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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장의 애환과 삶 - 사라져가는 전통의 잔영

대형마트 등에 밀려 고요함만 가득

  • 웹출고시간2009.11.29 15:55:0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편집자 주

5일장을 무형문화재로 지정해달라는 '전국 민속 5일장' 상인들의 주장대로 지금은 대형매장 등에 밀려 사라져가고 있다.
이들 상인들의 주장은 무형문화재로 지정을 받으면 예산이 지원되고 장터의 환경이 개선되고 관광코스로도 인기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장철을 맞았으나 면단위 지역의 작은 장날은 썰렁하기만 하다.

◇ 넘치는 정(情)

진천장에서 만난 상인 이홍준(56)씨는 장돌뱅이들의 소원이 뭐냐고 묻자 "5일장도 활성화를 시켜 지자체나 정부에서 지원을 해줬으면 한다"며 "이곳을 봐 하천 주차장에 장이서자나 좀더 좋은 장소가 있었으면 좋겠어"라고 말한다.

"장날은 덤으로 주는 게 정이야...좋은 사람만나면 이보다 더 많이 줘"라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충북도내의 5일장에는 직접 농사지은 고추와 배추, 마늘 등에는 국산이라는 표시를 해놓고 시놀 노인들이 집에서 가져나온 각종 농산물들이 빨리 팔리기만을 기다린다. "날씨도 춥고 해서 빨리 팔고 들어가려고 하는 데 오늘따라 손님이 별로 없어"라고 웃음짓는 이복순(67)할머니의 얼굴에는 여유가 넘친다.

장날의 모습은 사람사는 향기와 함께 정이 철철 넘친다.

'오뎅'이라고 크게 써놓고 손두부와 도토리묵까지 팔고 있는 정고은(56)씨는 "오뎅이 제일 잘 팔려. 날씨가 추워지면 오뎅맛이 제대로 나오자나. 하나 먹어봐"라며 주위분들에게도 하나씩 권한다.

괴산장에서 5년만에 친구를 만났다며 막걸리와 두부로 안주를 삼아 한잔씩 권하고 있는 이정군(65)씨는 "장날은 이게 재미야. 좀더 있으면 다른 친구들도 이곳으로 올거야. 젊은이도 이리와서 세상사는 얘기도 하고 가"라며 잡아끈다.

오후 4시가 돼 날이 어둑어둑 해지면서 사람들이 뜸해지자 '떨이요 떨이'라고 고함치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오늘 못사면 평생구경도 못해' '죽기전에 한번 먹어봐' '한바구니에 3천원' '고민하지말고 하나들여' 라며 상인들만이 가지는 일명 장날의 노하우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이거 오늘 못팔면 내일 다른 곳에서 팔아야 해. 싱싱한 맛이 사라지면 맛이 별로야 그래서 싸게 팔아"라며 '떨이'를 외치고 있는 생선장수 김학중(58)씨의 얼굴에는 초조감 마저 일고 있다.

◇ 사라지는 5일장

김장철을 맞았으나 면단위 지역의 작은 장날은 썰렁하기만 하다.

예전에는 충북도내에서 약 70여개의 장이 섰으나 지금은 50여개로 줄어들었다.

"도시화가 되면서 시골 장날이 사라지고 있어. 아마 이곳(회인) 장도 얼마지나지 않아 없어질 거야"라고 말하는 고동식(62)씨는 아쉬워 했다.

전통의 5일장은 재래시장과 대형유통매장 등에 밀리 점차 사라지고 있다. 가까운 곳에 마트 등이 들어서면서 5일장의 인기는 시들해 지고 언제나 좋은 상품을 구할 수 있는 세태의 변화는 장돌뱅이들의 마음을 씁쓸하게 한다.

집에서 기른 양란을 가지고 나온 이종순(57)씨는 "이거 한송이에 3천원이야. 꽃이 예뻐서 처음에는 많은 사람이 찾았으나 지금은 인기도 없어. 그나마 장날을 놓칠 수 없어 나오지만 내년부터는 그만두려고 해"라고 말한다.

5일장에는 티셔츠 한 장에 3천원, 4장은 만원씩 하는 여유도 있다.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보던 장면이 장날 눈에 띠고 놀랄만한 가격의 물품도 종종 보인다.

재래시장의 맛은 '깎는 것'과 '덤'이라는데 더 이상 가격을 흥정할 수 없을 만큼 싼 물건도 만나게 된다.

저렴한 가격에 나도 모르게 지갑이 자꾸 열리는 5일장의 멋을 오래도록 간직하고픈 것은 장돌뱅이들만의 마음만은 아닐 것이다. (끝)

/기획취재팀

이 기획물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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