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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솟대 - 문상욱 사진작가

본질을 잃지 않으면 길이 보여

  • 웹출고시간2015.12.13 16:16:58
  • 최종수정2015.12.13 16:17:12
[충북일보] 새벽안개를 뚫고 하늘 어디쯤 머리를 둔 소나무들은 굴곡진 몸만 지상에 남겨뒀다. 몸은 하늘로 난 길처럼 신비롭다.

사진작가 문상욱의 작업실에서 만난 소나무 사진들의 모습이다. 그 반대쪽 흑백사진에는 오래된 인도의 성곽 모퉁이에 꽃 한 송이가 홀로 꽂혀 있다. 과거로의 여행이다. 세월은 흘렀지만 성곽은 이미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품고 있는 공간이다. 그 속에 핀 꽃 한 송이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매개체며 통로다. 그 통로에는 미래로 가는 길도 열려있으리라.

문상욱 작가의 사진작품은 자연과의 동화(同化)다. 그는 자연에 삶의 본질이 있다고 믿는다. 그에게 충북문화의 기상도를 물었다. 지난 4년의 예총회장을 맡으면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그의 눈빛에 맺힌 격려와 우려의 시선은 어디로 향해 있을까.

"기본적으로 대학의 인문학과와 예술학과가 없어진다는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다. 예술이라는 것은 기능도 중요하지만, 이론도 중요하다. 이론적인 부분은 대학에서 해줘야 한다. 교육부에서 대학을 평가하는 척도에 문제가 있다. 취업과 일자리 창출을 우선시하다보니 그것이 평가 기준이 되었다. 미대를 나오면 취업할 곳이 없다. 당장 취업이 되느냐 안 되느냐에 맞춰 평가를 하고 예산을 주니 대학에서도 그런 추세를 따를 수밖에 없다. 안타까운 일이다. 근본적으로 예술학과나 인문학과에 대한 평가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현 정부에서 문화예술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문화예술을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은 서울로 갈 수밖에 없다. 대학은 지역문화예술을 선도해야 함에도 그런 기능이 없다보니 지역 사람들은 예술적인 혜택을 덜 받을 수밖에 없다. 학문의 기초인 인문학과 예술분야를 지켜줘야 한다. 그래야 미래 문화 충북의 근간이 세워진다."

그렇다면 우선되어야 할 순서가 있을 것이다.

"물론이다. 문화예술의 창달은 먼저 하드웨어가 갖추어져야 한다. 그런 다음에 소프트웨어다. 하드웨어는 공연장, 미술관, 복합 문화센터와 같은 장소를 말하는 것이다. 충북은 우선 하드웨어가 부족하다. 하드웨어 인프라가 만들어지면 대학에서 배출된 학생들이 갈 자리가 생기는 것이다. 연초제조창에 현대미술관 수장고가 오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중요하다. 그리고 소프트웨어인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자연스럽게 문화예술이 발전된다."

일부 문화예술단체의 권력화가 문제라는 말도 들린다.

"문화예술단체의 특정 권력화 문제는 반성해야 한다. 문화예술단체의 중립은 중요하다. 그런 문제에서는 나 스스로도 반성하고 있다. 도나 시의 단체장이 선거를 통해 선출되다보니 그때마다 예술인들이 흔들리는 측면이 있다. 문화예술단체의 역할은 양질의 문화예술지원과 충북도민에게 제공되는 문화예술향유에 중심을 둬야 한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본질을 잃지 않으면 길이 보인다고 믿는다."

문상욱 작가의 사진세계는 어떠한 역사적 이력을 품고 있을까.

"2천년 전후, 2010년 이후로 나뉠 수 있다. 첫 번째 개인전 '자연으로부터의 명상'은 1997년이다. 그 전은 아마추어로 사진공부를 위한 단계였다. 97년부터 주제를 잡았다.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가의 문제였다. 서양과 동양의 자연관은 분명 다르다. 1970년데 포스트모더니즘의 끝에 가면 동양이 있다. 이런 사조들은 그 사회를 대표하는 정신이며 움직임이다. 서양의 자연관이 '인간 중심으로 자연을 극복'한다면, 동양의 자연관은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이다. 서양은 직선적이고 동양은 다분히 곡선적이다. 노자의 무위사상에 근본을 두고 있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다.'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 작가는 충북예총 21대 회장(2009~2012)을 역임했다. 현재 97년 연 첫 개인전에서 발표한 '자연으로부터의 명상' 이후 '과거로의 여행'과 같은 자신의 철학과 생각을 표현하는 연출사진(Making Photo)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 윤기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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