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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1.30 14:50:48
  • 최종수정2017.01.30 14:50:48

오문갑

세명대 글로벌경영학부 교수

필자는 오래전부터 작은 사찰에 다니고 있다. 충주시 산척면에 있는 오은사라는 절이다. 천등산 기슭에 있는데 너무나 편안하고 아늑하다. 사회복지 시설인 보육원도 같이 있어 부모가 버린 아이, 미혼모 아기, 병들어 버림받은 아이들도 데려다 정성들여 키우고 있다. 필자는 20여 년 전부터 지금까지 주말이나 휴일에 가끔 쌀과 과자나 음료 등의 부식을 사서 방문을 하고 있다. 절에 들어가면 속세와 연락을 끊고 고구마 캐기, 약초 캐기, 감따기, 청소 등을 하며 봉사도 하고 아이들과 놀아주기도 한다. 또 명상과 산책을 하면서 정신과 육체를 깨끗이 정화하며 수행한다. 최근에는 우리 가족들도 같이 가서 일과 봉사를 하는데 아이들도 매우 좋아 한다. 오은사 주지인 자혜스님은 큰 교통사고로 몸을 많이 다쳤지만 큰 사랑으로 불쌍한 아이들을 거두어 키우고 있다. 자혜스님이 특히 강조 하는 것이 사랑과 용서인데 그 분 말씀을 들으면 느끼고 깨닫는 바가 많다. 필자는 수년 간 사랑과 용서에 대해 수행을 하고 있는데 그 동안의 수행과 자혜스님의 말씀을 통해 사랑과 용서를 생각한다. 사랑은 내가 완전하고 위대한 존재이며 무한히 행복한 존재라고 느낄 때 진정으로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작고 불행한 존재라고 느낄 땐 사랑하기보다 사랑을 받고 싶어 하게 된다. 참된 사랑은 아무런 조건 없이 베푸는 것이다. 보답을 전혀 바라지 않고 그냥 주는 것이다. 샘에 물이 가득 넘쳐서 저절로 흘러가 마른 논밭을 적셔 주듯 사랑의 기운이 넘쳐나서 다른 이들에게 그냥 흘러가는 게 참사랑인 것이다. 또한 내가 좋아하는 이들을 사랑하기는 쉽다. 내게 잘해 준 사람들한테도 쉽게 사랑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 내게 잘못한 사람들을 사랑하기는 어렵다. 그런 이들에게 사랑을 보내는 연습조차 하기 싫을 때도 있다. 완전한 사랑은 내가 싫어하는 이들, 나를 괴롭힌 이들까지 용서하고 사랑하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원수를 용서하고 사랑하라 가르치셨고 부처님은 선과 악을 가르지 말고 모두 포용하며 자비를 베풀라고 하셨다. 만약 마음의 평화를 원한다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결코 행복보다 더 중요할 수는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분노를 가라앉히고 화해와 용서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채근담(菜根譚)에 처세망세(處世忘世)란 문장이 있다.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세상을 잊어간다는 뜻으로 자기 처지를 편안히 여기며 천명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용서는 내 마음의 평화를 위해 불편한 누군가를 잊는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불의에 맞서 싸워야 할 때도 있다. 불의를 보고도 못 본체 외면하는 것은 진정한 용서가 아니다. 약한 사람이 핍박 받는 걸 모른 체하는 것도 의롭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내가 작고 약한 존재라고 생각하면 남을 용서하기가 어렵다. 나를 괴롭힌 존재보다 내가 더 큰 존재라고 생각할 때 너그럽게 용서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고소나 고발 사건도 너무 많아 누가 누구를 고소했다는 소식은 이제 뉴스거리도 되지 못한다. 그러나 몇 십 년 전만해도 고소는 안타깝고 놀라운 사건이었다고 한다. 세상은 유아독존 식으로 혼자 살 수 없고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살기 때문에 마찰도 있고 실수도 할 수 있다. 그럴 때마다 자기 고집만 주장하고 고소, 고발을 남발한다면 이 세상은 아수라장이 되고 말 것이다. 그래서 사랑과 용서가 중요한 것이다. 2017년 정유년에는 처세망세(處世忘世)하면서 나를 괴롭힌 모든 사람들을 떠올리며 기쁜 마음으로 사랑하고 용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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