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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영

증평군 미래전략과장

최근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혼자 있는 것을 즐기는 나홀로족이 늘어나고 있다. 하물며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을 뜻하는 '혼밥족'이라는 말까지 생겨났을까·

최근 한 포털사이트의 청년대상 설문조사에 의하면 응답자 1천400여명 중 72%가 점심을 혼자 먹는다고 답했다고 한다. 응답자의 80%는 일주일에 평균 1회 이상 점심을 혼자 먹는다고 답했으며, 주 7회라고 답한 응답자도 9%로 나타났다.그야말로 밥 식(食)자에 입 구(口)자를 써서 밥을 함께 먹는 사람을 뜻하는 식구(食口)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듣기만 해도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20~30대 청년세대의 자살률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 사망 원인 1위가 바로 자살 이라고 한다. 이 또한 듣기만 해도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정의했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으며, 반드시 타인과의 관계를 형성하며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이다. 사자소학(四字小學) 붕우편에도 '인지재세 불가무우(人之在世 不可無友)'라는 말이 나온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벗이 없을 수 없다는 뜻이다.

회사를 의미하는 'company'는 com(함께)+pane(빵)+ia(먹는것)를 붙여쓴 것이다. 우리말의 "한솥밥을 먹는다"와 같은 말이다. 중세 라틴어 compania에 뿌리를 둔 프랑스어 꼼빠니아(compagnie) 또한 군인이 함께 행군하며 끼니를 나누는 동반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경쟁이 치열하고, 이윤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하는 회사(company) 조차도 '함께 식사를 한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지금 청년세대들은 3포(연애, 결혼, 출산 포기), 5포(3포+내 집 마련, 인간관계), 7포(5포+꿈, 희망)를 넘어 이제는 포기해야 할 것들을 셀 수조차 없는 N포 세대가 되었다고 자포자기한다.

그렇다고 5포와 7포의 하나인 '인간관계'까지도 포기해서야 되겠는가· 무한경쟁과 개인주의가 혼자 밥 먹는 사회를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혼자 밥 먹는 외로움을 만드는 것은 바로 자신이다.

화향백리(花香百里)! 꽃의 향기는 백 리를 간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인향만리(人香萬里)! 좋은 사람의 향기는 만 리를 간다고 한다.

좋은 사람의 향기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한 사람의 좋은 향기는 다른 사람과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고 깊다. 바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이다.

백일홍 향기가 그윽한 8월의 목요일 아침이다. 100일 동안 붉게 꽃 핀다는 배롱나무(백일홍) 향기도 백 리 가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오늘 함께 점심을 먹는 사람의 향기는 만 리를 가고도 남음이 있을 수 있다.

물론 간섭받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위해 '혼밥'이 편할 수 있다. 하지만 사회는 혼자서 생활하는 곳이 아니다. 다른 사람과 함께 하지 않고서는 새로운 기회도, 행복의 시간도 찾아오기 힘들다. 그렇기에 청년세대들도 점심 한 끼로 사람과 어울리는 법을 배워 나가야 하는 것이다.

오늘 점심은 혼자서 밥을 먹는 '혼밥족' 보다 함께 밥을 먹는 '함밥족' 젊은이가 많은 하루였으면 좋겠다. 혼자하지 않는 그 시간이 행복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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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