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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7.15 13:18:05
  • 최종수정2014.07.15 13:18:05

김지선

음성 삼성중 교사

지난 6월말에 일어난 동부전선 GOP 지역 총기난사 사건은 세월호 이후 또 우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동료들에게 총기를 나사하여 5명의 사망자와 7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이번 총기난사에서 아직 임 병장이 과연 왜 총을 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도 분분하고, 정확하게 알려진 바도 없지만, 간간히 들려오는 뉴스를 들으면 자신에 대한 비하발언과 그림에 분노하였으며, 간부들의 무시와 조롱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다고 나오고 있다. 아직 무엇이 진실인지도 모르고, 죄는 용서받을 수 없지만 한편 한 개인이 그런 무자비한 일을 저질렀을 그 본인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스 신화를 보면 연못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게 되어, 입맞춤을 하려 하다가 그것이 자기 자신의 반사된 모습인 것을 알아차리고 슬픔에 빠져 칼로 자살을 했고, 그 자리에 꽃이 피어났다는 나르시스 이야기가 있다. 나르시스의 이야기는 자기애(自己愛) 또는 자기 도취증이라고 번역되는 나르시시즘(narcissism)이 유래된 것으로, 임 병장은 내면의 외로움을 가지고, 자기를 사랑하는 마음이 부족했던 것 같다.

사실 학교 현장에서도 보면 자기애(自己愛)가 부족해서 힘들어 하는 학생들을 많이 보게 된다. 자기애(自己愛)는 결국 자아존중감(自我尊重感, self-esteem)으로 연결되된다. 자아존중감은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대해 긍정을 하고, 스스로를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소중한 존재로 생각하는 것인데, 이는 부모님과의 관계, 어린 시절의 경험, 삶의 경험 등을 통해 형성된다. 자존감이 낮을 경우에는 우울, 불안, 분노, 공포 등의 부정적 심리 경험에 노출 될 가능성이 크고, 심하면 우울증이 생기거나 자살 등의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또한 대인관계에 까지 영향을 끼쳐 사람들 사이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게 된다. 많은 학생들을 상담해 보면 성적에 대한 고민도 물론 있지만, 친구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과 스트레스 때문에 힘들어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스스로를 왕따라고 생각하고, 자기 열등감에 빠져 힘들어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교사가 도와줄 수 있는 범위가 한정되어 답답한 경우가 많다. 어릴 적 경험, 부모와의 관계에서 기본적인 틀이 형성되는 자아 존중감을 단 시간 내에 학교에서 높여주기는 어려운 일이다. 우리 교육을 들여다보면 학생의 자아존중감을 높여주기 위한 노력은 없다. 많은 부모들도 성적에는 관심을 갖지만 자녀의 자아존중감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 학생들은 마음에 멍이 들어가면서 자기 나름대로의 기반이 약한 자아존중감을 만들어 나간다. 그러다가 어떤 문제가 생기면 근본적으로 접근하여 학생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보듬어주기 보다는 어른들의 서로 탓하기가 시작된다.

우리 학생들이 보다 자신을 사랑하고, 높은 자존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줄 순 없을까? 그렇다면 어떤 부정적 심리를 경험했을 때 쉽게 그 고통, 비난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자기회복력 또한 높아질 것이다. 학교 내에 상담·진로교사가 상주하면서 학생들을 도와주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릴 때부터 가정과 학교가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한다. 가정과 학교가 학생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대화와 소통의 장을 마련하여, 어른들의 사랑과 관심 속에서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주체적으로 이끌고 나갈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김병오 교수가 자존감은 '존재의 배꼽'이라고 했다. 배꼽이 우리 몸의 중심에 있듯이 자존감 역시 우리 인격의 중심에 있다는 것으로 우리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을 바르게 세울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앞으로 임 병장처럼 극단적인 선택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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