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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갑

세명대 글로벌경영학부 교수

대학구조개혁은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비전을 설계하고 구체적 정책을 입안하는 과정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모든 '언사(言辭)의 핵'이 되었다. 하지만 대학구조개혁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진지한 성찰 그리고 분명한 개념정립이 되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조금은 늦은 듯하지만, 대학구조개혁 개념 자체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심도 있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당초 대학구조개혁 문제가 대두된 원인은 대학의 입학자원이 급격하게 감소할 것이라는 인구정책학적 예측이었다.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의 감소가 향후 10년 동안 급격히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으로 인해 대학 입학정원 조정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급기야 2023학년도에는 대학입학 예정자 수가 2014년 현재 대학입학 정원에 비해 16만 명 정도가 부족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게 되었다.

입학정원과 입학자원의 심각한 불균형에 대한 예측은 미래 대학에 발생할 재앙 수준의 문제점을 막기 위해 미리 대학의 체제와 구조를 변경하고 혁신하여야 한다는 대학구조개혁 당위론으로 귀착되었다. 따라서 대학구조개혁 당위론의 핵심은 대학의 입학정원 감축이 되었다. 이 당위론에 근거한 정책이 양적 구조개혁이다.

그러나 정부 주도의 축소지향적 구조조정추진에 따른 또 다른 형태의 정책실패를 예방하고, 앞으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대학구조개혁 정책의 성공적 추진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최근 논의되고 있는 대학구조개혁론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존의 대학구조개혁 당위론의 핵심은 미래에 학령인구가 급격히 감소해서 대학의 입학자원이 입학정원보다 훨씬 초과하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입학정원을 감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입학정원 감축이 대학구조개혁론의 요체인 것이다.

물론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 입학생 수의 급격한 감소를 중요한 문제로 다루지 말자는 뜻은 전혀 아니다. 다만,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경쟁력과 고등교육의 질을 제고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대학 체제를 전환하고 구조를 개혁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대학구조개혁에 대해 논의를 하자는 뜻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도출된 것이 바로 대학의 질적 구조개혁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입학정원 감축 이외에 앞으로 추진할 대학 구조개혁 방향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한다.

첫째, 사회적 인력 수요와 대학의 인재 양성 간 양적, 질적 비대칭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서 대학의 체제와 구조를 변화시켜야 할 것이다. 대학교에서 학생이 배우는 내용과 사회에서 요구되는 역량 간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학생들의 사회 진출을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채용 후 재교육 등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고 있다.

둘째, 대학이 지역사회의 경제적 발전을 선도하는 중심축 역할을 하도록 기대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대학이 단순히 인력을 공급하는 기관으로서 뿐만 아니라, 연구, 산학협력, 평생교육, 사회공헌 등 다양한 측면에서 지역별로 특화된 산업과 연계하여 지역사회의 발전을 추동하는 엔진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 정부와 민간 기업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지역별 창조경제센터의 성공도 대학의 능동적 역할에 의존할 것이라 생각된다.

세 번째로 새로운 고등교육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선취업-후진학 패턴이 새로이 등장하면서 평생교육, 직업교육 수요가 대두되고 있다. 또한 한류 열풍에 따른 외국인 유학생과 다문화, 탈북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고등교육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는 최근 성인 전담학부 개설방안, 외국인 유학생 유치 방안 등을 발표하는 등 새로운 고등교육 수요를 흡수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여 대학이 어떠한 역할을 수행해야 할지 능동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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