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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솟대 - 진운성 충북연극협회장

"마약 같은 연기와 결혼… 저에게는 천직이죠"
1982년 1월 극단 시민극장 워크숍서 데뷔
KBS 공채 탤런트 15기… 다양한 작품 출연
순수예술인 연극이 설 자리 잃는 게 안타까워
6월 청주서 '대한민국연극제' 첫발… 준비 만전

  • 웹출고시간2016.01.10 18:27:01
  • 최종수정2016.01.10 18:27:22
[충북일보] 1982년 1월 극단 시민극장 워크숍. 진운성(51) 충북연극협회장이 연기에 첫발을 뗀 날이다. 진씨에게는 '운명의 날'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완고하고 보수적인 교장선생님이었던 진씨의 아버지는 그가 법관이 되길 바라셨다. 교우관계가 완만한데다 친구들 사이에서 늘 코믹한 이미지였던 진씨는 아버지의 뜻을 곱게 따를 리 없었다.

코미디언을 꿈꿨다. 막연히 코미디언이 되겠다는 마음을 먹고 연극을 시작했다. 코미디언의 길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여겼던 것이다. 그러다 진씨는 무대 위에서의 순수한 연기 자체에 매료돼 버렸다.
"운이 좋았죠. 요즘은 극단에 들어가도 바로 연기를 시켜주지 않잖아요. 80년대에는 대학동아리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던 시절이었어요. 끼만 있으면 무대에 오를 수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연극배우의 길로 들어선 거죠. 코미디언의 꿈은 자연스레 접게 됐고요."

진씨에게는 'KBS 공채 탤런트 15기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이 있다.

"그때는 서울과 브라운관 데뷔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했어요. 그래서 공채 탤런트에 도전했는데 사실 잘 안됐어요. 1993년 4월, 3수 끝에 'KBS 공채 탤런트 15기' 타이틀을 손에 쥐게 됐죠. 8천 명 중 30명을 뽑는 데 사실 턱걸이로 합격했어요.(웃음)"

만10년의 극단 생활 끝에 서울 진출에 성공한 진씨의 초반 대표작은 이병헌, 이승연, 엄정화 주연의 KBS 드라마 '폴리스'다. 이후 차인표, 이휘재, 구본승 주연의 '남자만들기', 서민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전설의 고향', '태조왕건', '광개토대왕', '대조영' 등에 출연했다.

"2009년에 출연했던 '전설의 고향'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제가 가장 많이 했던 대사는 '아니, 이 산중에 웬 처자랴?'였죠. 그 처자는 당연히 인간의 탈을 쓴 구미호겠죠. 한날은 촬영을 마치고 새벽이 돼서야 청주로 복귀하는 길이었어요.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시골길을 운전해서 오는데 순간 오싹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무서워서 혼났습니다."

진씨는 2001년 청주연극협회장직을 맡게 됐다. 서울과 청주를 오르락내리락하며 연기와 협회장 업무를 병행했다. 이후에도 그는 극단 청년극장 대표를 맡는 등 지역 연극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했다. 그러던 중 2007년이 되던 해, 영광스러운 날을 맞게 된다.
"극단 청년극장의 대표를 맡고 있던 중 전국연극제에 출품한 작품 '직지, 그 끝없는 인연'으로 대통령상 표창을 받게 됐어요. 가장 뿌듯했던 순간이었죠. 후배들과 공들여가며 함께 만든 작품이었으니까요. 우리 지역의 소중한 '직지'를 주제로 다뤄서인지 아직까지도 애착이 갑니다."

충북연극협회장 연임에 성공한 진씨의 임기는 오는 2018년 12월까지다. 그는 현재 섭외가 오는 작품 활동 외에는 지역 연극발전을 위한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문화선진국에 들어서면서 정부 정책은 먹고사는 문제에서 문화의 뿌리를 잡기 위한 지원 정책으로 그 패러다임이 바뀌어가고 있죠. 그러나 순수예술이 설 자리는 많이 줄었습니다. 연극을 예로 들면, 도내 연기 관련 학과만 해도 10여개에 달합니다. 타 시·도 대비 월등히 많은 숫자죠. 하지만 충북에 연극인들로 구성된 도립·시립 예술단은 전무합니다. 안정적인 수입을 원하는 우수 자원들이 공연인프라가 우수한 타 지역으로 유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죠. 지역에서 버텨오던 소극장들도 거의 사라졌습니다. 순수예술 활동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 지원이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오는 6월 청주에서 뜻깊은 전국행사가 열린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 연극단체들이 모여 치렀던 '전국연극제'가 올해 서울을 포함 전국 시·도 연극단체들이 참여하는 '대한민국연극제'로 재탄생한다.

"오는 6월3일부터 22일까지 20일간 각 시·도의 대표 단체들이 대통령상을 놓고 경연을 펼치게 됩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청주가 대한민국 연극의 메카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현재 청주예술의전당 인근에 집행 사무실을 새로 꾸려서 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남은 충북연극협회장 임기동안 도내 연극인들의 복지향상과 창작활동에 원활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회장으로서 매개체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겠습니다."

지천명(知天命)을 넘긴 진씨.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은 여인이 아닌 연기와의 결혼을 택했다고 했다. 그는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저에게 연기는 마약과 같은 중독성이 있는 존재입니다. 천직이라 여기고 죽을 때까지 즐기면서 연기할 생각입니다."

/ 유소라기자

진운성 충북연극협회장 프로필

-현 충북연극협회장

-현 충북예총 대변인

-현 한국연극협회이사

-현 청주예총 부회장

-현 충북문화재단 기획위원

-현 통합청주예총 부회장

-1993년 KBS 공채 탤런트 15기 합격

-극단 상당극회, 극단 청년극장 단원

-극단 청년극장 대표, 청주연극협회장, 청주예총 감사, 충북연극협회 부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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