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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원

영동대학교 발명특허학과 교수·사단법인 한국발명교육학회 회장

용모나 행동거지를 꼼꼼히 살펴보면 그들은 한국 사람과 똑같다. 특히, 국산 메이커품의 옷차림새를 보고 있노라면 영락없는 한국 사람으로 착각한다. 그러나 그들은 중국 관광객이다. 중국어를 사용하는 요우커(遊客)들이다. 요우커가 지구촌을 점령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지하철이든 거리든 너무 많아, 걷기가 불편할 정도이다. 시끄럽게 떠드는 것은 다반사다. 대로(大路)를 무단 횡단하는 모습은 어떻고. 눈에 거슬릴 정도다.

서울 명동이나 남대문, 광화문 등의 주요 상가 지역에는 요우커의 쇼핑 인파가 온종일 밀물처럼 몰려든다. 요우커들은 대량 구매는 물론, 고가의 물품을 선호한다. 단골 메뉴인 화장품은 '싹쓸이' 수준이다. 백화점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서울의 유명 미용실에서 메이크업하고, 의류매장에서 유행 패션상품을 산 뒤, 스튜디오 촬영은 인기 코스로 자리 잡았다. 주 단골은 요우커 차지다. 강남에 걸린 '정형외과(整形外科)' 간판은 낯설지 않다. 얼굴에 붕대를 칭칭 감은 채, 거리를 활보하는 젊은 여성 요우커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도시의 상권 거리마다 중국어가 대세(大勢)다. 식당마다 중국어로 준비된 메뉴판은 기본이다. 아예 간판을 중국어로 단 점포까지…. 모두 요우커를 겨냥하고 있다.

겨울철 동해안 관광지에는 눈 구경과 겨울스포츠를 즐기며 환호하는 요우커로 넘쳐난다. '별 그대' 촬영지는 요우커로 북적이고 있다. 한국을 방문한 요우커들은 TV 드라마나 영화 속 장소를 여행코스로 잡고, 쇼핑을 만끽한다. 그뿐이랴. 중국인들이 제주 땅을 마구잡이로 사들이면서, 제주 땅값의 상승률이 전국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요우커의 파워가 드세다. 요우커의 시대가 도래(到來)했다.

요우커가 침체한 한국 내수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요우커는 모두 432만 명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35.5%를 차지했다. 일본인의 두 배다. 격세지감이다. 관광 전문가들은 요우커 방한의 열풍은 중국 내 한류 바람과 근거리 해외여행 붐, 반일 감정 등이 복합적으로 빚어낸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올해는 중국 국경절과 2014 인천 아시아게임 기간이 겹치면서, 많은 요우커들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그 증가속도는 예측불허다. 한마디로 요우커의 공습인 셈이다. 이 같은 요우커의 공습은 1951년 1·4후퇴에서 중공군의 공습을 연상케 한다. 중국은 1980년 이후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금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무역 1위 국가다.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중국인들은 세계 관광업계의 지존(至尊)으로 등극했다. 14억 중국인 모두가 요우커 후보군이다. 그러니 벌떼 같은 요우커의 공습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요우커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고 수용할 것인가? 국가적인 화두일 수밖에 없다. 손 놓고 구경만 할 일이 아니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전국의 지자체들이 분주하다. 밀려오는 요우커를 자기 지역에 유치하기 위해 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요우커 400만 시대에, 경쟁적인 요우커의 유치는 지자체 성공의 보증수표나 다름없다. '중국과 친해지기(China Friendly)', 'SNS 관광 마케팅 홍보', '만리장성 위원회', '관광 스토리텔링 전파' …. 요우커 유치를 위한 몇몇 지자체의 헌신적인 노력의 흔적들이다. 하나하나 알토란같은 노하우를 갖고 있다.

최근 청주국제공항이 72시간 무비자 환승 관광 입국 공항으로 지정하면서, 공항을 이용하는 요우커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그럼에도 충북을 찾는 요우커의 숙박시설은 미약하다.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다. 실제 도내 관광을 하는 요우커는 아직 미비하다. 요우커 중심의 특화된 상품이나 관광정책도 생기(生氣)가 없어 보인다.

명동이나 동대문, 남대문시장 상인들은 탁월한 전략으로 요우커들의 지갑을 쉽게 연다. 그들만의 숨겨진 비방이 있는 것이다. 요우커 유치의 해법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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