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5.01.21 16:33:09
  • 최종수정2015.01.21 16:33:09

신용한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베트남전에 참전한 한 청년이 있었다. 베트남전에서 무사히 살아남아 귀국한 그는 살아남았다는 사실 그 자체를 천운으로 생각하고 지긋지긋한 가난을 벗어나고자 무작정 사업을 시작했다. 그가 사업에 실패한 경험은 무려 16번. 매번 하는 사업마다 족족 실패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배운 것이 많지도 않았고 특별히 경영이나 비즈니스 스킬을 배워본 적도 없었으며 변변한 네트워크도 없었으니 추론해보면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17번째 사업에서 보란 듯이 일어나 지금은 연매출 1천300억원이 넘는 중견기업을 일궈낼 수 있었다. 이는 천만명이 넘게 본 영화 '국제시장' 주인공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는 바로 통영 죽도라는 외딴섬에 '재기 중소기업개발원'을 설립하여 실패한 사업가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 훌륭한 노신사, 전원태 회장이다.

16번을 짓밟히고도 또 다시 일어나며 세상과 싸워나갈 수 있었던 그의 야성은 어떻게 키워졌던 것일까. "나는 베트남전에서 어제 살아서 나와 농담하던 전우가 오늘 피를 흘리며 시체로 쓰러져 있는 모습을 수없이 봤다. 하지만 나는 운이 좋게도 전쟁에서 살아 돌아왔다. 이런 내가 못할 일이 뭐가 있겠는가· 나는 아직 죽지 않았으니 무엇이든 원없이 도전이나 해보고 깨져보자는 생각으로 사업을 했다." 내가 못할게 뭐야? 깨지면 어때? 또 하면 되지! 세상에 죽으란 법은 없잖아! 야성의 가장 적나라한 모습은 바로 이런 것들이다. 지금 우리를 압도하고 있는 숨막히는 현실에 맞서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 바로 이러한 야성인 것이다.

이런 야성을 기르는 방법중 하나는 절박하고 고통스러웠던 과거의 경험을 잊지 않는 것이고 두 번째는 '몸으로 부딪히며 시도해보는 것'이다. 전원태 회장이 끝없이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과거 베트남 전쟁에서의 경험을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군가 아무리 자신을 무시하고, 아무리 세상의 천대를 받더라도 '나의 전우는 죽었지만 나는 아직 살아있다'라는 마음으로 도전한 것은 그에게 새로운 희망과 가능성을 품게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그런 살아있는 경험이 밑바탕이 되어 크게 성공한 지금, 삶의 희망을 잃고 쓰러져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창업자들에게 다시 한 번 일어설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기위해 사재를 털어 '재기 중소기업개발원'을 만들고 아낌없이 나누어주는 훌륭한 삶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부모님의 보호 아래 큰 어려움을 겪지 않거나 좌절과 고통을 잘 모르고 살아온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의 야성을 끌어내기 위해 필요한 것이 두 번째 방법, 즉 '몸으로 부딪히며 시도해 보는 것'이다. 사실 야성이라는 말 자체가 '자연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거친 감성'이라는 뜻이다. 다소 불가능해보이더라도 평소 마음속에 품고 있던 일을 몸으로 부딪치며 시도해 보는 것, 비록 그것이 위험하고 어려워 보여도 한번 정도는 자신을 객관화해서 그런 환경에 처하도록 해보는 것이 숨어있는 야성을 이끌어 내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잠들어 있는 야성을 깨우겠다며 지금 하고 있는 모든 것을 다 때려치우고 스스로를 사지에 몰아넣고 한방에 승부를 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현실에 적응해 살면서도 그 불씨를 꺼뜨리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야성이 사라진 사람의 내면은 사막과 비슷하다. 더 많은 꿈과 희망이 자랄 수 없는 상태, 수많은 창창한 날들이 남았음에도 그 모든 가능성이 말라비틀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어떤 사람도 이렇게만 살아가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청양의 해 벽두, 사막도 숲으로 만들 정도의 살아있는 열정과 야성으로 다시 한 번 현실과 맞부딪혀 돌파해 보겠다는 의지를 다져보는 것은 어떻겠는가?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