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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공예의 구슬을 꿰자 - 해외사례 上. 일본 유니쿠니노모리

13만명 대지에 조성된 자연친화적 전통공예마을
에도시대 민가 그대로 이축… 역사·전통의 숨결 간직
구타니야키·와지마누리 등 전통공예품 제작 체험 인기

  • 웹출고시간2016.09.29 18:45:50
  • 최종수정2016.10.19 18:01:47
[충북일보] 가가의 전통공예마을 유니쿠니노모리(ゆのくにの森)는 고마쓰국제공항에서 남동쪽 끝자락 13만평의 대지에 조성됐다.

이곳은 자연으로 둘러싸인 숲속에 일본전통가옥들이 아름답게 배열돼 있다. 11개 건물들은 각기 다양한 일본의 전통공예와 가가의 문화를 소개한다.

◇자연친화시설… 관광객 20만명

유노쿠니노모리 전통공예마을 입구 전경.

이시카와현 고마쓰시에 위치한 유니쿠니노모리. 이시카와현의 대표적인 콘텐츠는 '전통공예'와 '온천'으로 압축된다.

전통공예왕국으로 불렸던 이시카와현은 에도시대 풍부한 재력을 바탕으로 지역의 문화 발전을 이끌었다.

특히 미술공예분야가 크게 발달, 당시 장인들의 기술이 현대까지 계승돼 이시카와의 자랑거리가 됐다.

이시카와의 전통공예는 대담한 무늬와 화려한 채색을 특징으로 하는 도자기 '구타니야키'부터 견고하고 우아한 일본의 대표적인 칠기 '와지마누리', 나뭇결의 매력을 살린 '야마나카 칠기', 일본 내 금박 생산고의 99%를 차지하는 '가나자와 금박', 일본의 대표적인 염색공예 '가가유젠' 등으로 다양하다.

아름다운 풍광과 온화한 기후의 고마쓰는 아와즈, 야마시로, 야마나카, 가타야마즈 등 온천지역으로 유명하다. 한때 기네스북에 올랐던 역사 깊은 료칸인 호시 료칸이 자리한 곳이기도 하다.

전 세계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온천과 인근에 위치한 전통공예마을로 인해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본 고마쓰는 최근 일본 내에서도 떠오르는 관광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신타키 쇼코 유노쿠니노모리 사장실 임원이 전통공예마을 시설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타키 쇼코 유니쿠니노모리 사장실 임원이 유니쿠니노모리 전통공예마을 입구에서 취재진을 반겼다.

쇼코는 "공예마을의 역사는 300여년 전 에도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옛 민가를 그대로 옮겨와 조성한 곳"이라고 설명을 시작했다.

유니쿠니노모리는 신타키 준코 유노쿠니 텐쇼 호텔 사장이 조성했다. 쇼코의 부친이기도 하다.

쇼코는 "당초 이곳은 대규모 여관으로 지어질 계획이었는데, 지역에 기여할 목적으로 관광시설 분야로 방향을 튼 것"이라고 했다.

산기슭에 자리 잡은 공예마을은 연못과 비탈길, 계곡 등의 자연지형을 그대로 살렸다. 편안하고 안락한 느낌을 주는 이유다.

유노쿠니노모리는 아름다운 숲속 가옥들이 배열된 길로 천천히 걸으면서 공예작품을 접할 수 있다.

산책하듯 천천히 걸으면서 다양한 공예작품을 관람할 수 있어 '넓은 대지 위에 펼쳐진 역사문화의 휴식 숲'이라고도 불린다.

유니쿠니노모리의 설계와 동선구조는 치밀하고 과학적이다. 갤러리, 공예관, 레스토랑, 휴게소, 체험관, 연못 등 관광객들이 발길 닿는 대로 돌아볼 수 있도록 만든 편리한 동선구조는 큰 장점으로 꼽힌다. 공예마을의 출입구는 따로 만들지 않고 반드시 상가를 통하도록 했다. 물건을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한 상술이라 할 수 있다.

자연친화적 전통공예마을인 유노쿠니노모리는 연간 20만명의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이중 외국인 관광객은 5만여명에 이른다. 관광객 집계 결과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 중 대만에서 온 관광객이 가장 많고 한국 관광객은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보고, 느끼고, 즐기는 공예체험

유노쿠니노모리가 일본의 대표 전통공예마을로 자리매김한 배경은 단순한 관람뿐 아니라 관람객들의 흥미를 자극할 수 있는 각종 체험시설을 완비했다는 데 있다.

공예마을 안에는 얼핏 봐선 공예품 상점으로 보이지만, 일본 내에서도 희소한 약 40여종의 전통공예 제작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금박관 입구 전경.

가장 인상적인 공예관은 금박관이다. 금박으로 만든 전통공예품을 판매하는 이곳의 직원은 금을 1만분의 1㎜까지 얇게 펴내야 금박이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금박관에는 가가 마키에의 기술을 살린 고급스러운 도안으로 아름다움과 변색되지 않는 칠의 강인함이 특징인 불단이 전시되어 있다.

다양한 금박공예품들이 전시된 공간 안쪽에는 넓은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있었다. 방문객들을 위한 공간으로, 컵과 접시 등 각종 도자제품부터 휴대폰 케이스까지 취향에 맞는 제품을 골라 직접 금박공예를 체험한 뒤 완성된 작품은 가져갈 수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유니쿠니노모리 전통공예마을 내 매점에서 판매하는 금박아이스크림. 금박 함유량별 판매가격에 차이가 있다.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아이스크림 모형이 발걸음이 붙든다. 금박아이스크림 가게다. 종류를 선택하면 그 자리에서 아이스크림을 내어준다. 아이스크림 가게 옆은 일본 전통음식인 화과자 등의 주전부리를 맛볼 수 있는 공간이다. 아이어른 할 것 없이 이색적인 공예품과 지역 특산품들이 관광객들의 지갑을 열게 한다.

발길을 돌려 구타니야키 도자기관에 들어섰다. 평일인데도 가족단위 체험객들로 붐볐다. 녹로를 돌려 그릇을 빚고,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넣는 채화작업이 한창이다.

미유키(28) 도자기관 강사는 "구타니야키는 에도시대 초기 다이쇼지 지방의 영주였던 마에다 도시하루가 가가지방의 구타니무라에서 처음으로 만들기 시작한 데서 이름이 붙여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테마파크 안에서도 꾸준히 인기 있는 곳이 이곳 도자기관"이라며 "특히 역사 깊은 구타니야키 도자체험을 위해 멀리서도 다양한 연령층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유니쿠니노모리 전통공예마을 내 구타니야키 도자기관에서 호시데 아키히코씨가 딸과 함께 도자체험을 하고 있다.

딸과 함께 인근 노미시에서 방문했다는 호시데 아키히코(38)는 "유노쿠니노모리는 이번이 처음인데 전통도자기 체험뿐 아니라 다양한 공예체험을 할 수 있는 시설들이 갖춰져 있어 또 방문할 계획"이라고 했다.

구타니야키 도자기의 역사는 테마파크 입구 쪽에 위치한 전통미술의집에서 한눈에 볼 수 있다. 이곳은 일본 전통마을의 촌장 저택을 옮겨온 곳으로, 예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구타니야키 도자기의 역사를 연대순으로 전시하고 있다.

도자기관을 나와 걷다보면 금박관과 마주보고 있는 유리공예관이 있다. 300도에 달하는 가마를 갖춘 이곳에서는 재떨이, 접시 등 다양한 빛깔의 유리 무늬로 데생을 즐길 수 있다.

살아있는 풀과 꽃, 금박을 사용한 전통화지뜨기 체험도 가능하다. 일본 전통화지뜨기 체험관에서는 닥나무와 삼지닥나무를 원료로 만든 전통화지에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작업을 할 수 있다.

100가지 이상의 공정을 모두 직접 손으로 작업하고, 마무리까지는 1년의 시간이 걸린다는 와지마누리 칠기공예품은 칠기공예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두껍게 칠을 한 부분을 파내고 장식하는 침금 기법 체험이 가능하다.

칠기공예관 관계는 "칠은 옻나무의 수피 안에서 배어나오는 점액으로, 이것을 정제하고 안료를 가해 목기에 칠한 뒤 적당한 습도에서 건조시키면 접착성과 방습성이 좋은 피막이 얻어진다"며 "통상적으로 엷게 바른 다음 건조시키는 것을 수회 반복하면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유니쿠니노모리 전통공예마을 상인가옥관에 금박 등 다양한 장식의 부채공예품이 전시돼 있다.

칠기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베트남, 태국 등지에서 만들어지고 있는데 특히 일본산이 유명하다. 일본에서 칠은 고대시대부터 이용돼 왔다. 7세기 이후 중국의 기술을 도입해 상자나 식기, 가구, 불상, 건축 등의 미술 공예품으로 이용되고 있다.

가가 유젠조메 염색 기법으로 만든 각종 공예품이 판매되고 있다.

교토의 교유젠조메 염색과 나란히 일본을 대표하는 전통 염색기법으로 유명한 가가 유젠조메 염색은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무늬가 특징이다. 가가 유젠조메는 공예마을 내 유젠조메 염색관에서 작업과정을 살필 수 있다.

이밖에도 일본의 다도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실관과 동화의 세계가 펼쳐지는 오르골관, 회화·사진 등 예술작품 전시회를 여는 갤러리 쇼 등이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쇼코 임원은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유니쿠니노모리는 마치 에도시대로 돌아간 듯한 묘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며 "고적하고 우아한 풍광에 일본인들의 정신과 예술세계의 단면을 오롯이 담은 역사와 문화의 숲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 유소라·석미정·성홍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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