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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4.08 14:30:07
  • 최종수정2014.04.08 14:30:07

김지선

삼성중 교사

하와이의 아름다운 섬, 카우아이는 하와이의 최남단 지역에 위치한 곳으로, 나알레후 및 파할라 마을을 제외하고는 문명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거대한 정원과 같은 곳이다.

하지만 이 곳은 1950년대만 하더라도 개발이 전혀되지 않아 섬 주민들은 가난과 질병으로 힘들어 하였으며, 정상적인 학교 시설도 없어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학생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 그대로 방치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1954년에 태어난 신생아 833명을 대상으로 40년간 추적 조사하는 대규모의 종단연구가 실시되었다.

연구대상이 되었던 신생아들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데이터가 수집되었다. 이렇게 실시된 거대한 연구의 결과는 일반적인 예상과 비슷했다. 결손가정, 경제적 빈곤, 원만하지 않은 가정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비행의 비율이 높거나 사회의 부적응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연구결과를 분석하던 중 놀랍게도 특히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201명 중 3분의 1에 이르는 72명이 예상과는 다르게 정상적인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보다 더 훌륭하게 성장한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 아이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다른 학생들과 달리 잘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사랑이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이 아이들을 무한한 사랑으로 지지해준 가족, 친척들이 적어도 한 명 이상이었던 것이다. 이들의 사랑과 기대가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존재의 의미를 확실히하고, 흔들리지 않는 자존감을 가지게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교육 현실을 들여다보면 어떤 상황인가· 학부모들은 지나치게 무거운 사랑으로 자녀의 공부에 일일이 간섭하거나, 공부 스케줄을 내밀며, 아이의 자율성을 저해하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려는 동기마저 짓밟아 버리고 있다.

또한 자녀 앞에 놓여있는 실패, 역경을 스스로 극복하도록 지켜봐주기 보다는 부모가 앞장서서 그런 장애물을 치워주며 자녀가 남보다 빨리 앞서나갈 수 있도록 한다.

이러다보니 우리 아이들은 점점 공부가 부담스럽고, 재미없으며, 도망치고 싶은 것으로 인식하고, 자신의 실수나 실패, 역경, 고난 앞에서 부모의 도움 없이는 스스로 극복하지 못하고 좌절하고 만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 아이들은 점점 공부와 멀어지며, 행복한 삶이 아닌 부모의 높은 기대와 자신의 능력에 대한 좌절이라는 어긋난 굴레 속에서 성장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이 보다 행복하게 성장하며 공부까지 잘하게 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은 그리 멀지도, 어렵지도 않은 곳에 있다. 바로 심리적 회복탄력성(Psychological Resilience)을 길러주는 것이다. 심리적 회복탄력성은 밑바닥까지 떨어졌어도 좌절하거나 포기하기 보다는 다시 튀어오르는 능력을 말한다.

이 심리적 회복탄력성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얼마든지 향상시킬 수 있다. 회복탄력성은 감정통제력, 충동통제력, 낙관성, 원인분석력, 공감능력, 자기효능감, 적극적 도전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것이 높을수록 역경, 고난,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은 부당한 대우 등을 딛고 일어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김주환 교수는 레이비치와 샤테가 개발한 회복탄력성 측정 문항 56개를 우리나라의 문화에 맞게 한국형 회복탄력성 지수 KRQ-53를 개발하였다. 이를 통해 자신 또는 자녀의 회복탄력성 지수를 측정해 볼 수 있겠다.

우리 아이들에게 지나치게 가볍고도 부담스러운 사랑보다는 하와이 카우아이의 아이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스스로를 버티고, 역경을 이겨낼 수 있도록 지지해 주었던 힘, 즉, 흔들리지 않는 무한한 사랑으로 자녀의 회복탄력성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겠다.

당장 오늘부터 보다 화목하고 밝은 가정 분위기를 조성하고, 자녀와의 대화를 시도해보자. 이런 환경과 노력 속에서 우리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 충동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으며, '공부=스트레스'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책, 스마트폰, 컴퓨터와의 대화에는 익숙하나, 사람과의 소통능력이 부족한 우리 아이들에게 소통능력을 키워줄 수 있을 것이다.

소통능력은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는 능력이며, 다른 사람과의 공감을 통해서 사랑과 존중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능력인 것이다. 소통능력의 향상을 통해서 긍정적 정서를 높일 수 있으며, 이것은 결국 "공부 잘하는 능력"과도 연결된다. 더 나아가 우리 자녀가 행복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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