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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9.10 17:05:09
  • 최종수정2018.09.10 17:05:09
[충북일보] 수상쩍다. 참 수상쩍다. KTX오송역 개명 여론조사가 수상쩍다. 첫 단추가 잘 꿰지지 않았다. 다음 단추도 걱정이 된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여론조사가 '전가의보도(傳家寶刀)'는 아니다.

*** 공정한 게임의 규칙 없었다

KTX오송역 개명 여론조사는 처음부터 공정성이 상실됐다. 정해놓은 답을 도출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그리고 정확히 정해진 답을 유도했다. 조사 대상자들은 그저 시키는 대로 하고만 꼭두각시에 불과했다. '답정너'였다.

여론조사는 특정 사안에 대한 의견을 묻는데 적정하다. 하지만 진정성이 떨어지면 달라진다. 자칫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원점회귀 하기 쉽다. 오송역 개명 문제도 마찬가지다. 원주민들에겐 여전히 복잡하고 미묘한 문제다.

오송역 개명이 거론된 건 오래됐다. KTX오송역이 생기면서부터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그 정도로 관심이 컸던 사안이다. 하지만 해결이 쉽지 않았다. 원주민들의 생각이 가장 중요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란 방법이 나온 까닭도 여기 있다.

그런데 여론조사에 여론조작 방법이 동원됐다. 물론 불행 중 다행으로 발각됐다. 청주시는 지난 6일 "의혹의 경중을 세밀히 확인해 'KTX 오송역 명칭 개정 시민위원회'(이하 시민위)에 의견을 전달, 시민위의 신중한 판단을 구하겠다"고 밝혔다.

어떤 결론이 날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어려운 문제는 여론조작 등 편법으로 돌파할 수 없다. 그런 행위는 그저 위상만 깎아내릴 뿐이다. 정직한 정면돌파가 답이다. 청주시가 하루라도 빨리 직접 나서야 한다. 발뺌을 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청주시가 계속 모른다고 하면 소가 웃을 일이다. 설문지 작성에 관여치 않았다는 변명도 여전히 설득력이 없다. 결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빨리 정상으로 돌아가 미몽에서 깨어나야 한다. 그리고 냉정하게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지금 상황은 아주 절망적이다. 청주시는 명심해야 한다. 정의가 이긴다는 불변의 진리를 가슴에 안아야 한다. 그게 정상으로 돌아가는 가장 빠른 길이다. 잃어버린 시간의 벽도 넘을 수 있다. 주저하다간 더 큰 여론의 불화살을 맞을 수 있다.

여론조사는 앞으로도 수없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 '다수결'이란 합의를 이끌어내는 대표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수결의 원칙은 '공정한 게임의 규칙'이 전제돼야 한다. '다수와 소수 사이의 신뢰'라는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오송역 개명 여론조사는 이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우선 조사 주체가 여론조작을 통해 공정한 게임의 규칙을 어겼다. 조작 사실이 드러나 신뢰의 조건마저 완성하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폐기해야 할 조사가 돼버렸다.

여론조사는 일반전화와 무선전화 비율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어떻게 산정하느냐에 따라 지지율 격차가 증감한다. 조작이 가능한 반자유의 무기가 됐다. 여론조작이 대중의 의견을 묵살하는 행위이자 또 다른 폭력인 이유다.

불의와 부정이 합리화 돼선 안 된다. 동원된 조사대상자들이 만든 결과는 엄연한 사기다. 결코 정당한 답안이 될 수 없다. 되레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사기꾼들이 만든 허구여서 정책 결정에 반영할 수 없다.

*** 여론조작으로 함정을 팠다

정치 불신의 시대다. 청주시가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아는지 궁금하다. 첫 단추는 이미 잘 못 꿰어졌다. 풀고 다시 꿰야 한다.

여론은 어느새 무소불위의 권력이 됐다. 여론조사는 권력의 무기로 변했다. 권력자의 입맛대로 편향된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과거사회로 회귀하는 듯하다. 여론조사의 함정에서 얼른 빠져 나와야 한다.

마크 트웨인이 한 말을 더듬어본다. "세상에는 세 가지 종류의 거짓말이 있다. 거짓말(Lie), 새빨간 거짓말(Damned Lie) 그리고 통계(Statistics)다." 통계는 수학이고 과학이어서 '숫자는 거짓말을 안 한다'라는 통설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여론조사기관이 내놓은 결과엔 늘 함정이 있다. 특히 선거나 선택이 필요한 사안의 경우 독이 든 함정일 때가 많다. 정답을 정해 놓고 대답만 강요하기 때문이다. 오송역 개명 여론조사가 여론조작의 대표적 사례인 까닭은 여기 있다.

오송역이 무슨 이름으로 바뀌든 정당성을 갖추면 된다. 하지만 조작이 개입되면 다수를 함정에 빠트릴 수 있다. 조사 자체가 의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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