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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9.23 14:27:53
  • 최종수정2014.09.23 14:27:53

김지선

음성 삼성중 교사

얼마 전 서울에서 한·중·일의 세 나라가 함께 합작하여 개최하는 컨퍼런스가 있었다. 매년 세 나라가 돌아가면서 개최하는데 금년에는 우리나라가 개최국이어서 행사 관련 사람들이 한국을 방문했다. 국제적인 컨퍼런스이기 때문에 모든 행사 및 발표가 영어로 진행되었다. 이 행사에는 교수와 전문가의 연구 발표 뿐만 아니라 대학생, 대학원생의 소논문 형태의 발표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그렇기 때문이 이 컨퍼런스 참석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았다. 실제 이 컨퍼런스 장에 가보니 세 나라 이외에도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에서도 참석하였다. 이들을 처음보고는 콧방귀를 쳤다. 생김새도 너무 촌스럽고 영어로 발표를 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제3국의 참가자들이 의외로 너무나도 유창한 영어로 발표를 할 뿐아니라 그 내용까지도 훌륭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참가자들도 편차가 있긴 했지만, 제2의 국어처럼 유창한 영어 사용을 위해 정부까지 나서서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는 그 정성에 비해서는 너무나 약한 실력이었다. 우연히 옆자리에 앉아 친해진 인도네시아 출신의 학생에게 어떻게 이렇게 영어를 유창하게 잘하느냐고 물어봤다. 이 친구의 대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대답은 간단했다. '학교에서 열심히 했어'라고 말이다. 나는 이 친구의 말을 듣는 순간 억울함이 솟구쳐 올랐다. 나도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 졸업 때까지, 아니 지금까지도 영어를 배우려고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왔는데 영어가 좀처럼 늘지 않아서 어학연수를 가야하나 심각하게 고민까지 하고 있는 나에게 매우 충격적인 대답이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왜 유사한 공교육 시스템에서 영어를 배웠는데 그 결과가 이렇게도 다른 것일까?

우리나라의 영어교육 방식도 많이 달라져서 지금은 표현 중심의 회회식 수업이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언어적 지식을 강조하는 아카데믹한 영어 수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학교나 학원의 수업 모습을 보면 학생들은 입을 다문 채 칠판과 교재를 바탕으로 선생님의 설명만 듣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영어 공부를 하는 목적에서부터 자유로운 영어 공부를 막고 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학생들이 영어 공부를 하는 이유는 외국 드라마나 영화를 원어로 즐기기 위해, 또는 세계 여행을 다니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신과 수능을 위해서, 또는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를 위해서 공부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지식 중심의 아카데믹한 영어 교육이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이렇게 집중되는 영어교육을 막기 위하여 정부가 '수능 영어 절대평가'를 도입한다고 하여 논란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이 제도는 현 중3이 대상이 되는 수능 때부터 1,2점 차이로 등급을 내는 상대평가가 아닌 90점 이상이면 모두 1등급을 주는 절대평가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이는 사교육비 절감, 영어교육의 정상화, 학업부담 완화의 취지에서 추진되는 정책이다. 이 제도가 과연 사교육비를 줄이고, 영어 실력은 높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런 영어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공교육 내에서 제대로 된 영어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교사들의 국,내외 영어교육 연수 프로그램의 다양화 및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교육과정에서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쉽고 재미있게 수업내용을 재구성하고, 학생들의 흥미를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교수법을 개발하여 아카데믹한 영어공부와 실생활 위주의 영어가 적절하게 조화되어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영어 의사 소통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입시 위주의 영어교육과 원어민 수준급의 영어 구사 능력을 원하는 사회적 인식의 개선도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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