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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4.09 17:15:23
  • 최종수정2014.04.13 13:03:39

신용한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정책분과 위원장

치열하게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늘 고민을 주는 상황이 있다. 그것은 바로 '선택의 갈림길'에 섰을 때이다. 특히 선거철이다 보니 출마하고자 하는 사람이나 투표하고자 하는 사람 모두 '선택'이 고민일 것이다.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딛으려는 청년들이라면 직업 선택의 무게감은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되고 싶은 것도 많은데 무엇부터 선택해야 할지, 또한 소중한 인생의 초반부를 어떻게 꾸며나갈지에 대한 걱정도 많을 수밖에 없다. 선택의 기로에 선 사람들은 누구나 흔들리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하고 '좋은 선택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선택을 잘하는 법'이 아니라 '포기를 잘하는 법'을 알고 실천한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아'라는 모호한 태도가 아니라 '이것은 제외하고, 저것에 집중해야 돼'라는 확실한 태도를 가진 사람들인 것이다. 이러한 포기와 제외는 최선의 선택을 위한 전제조건이며 새로운 선택에 대한 자신감을 갖기 위한 기초적인 체력이라고 할 수 있다.

짬짜면을 먹어본 일이 있을 것이다. 짜장면을 먹으려니 짬뽕이 아른거리고, 짬뽕을 선택하자니 짜장면이 땡기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결국 이 두가지를 합친 '짬짜면'이라는 조합을 탄생시켰다. 그런데 실제 먹어보니 어떻던가· 아마도 생각만큼 맛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머리 속에서는 맛있을 것 같지만 실제 먹어보니 이 맛도 아니고 저 맛도 아닌 어정쩡한 메뉴가 바로 짬짜면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눈딱감고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매운 국물의 유혹을 포기하고 짜장면을 시키든지, 아니면 짜장면의 매력을 포기하고 짬뽕으로 가야 한다. 비록 마음속의 아쉬움은 있을지 몰라도 뭔가 하나라도 제대로 된 맛을 즐기기 위해서는 '포기와 제외'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짬뽕을 고를까, 짜짱면을 고를까?'라는 행복한 고민을 하는 그 순간에 소위 '한계효용'은 극대화된다. 둘 다 맛있을 것 같고, 뭔가 하나를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인생을 짬짜면으로 만들어갈 수는 없다.

방황은 바로 여기에서 시작된다. 아직 하나를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에 둘 다 가지고 싶고, 하나를 포기하면 뭔가 인생에서 굉장한 공백이라도 생기는 것 같은 심리적인 현상이 만들어지게 된다. 뭔가 하나를 포기하지 못하고 망설이게 되고 망설이는 순간에 시간은 지나가고, 그 불안에 또다시 선택을 하지 못하게 되는 악순환을 겪게 되는 것이다. 포기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우리들의 안타까운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필자도 포기하거나 지는 것을 배워본 기억이 거의 없다. 한정된 자원의 극심한 경쟁 속에서 오로지 승리하는 것을 배웠고 그를 통해 다방면에 걸쳐 모든 것을 잘하는 슈퍼맨이 되기를 꿈꿔왔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수없이 '포기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듣고 성장했을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 위험과 난관이 있다 하더라도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바로 여기에서 중요한 것이 '냉엄한 현실'이다. 감당해야할 현실이 없다면 포기를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현실을 냉철히 분석하고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은 꿈에 대한 포기가 아니라 오히려 자생력을 확보하는 일이될 것이다. 지금 자신의 인생이 '가능성 있는 도전'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지 아니면 짬짜면이 되어가고 있는 것인지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만약 짬짜면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 아쉬워도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 그래야만 자신의 인생을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으며 또 다른 기회를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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