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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솟대 - 장준식 충북도문화재연구원장

"아는 만큼 보이기에 정확한 역사교육 중요"

  • 웹출고시간2016.01.31 18:28:06
  • 최종수정2016.01.31 18:28:11
[충북일보] 문화재계의 마이다스의 손. 장준식(66·사진) 충북도문화재연구원장을 일컫는 수식어다.

충주 고구려비, 제천 장락사, 충주 숭선사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장 원장의 손길을 거쳐 세상에 알려졌다는 것.
1984년 충청대 관광학부(문화재전공) 교수가 된 장 원장은 이듬해 전국 전문대학 최초로 박물관을 건립, 30년간 충청대 박물관장을 지냈다.

그는 재직 당시 제천 월광사지를 비롯한 35건의 지표조사, 충주 숭선사지를 포함한 28건의 발굴조사, 충주 미륵리사지 종합정비기본계획 수립 등 학술조사 5건 등을 시행해 우리나라 불교미술사 전문 연구기관으로 성장하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문화재청 전문위원,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한국대학박물관협회 이사, 한국기와학회 회장, 충북도문화재감정관, 충북도 문화재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굵직한 문화재들을 발굴해냈다.

자신을 '박물관맨'이라고 소개하는 장 원장에게 문화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물었다.

"어릴 때부터 역사와 문화재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단국대에서 한국미술사를 전공하면서 막연했던 꿈이 점차 현실화됐죠. 대학교 1학년 때 경상남도 사천 패총(貝塚·조개무지) 문화재 발굴조사 현장에 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시 눈앞에서 땅속의 문화재들이 연이어 발굴되는 모습을 보니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 '아, 이게 내 길이구나' 싶었습니다."

발굴한 문화재 중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일까. 장 원장은 단연 국보 205호 충주 고구려비를 꼽았다.

"1978년 9월 발족한 예성동호회(현 예성문화연구회)에서 답사를 다니던 중 1979년 충주 입석마을에서 심하게 마모된 비석 하나를 발견했어요. 현재의 충주 고구려비죠.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유일한 고구려비라는 점에서 굉장히 큰 역사적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입니다. 이를 기리기 위해 조성한 고구려비전시관에는 영상 내레이션과 각종 관련 자료들이 전시돼 있죠. 제 인생에 있어 전무후무한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 최대 금동풍탁, 금동제 연봉 장식, 초대형 지하 배수시설, 꿀과 자소성분의 액체가 든 분청사기 밀봉그릇 등 진귀한 문화재들이 줄이어 발굴된 사적 445호 충주 숭선사지(崇善寺址)도 장 원장의 성과다.

충주 문숭리 숭선마을. 예로부터 돌로 만든 당간지주 한쪽이 남아 있어 절터였음을 암시했으나 정확히 어떤 절이었는지는 아무도 몰랐던 곳이다.

1981년 당시 예성동호회 소속이었던 장 원장이 잔설이 뒤덮인 절터를 뒤지다 '숭(崇)'자가 쓰인 기와조각을 발견, 말로만 전해져 내려오던 절의 이름이 '숭선사(崇善寺)'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인들은 기와의 중요성을 잘 인지하지 못합니다. 사실 기와는 연도 파악에 가장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기와조각 하나로 역사적 가치가 증명된 숭선사가 좋은 예죠. 덕분에 국가 사적으로 지정될 수 있었고요. 숭선사는 고려 광종 5년(954)에 왕이 어머니인 신명순성왕후(神明順成王后)를 위해 창건한 절입니다. 현재 이곳은 국비로 발굴·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숭선사는 남한에서 가장 호화스러웠던 건물로 꼽힙니다. 못 하나도 화려한 장식의 금동제가 사용됐죠. 규모로만 봐도 경주불국사경내보다 훨씬 큽니다. 이곳은 앞으로 수십 년에 걸쳐 발굴사업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장 원장이 이끄는 충북도문화재연구원은 청주테크노폴리스 지표조사를 처음으로 실시한 곳이다. 수백 기의 생활유구가 발견된 청주테크노폴리스 부지는 개발과 보존의 논리가 충돌할 수밖에 없는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문화재계에선 매우 반가운 일이었죠. 청주에서 백제의 사후세계를 살필 수 있는 고분은 이미 많이 발견된 상태였지만, 그들이 살았던 생활유적은 추정만 할 수 있을 뿐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그들의 생활 터가 테크노폴리스 부지에서 발견된 거죠. 무심천 인근에 위치한 탓에 지반침하로 인해 유적 현장보존은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테크노폴리스 측에서는 문화재청 요구를 수용, 전시관을 건립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개발과 보존의 합리적인 절충점을 찾은 중요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장 원장은 1993년 한일 양국의 선린문화교류를 위해 한일선현현창회를 창립했다. 이 단체는 2012년까지 대마도에 최익현, 박제상, 덕혜옹주 등의 비석 10기를 건립했다. 장 원장은 대마도에 우리역사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장 원장에게 문화유산의 대중화 방안을 물었다. 그는 '아는 만큼 보인다'고 강조했다.

"반평생을 문화재만 보고 살았지만 아직도 모르는 게 많습니다. 그만큼 문화재라는 것은 볼수록 어렵고 진귀한 존재입니다. 아직까지 손을 못 놓는 이유이기도 하죠. 무엇보다 정확한 역사교육이 중요합니다.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이죠."

/ 유소라기자

장준식 충북도문화재연구원장 프로필

-단국대학교 사학과 졸업

-동대학원 사학과(한국사) 석사

-동대학원 사학과(한국사) 박사

-충주북여자중학교 교사

-충청대학교 관광학부 교수

-충청대학교 박물관장

-충청대학교 관광학부 명예교수

-현 (재)충청북도문화재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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