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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7.29 14:18:54
  • 최종수정2014.07.29 14:18:54

김지선

음성 삼성중 교사

무더운 날씨 탓인지 조금 일찍 모든 학교가 여름방학에 들어간 것 같다. 방학은 예나 지금이나 학생들이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다. 방학식이 끝나면 학생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자신들에게 주어진 그 자유의 시간을 기대하며 행복해 한다. 하지만 그 행복도 잠시, 학생들에게 기다리고 있는 건 부모님이 짜 놓은 학원 스케줄과 학교에서 마련해 놓은 방학 프로그램이다. 물론 학교에서 운영하는 방학 프로그램은 자유롭게 희망여부에 따라 참여가 가능하지만 대부분 부모님의 의사가 크게 작용하니 억지로 참여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은 선생님한테 와서 볼멘소리를 한다. 방학이 누구를 위한 방학인지 모르겠다고 말이다. 맞벌이가 대부분인 부모들도 집에 자녀를 그대로 방치할 수 없으니 아침부터 저녁까지 종일반을 운영하는 학원에 등록하여 자녀를 맡기고, 거기서 열심히 공부할 것을 기대한다. 그나마 자유롭게 학교에서 벗어나 학창시절에서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여유있는 시간마저 박탈당하고 마는 것이다.

입시 경쟁 속에서 방학은 공부하기에 가장 최적의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발맞춰 각종 학원에서는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제시하며 학생들을 유치하고 있다. 방학 때 이런 사교육을 받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게 만든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다수의 학생과 부모는 방학이라고 맘 놓고 쉴 수 없는 것이다. 자유롭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하면 더 계획적이고 효과적으로 보낼 수 있을지 각종 정보를 수집하여 학습계획을 세우는데 집중한다. 그리고 방학이 시작하자마자 학생들을 그 시간표에 맞춰 돌리기 시작한다.

매년 방학이 시작할 때쯤 되면 학부모들의 상담이 쇄도한다. 대부분 상담의 공통점은 '어떻게 하면 방학을 잘 보내게 할 수 있을까요', 또는 '방학 동안에 어떻게 해야지 성적이 오를까요' 이다. 이런 방학의 세태는 우리 교육현실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것 같아서 씁쓸할 때가 많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학부모님들도 자유롭게 자녀를 자연과 함께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키우고 싶다고 말씀하시지만, 주변에서 치열하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차마 그럴 수 없다고 한탄하는 경우가 많다.

과연 우리 학생들에게 진정한 의미에서의 방학을 돌려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요즘 세월호 사건 이후 조금씩 교육에서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소중한 우리 아이들에게 공부 잘하는 것보다 건강하게 존재해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낄 수 있게 되었으며, 공부가 아니라 아이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공부를 시키는 어른에서 참된 인생을 가꿀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어른이 되어보자. 우리 어른들이 조금만 생각을 바꾸고 행동한다면 우리 교육이 바뀔 수 있다고 믿는다. 물론 많은 시행착오가 있을 수는 있지만 이런 변화가 있어야 공부를 해야만 하는 학생에서 인생을 즐기는 학생으로 참된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첫 단계로 우리 아이들에게 학원에서 공부만 해야 했던 방학이 아닌 가족과 함께, 또는 또래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보낸 방학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우리 아이들에게 방학을 돌려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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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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