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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선

음성 삼성중 교사

5월이 되면 교사로서 마음이 무겁다. 항상 5월이 되면 스승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되고,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된다. 과연 내가 학생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어 주고 있는가· 하고 질문을 던져본다.

'스승의 날'은 스승의 은혜를 되새기는 뜻으로 만든 날이다. 씁쓸하게도 오늘날 우리의 교육을 말하면서 '선생은 있지만 스승은 없다'고 한다. 여기서 '스승'은 단순히 교과서의 지식을 가르친다는 뜻이 아니라 삶의 지혜와 이치까지 가르친다는 의미가 담긴 말이다.

그렇다면 스승이라는 말은 어디서 유래할 것일까· 스승의 날을 맞이하기만 했지, 스스로 스승의 참된 의미와 유래를 찾아보려고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스승의 어원에는 대표적으로 2가지 설이 있는데 무당을 나타내는 '무격'에서 유래했다는 설과 중을 나타내는 '사승'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또 고려시대에서는 과거에 급제한 사람을 '선생'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지금의 스승의 날은 1958년 충남 강경여자중고등학교의 청소년 적십자 활동에서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으며, 당시 청소년적십자 단원들이 1958년부터 꾸준히 병환 중에 계신 선생님 위문과 퇴직하신 스승님 위로 활동을 꾸준히 하였다고 한다. 이에 청소년 적십자 충남 학생협의회는 1963년 9월 21일을 충남 도내 '은사의 날'로 처음 결정하여 행사를 개최한 후, 2년 후 1965년 청소년 적십자 중앙학생협의회가 세종대왕의 탄신일을 맞춰 5월 15일로 스승의 날을 변경한 것이라는 사실을 이번 칼럼을 준비하면서 알게 되었다.

학생들의 손으로 만들어진 '스승의 날'의 의미를 되새겨 볼 때, 우리의 교육 현장을 다시금 살펴보게 한다. 어느 때부터 교사가 하나의 안정적인 직업으로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교사로서의 참된 의미가 사라졌으며, 교권이 흔들리고, 더 이상 교사는 학생들에게 삶의 지혜를 가르쳐주고, 인생의 선배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지식전달자로서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물론 이렇게 되어 버린 이유는 사회와 교육 문화의 급격한 변화에 대한 교육정책적 대응이 미흡해 교사, 학부모, 학생 등 교육주체 사이의 상호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 번 무너져버린 신뢰를 다시 쌓아올리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막연히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단계를 갖추어 체계적인 노력을 해야할 것이다. 또한 참된 스승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교사들 스스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초임 때 가르쳤던 첫 제자한테 연락이 왔다. 중학교 1학년이었던 이 학생이 벌써 군대를 간다는 것이다. 군대가기 전에 선생님을 꼭 만나고 싶다고 하여 거의 7년 만에 제자를 만났다. 서로 변한 모습에 웃음만 나왔다. 제자와 이런 저런 대화를 하는데 대뜸 하는 말이 "선생님, 예전에 집안 문제로 고민하던 저를 따뜻하게 안아주시며, 같이 고민하며 눈물 흘려주시던 그 모습을 잊을 수 없어요. 그 때 제가 기댈 곳은 선생님 밖에 없었어요" 라고 말하는데 순간 심장이 쿵하고 떨어지는 것 같았다.

이렇게 보면 참된 교사, 스승이 되는 길은 가까운 곳에 있는 것 같다. 방황하는 학생에게 인생의 동반자가 되어주며, 삶을 살기 위한 지식과 더불어 따뜻한 지혜와 사랑의 온기도 불어넣어주며, 함께 걸어나간다면 교사는 가르치는 보람과 기쁨을 마음에 느끼고, 학생은 사랑과 신뢰 속에서 공부하고 바른 길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모두가 행복한 교육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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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