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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11.16 14:44:58
  • 최종수정2016.11.16 14:44:58

최창영

증평군 미래전략과장

학창시절 양사언(楊士彦)의"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마는 /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라는 시조를 한번쯤은 외웠을 것이다.

태산(泰山)이 얼마나 높았길래 사람들은 지레 오르기를 포기하고 높다고만 했을까· 그럼 도대체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산 에베레스트 산의 높이는 얼마일까·

태산은 중국 산동성에 있는 산으로 높이는 1,532m라고 한다. 그리고 에베레스트 산은 이 보다 5~6배 높은 8,848m라고 한다.

티베트에서는 초모룽마(대지의 어머니), 네팔에서는 사가르마타(하늘의 이마) 등으로 불렸던 에베레스트가 세계 최고봉으로 알려진 것은 19세기 중반이다.

영국인 앤드루 워가 히말라야 산맥 79개 고봉(高峰)을 측량했고, 이중 가장 높은 봉우리 측량을 주도했던 전임자 조지 에베레스트를 기려 에베레스트라고 명명했다.

이후 지구상의 많은 사람들은 양사언의 시조를 증명이라도 해 보이겠다는 듯 목숨까지 바쳐가며 이 산에 오르고 또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1953년 5월 29일 뉴질랜드 출신 에드먼드 힐러리와 세르파 텐징 노르가이가 에베레스트 산을 최초로 등정하게 된다.

그러자 사람들은 둘 중 누가 먼저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 올랐는지에 대해 궁금해 했다. 이 궁금증에 대해 셰르파였던 텐징은"에베레스트 산에 두 번째로 올랐다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라면, 나는 앞으로 부끄러운 마음으로 살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1986년 텐징이 세상을 떠난 후 힐러리는"텐징이 먼저 정상에 먼저 오를 수도 있었지만 마지막 몇 걸음을 앞에 두고 뒤처진 자신을 30분이나 기다려줬다. 그러니 우리 둘이 함께 오른 것"이라고 회고했다.

물론 누가 정상에 먼저 올랐는지는 그들만이 알 일이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항상 서로에게 공(功)을 돌렸다. 어쩌면 공(功)을 서로에게 돌릴 수 있었기에 그들은 최초로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들에겐 그 산에 누가 먼저 올랐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팀워크와 협업이 그들을 함께 그 산에 오르게 했다.

산을 오를 때 힐러리는 힐러리 대로 산악인로서 역할을 다했고, 텐징은 텐징 대로 세르파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 그리고 산을 내려와서도 서로가 서로를 치켜세워 주었다.

그랬기에 지금도 히말라야 산맥 해발 2,850m,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공항, 바로 텐징-힐러리 공항의 이름에도 그들의 이름이 나란히 새겨질 수 있었던 것이다.

서로가 잘 한 것은 모두가 내 공(功) 이라고 하고 조금만 잘 못되면 나는 모른 일, 모두가 네 탓이라고 하는 시대다. 곳곳에 공(功) 가로채기와 책임 떠넘기기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숲은 보지 않고 나무만을 보는 시대다.

한그루 한그루의 나무가 함께할 때 울창한 숲이 된다. 숲은 키 큰 나무와 키 작은 나무, 침엽수와 활엽수를 가리지 않는다. 그냥

그들이 조화를 이룰 때 숲은 더욱더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다.

힐러리와 텐징 또한 자기 자신보다는 높은 산을 봤고, 나무 보다는 먼 곳의 숲을 바라봤다. 산을 오를 때도 산을 내려와서도…….

문득 미국의 제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의"눈은 별을 향하되 발은 땅에 두어라"라는 말이 생각나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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