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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갑

세명대 글로벌경영학부 교수

다가오는 5월 9일 19대 대통령 선거를 얼마 앞두고 공무원들의 복지부동(伏地不動) 현상이 언론에 자주 나오고 있다. 특히 3월 17일자 조선일보 A3면의 공무원과 관련된 내용을 보면 한 1급 공무원은 요즘 공무원들끼리 "빗자루로 쓸어도 쓸려나가지 않도록 젖은 낙엽처럼 땅바닥에 딱 달라붙어 있자" 는 말을 주고받는다고 한다. 그리고 좋은 정책과 아이디어가 있어도 다음 정부에서 내놔야 빛을 본다는 현상도 심하다고 한다. 현 공무원들의 복지부동(伏地不動)과 기강해이 상황이 매우 심각함을 알 수 있다. 복지부동(伏地不動)은 금사여한선(噤事如寒蟬)과 같은 뜻으로 그 유래를 보면 후한시대 북해의 재상 두밀(杜密)은 사람됨이 온후하고 소박하며 저속한 유행을 멀리하고 법의 적용이 엄정해 어떤 세력자의 자제라 해도 법을 어기면 절대로 용서하지 않는 강직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얼마 후 그는 관직을 떠나 귀향했으나 정치에 큰 관심을 갖고 군의 태수에게 좋은 인물은 추천하고 나쁜 인물은 규탄해 자신의 이해득실을 멀리했다. 그러던 어느 날 군의 태수가 같은 군내에 있는 유승이라는 사람에 대해 '유승은 인격자'라고 평했다. 유승은 노령 때문에 벼슬자리에서 물러나 귀향한 사람이었으며, 두밀과는 반대로 보신에 급급해 정치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선인과 악인도 구별하지 않았으므로 태수의 입장에서 볼 때는 정치에 사사건건 간섭하는 두밀보다는 아무 간섭도 안하는 유승이 편했기 때문에 한 말이다.

이것을 눈치 챈 두밀은 이렇게 논평했다. "유승은 자신의 무사안일만을 위해 정치에 간섭하지 않는 금사여한선(噤事如寒蟬)일 뿐이다. 그런데 당신이 칭찬하다니 안타깝다. 내가 선인을 추천하고 악인을 배제하는 것은 다 나라를 위해서 한 것이지 다른 뜻은 없다." 하자 태수는 자신의 생각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이후부터 두밀에 대해 더욱더 존경심을 갖고 대했다 한다.

「금사여한선(噤事如寒蟬)」은 여기서 나온 말이며 아울러 이것은 현재 우리 공직사회에서 문제되고 있는 복지부동(伏地不動)과 비슷하다. 그런 뜻에서 수년 전부터 복지부동(伏地不動) 과 관련되어 유행했던 말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먼저 젖은 낙엽처럼 땅바닥에 바짝 달라붙어 엎드려 꿈쩍도 하지 않는 게 '복지부동(伏地不動)'이라면 그냥 엎드려 있는 게 아니라 눈만은 그래도 말똥말똥 굴린다는 '복지안동'(伏地眼動), 그리고 공무원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번진 유사어로는 '복지뇌동'(伏地腦動 : 땅에 엎드려 뇌만 굴린다), '복지수동'(伏地手動 : 땅에 엎드려도 고스톱은 친다), '매지부동'(埋地不動 : 아예 땅을 파고 들어가 움직이지 않는다) 등등이 있으며 또한 '복지냉동'(伏地冷凍 : 땅에 엎드린 채 아예 얼어붙었다)이라는 말도 생겼다.

또 복지부동(伏地不動) 의 배경론으로 신토불이(身土不二 : 몸과 땅은 하나)가 등장했으며 이어서 복지부동(伏地不動) 하는 공무원은 '복지부동(福地富洞 : 복 받은 땅과 잘사는 동네)에 산다는 유행어도 만들어져 「금사여한선(噤事如寒蟬)」의 유승을 무색케 했다.

최근 여론조사 기관이 신규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가장 선호하는 직장을 조사했더니 1위가 공기업으로 단연 으뜸이고 2위가 공무원으로 둘다 안정된 직장생활을 보장받는다는 이유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3위가 대기업일줄 알았지만 대기업을 제치고 대학교의 일반직원을 꼽았는데 급여가 만족스럽고 일이 어렵지 않다는 것이 3위 이유라고 한다.

경제가 어렵고 경제 사정에 따라 구조조정에서 자유로운 직장을 선택하는 건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을 감당해야 하는 기업의 회사원들과는 달리 공직에 있는 사람들은 경쟁과는 크게 가깝지 않다. ​ ​윗물이 맑으면 아랫물도 맑은 법이다. 따라서 복지부동(伏地不動) 공무원퇴출이라는 현실에 앞서 처벌을 강조하기보다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개선해주고 당근책도 마련해서 사명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필요 할 것이다.

깨끗한 사회는 공직의 청렴함과 책임감에서부터 시작한다.

따라서 우리 국민 모두가 대통령 파면이라는 현 상황의 위중함을 느끼고 정부는 정부대로, 공무원들은 원칙과 소신에 입각하여 맡은 바 업무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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