 결과였다는 것을 알고 적잖이 놀랐다. 왜 혼자 하셨냐고 했더니 뭐 큰일이라고 하시면서 눈에 보이니 한다고 하셨다. 아직 어렸던 내 눈에는 보이지 않았던 일이다. 반대로 교육청에서 장학사로 근무할 때였다. 아침부터 출장을 다녀오는데 손님이 와 계셨다. 한여름이라 시원한 음료를 대접하려고 냉동실 문을 열었는데 얼음통에 얼음이 하나도 없었다. 반면 젊은 주무관의 이름이 선명하게 적혀있는 얼음판에는 투명한 얼음이 있었다. 출근하면 얼음을 얼려놓는 것을 버릇처럼 했던 때다. 그녀는 얼음통이 비어있으면 한 번쯤 자기 얼음…
'언어는 생각부터 조심하라 생각은 표현이 되고 표현은 곧 행동이 된다' -마가렛대처- 언어에는 힘이 실려 있다. 언어는 실망을 주기도 한다. 언어는 폭력이 되기도 한다. 언어폭력에 시달려 평생동안 가슴에 한을 품고 산다. 미움과 상처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운 것이다. 언어는 화자로서의 인품과 인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언어속에 사회의 흐름도 파악할 수가 있다. 중학교때의 일이다. 국어 선생님께서 간혹 복도에서 마주치기라도 하면 '잘되거라' 그러셨다. 어떤 영문인지도 모르던 시절. 기분은 좋았다. 가끔씩 만나면 그 말씀이 생각나 옷을 단정히 입으려 신경썼고, 수업시간에도 졸지 않으려 했던 기억이 있다. 청소년시절에 아름다운 추억의 한 장이다. 언어에 씨가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씨앗이 꽃으로 피어나려면 말을 건강하게 하자. 말을 다정다감하게 하자. 때로는 말을 아끼자. 필자는 강사로서 언어를 구사할 때 어떻게 해야 할것인가 연구하게 된다. 다양하게 정리되고 절제된 표현으로 청자들에게 감성이 묻어나면 좋겠다. 언어는 사회적 힘의 중요한 원천이다. 언어의 힘은 강하다. 인간심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영향력과 설득, 부정적 영향에서도 중요
지금 중동 가자 지구에는 비인도적 참상이 계속되고 있다. 연일 폭탄을 맞은 도시 건축물은 하나도 성한 곳이 없다. 생존자들이 무너진 건물 콩크리트 더미에서 시신을 찾아 나서지만 장비가 없어 손을 놓고 만다. 밤이 되면 유령이 나올 듯 음산한 폐 건물 위에 섬광이 번뜩일 때 마다 미사일이 연이어 작렬한다. 지금 가자지구 생존자들은 피신 할 곳이 없다. 이스라엘군은 시간을 정해 놓고 이들에게 도시를 떠나라고 마지막 통고를 했다. 그러나 이들의 피난길에도 포탄이 떨어졌다. 곱게 자라야 할 천사와 같은 영유아들마저 목숨을 잃고 있다. 가자지구를 둘러싼 중동에 눈물어린 탄식과 증오만 가득하다. 가자 지역이 어디인가. 구약성경에는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고 표현한다. '내가 너희를 애굽의 고난 중에서 인도하여 내어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곧 가나안 족속 … 여부스 족속의 땅으로 올라가게 하리라' 모세가 이집트에서 노예로 억압받던 이스라엘 민족을 탈출시켜 엑소더스 한 곳이 바로 이곳이다. 2천 년 조국을 떠나 유랑하던 이스라엘 민족이 다시 돌아와 나라를 세우자 그동안 자리 잡고 살던 팔레스타인과 영토전쟁으로 비극은 시작되었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은 피의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라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은 영예로운 생활을 보장받고 이를 위한 실질적인 보상을 받아야 한다. 대한민국의 오늘은 온 국민의 애국정신을 바탕으로 전몰군경(戰歿軍警)과 전상군경(戰傷軍警)을 비롯한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공헌 위에 이룩된 것이다. 특히 이러한 희생과 공헌이 우리와 우리의 자손들에게 숭고한 애국정신의 귀감으로서 항구적으로 존중돼야 하며, 그 희생과 공헌의 정도에 상응한 보장과 보상이 필요하다.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보훈. 지난 6월 부(部)로 승격된 국가보훈부가 현재 내세우고 있는 비전이다. 일류보훈의 실현 방안으로 국가보훈부는 5가지 방안을 내세우고 있다. 이 방안에는 보훈가족에 대한 보상 및 예우 확대와 제복의 영웅이 존중받는 사회 실현이 포함돼 있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국가유공자들의 복지향상을 도모하고 애국정신함양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며, 그 희생과 공헌의 정도에 상응한 국가유공자의 영예로운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는 일은 국가와 지방기관이 마땅히 우선해야 하는 일이다. 이는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3조와도 일맥상통한다. 국가
오는 11월이면 건강보험공단에서 소득부과 건강보험료의 정산이 최초로 실시된다. 대상은 지역가입자와 보수외 수입이 2천만 원 이상인 직장가입자(소득월액보험료 납부자) 중 2022년 9월부터 12월까지 소득이 줄었다고 공단에 조정을 신청해 보험료를 감면받은 사람이다. 지역가입자는 소득뿐만 아니라 재산과 자동차에도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는 등 보수월액에 따라 부과되는 직장가입자와 부과방식이 이원화되었고, 소득과 재산 등 부담능력이 있는 피부양자는 부과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형평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대두되어왔다. 이에 따라 2018년 7월 소득중심 부과체계 1단계 개편안이 시행되어 그동안 문제가 되었던 성·연령·재산평가점수가 폐지되고 피부양자 등재요건을 강화하였으며 보수외 소득기준을 하향하여 소득월액보험료 부과 대상을 확대하는 등 합리적이고 공정한 부과제도로 첫걸음을 내딛게 되었다. 2022년 9월부터 시행된 부과체계 2단계 개편안은 '소득중심' 부과의 단계적 로드맵에 맞춰 재산보험료 비중을 축소하고 피부양자 소득요건을 강화하여 부과소득이 2천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 지역가입자로 전환하는 등 형평성과 공정성을 제고하였다. 이러한 변화 가운데 소득중심 부과체계 2
신분 등 계급에 근거한 차별,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 종교가 다름으로 인해 생기는 차별, 지역 및 국가 간 차별 등 많은 차별과 이로 인한 불평등한 일들이 있었지만, 인류 역사상 가장 보편적이며 뿌리 깊고 최근까지 이어져온 차별은 여성차별일 것이다. 물론 많은 차별과 불평등이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20세기 이전에 평등 및 보통 선거권을 가지는 정치적 측면에서의 성과는 있었다. 1848년 프랑스 남성에게 계급과 신분에 관계없이 보통선거권이 부여되었으며, 민주주의의 본산이라고 불리는 미국에서 1870년에 흑인 남성의 선거권이 부여되었으나, 여성의 경우는 1920년에 이르러서야 보통선거권이 부여된 것으로 보아 여성에 대한 선거차별이 가장 오래 이어져 온 셈이다. 아직도 여성학자, 여성 정치인, 여의사 등으로 부르는 것은 은연중 전문 직종에 여성에 대한 차별적 요소가 있음을 보여준다. 202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는 성별 소득격차를 연구한 공로로, 유대인이며 여성 경제학자인 클라우디아 골딘(Claudia Dale Goldin) 하바드 대학 교수에게 돌아갔다. 2021년 노벨 수상자는 최저임금의 고용효과와 저소득층 소득보전을 분석한 공로로 데이비드 카드·조슈
# 어쩌다 산책 남문갈비에서 저녁을 먹고 나와 오래된 간판을 마주쳤다. 동경자수. '의류 자수로 리폼하세요' 마침 수선이 필요한 수영복이 있어 반가웠다. 일반적인 폴리우레탄 수영복이 아닌 레이스 원단의 수영복이다.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저지르고 말았는데, 수영복이 젖은 상태로 입다가 발가락으로 레이스에 구멍을 내버렸다. 처음 입은 날이었다. 입지도 못할 거면서 몇 년 동안 버리지도 못한 수영복이다. 다음날 수영복을 들고 동경자수를 찾았다. '이것도 리폼이 되나요?' 사장님은 끄덕이며 수영복을 받아 드셨다. 한 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다. 시간이 멈춘듯한 동경자수, 자수를 놓은 의류가 작품처럼 보이는 이 곳엔 간판이 필요없다 그리하여 의도하지 않게 육거리시장 산책이 시작되었다. 과일이나 사야겠다 싶어 육거리시장 쪽으로 걷는데, 동네의 오래된 골목들이 걸음을 머뭇거리게 한다. 옛 청주의 맨얼굴을 볼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남아있지 않다. 이때 육거리 시장이 답이 되어준다. 시장 인근 석교동과 남주동은 여전히 단층 건물이 주를 이룬다. 폐가 사이에 오래된 여관이 있고, 한때는 잘나가던 유흥점이었지만 지금은 값싼 옛날 국수를 파는 식당이 있고, 숨겨진 예술
[충북일보] 충북도는 산림 생태적,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아 국가숲길로 지정하기 위한 동서트레일 복선 예비노선 139㎞가 '동서트레일'에 추가 편입이 확정됐다고 30일 밝혔다. 동서트레일은 경북 울진에서 충남 태안을 잇는 장거리 숲길이다. 충북 지역의 동서트레일 노선 거리는 총 369.9㎞(당초 230.9㎞, 추가 편입 139㎞)이다. 전국 대비 37%(전국 1위)를 차지하며 국유림 23.9㎞, 공·사유림 346㎞다. 복선 구간은 산림청이 동서트레일 기본계획을 수립할 때 충북도 요구로 복선(안) 계획이 세워졌다. 하지만 이용자의 안전과 편의성을 위해 문제가 있는 만큼 산림청은 이를 보완하면 향후 편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난해 레이크파크 트레일 조성 기본계획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용역 과정에서 4개 시·군(괴산·충주·제천·단양)의 역사·문화를 숲길과 접목, 이용자의 안전을 고려한 새로운 트레일 복선 노선을 찾았다. 도는 지난 1월 복선 예비노선에 대해 동서트레일 편입을 산림청에 요청했고, 이달 초 산림청이 숲길전문가 등 평가위원을 구성해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복선 구간 139㎞가 동서트레일에 편입되는 성과를 거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음주 운전을 하다 오토바이를 압수당한 것에 불만을 품고 지구대에 흉기를 들고 찾아가 난동을 부린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괴산경찰서는 특수협박·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A(66)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7일 오후 7시 50분께 괴산서 관할 한 지구대를 찾아가 미리 준비해 온 흉기를 꺼내 들고 자해할 것처럼 난동을 부리고 경찰관들을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음주 운전을 하다 압수당한 오토바이를 되찾기 위해 지구대를 찾아왔다가 거절당하자 이에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당시 지구대 경찰관들에게 흉기를 보이며 "왜 내 오토바이 안 주냐. 너네도 죽이고 나도 죽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경찰은 A씨에게 흉기를 내려놓으라고 설득했지만, A씨는 흉기를 자신의 몸에 갖다 대며 저항했다. A씨를 제압하기 위해 경찰관들이 테이저건을 꺼내 들자 당황한 A씨는 흉기를 떨어뜨렸고, 경찰은 즉각 그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다친 사람은 없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12일 음주 상태로 오토바이를 운전하다 적발돼 면허가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면허 상태였던 A씨는 지난
[충북일보] ◇올해 충북청주FC의 목표는. "지난해 리그는 목표였던 9위보다 한 단계 높은 8위로 마감했고 14경기 무패 기록도 세웠다. 그 배경에는 최윤겸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의 훌륭한 전략과 빈틈 없는 선수 관리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스포츠 경영 리더십을 바탕으로 올해는 조금 더 높은 목표인 플레이오프를 향해 달려보려 한다. 13개 팀 중 5위 이상의 성적은 욕심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달성을 위해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매주 목요일 감독·코칭 스태프를 중심으로 선수 강화팀, 대외협력팀, 마케팅 홍보팀 등 사무국의 모든 팀이 모여 PPT 발표를 한다. 이 발표를 통해 지난 경기를 분석함과 동시에 다가오는 경기에 대한 전략을 구체적으로 수립·이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나아가야할 구단 운영 방향은. "단순하게 축구 경기 한 경기, 한 경기로만 끝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스포츠는 막강한 힘을 품고 있다. 스포츠 경기 활성화로 작게는 건전한 가족문화 형성부터 크게는 지역 소통, 나아가 지역 경제 성장까지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홈경기 날이 되면 가족 단위의 관중들이 경기장을 많이 찾는다. 경기 관람을 통해서 여가 시간에 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