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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솟대 - 전병삼 직지코리아 총감독

"직지 씨앗 틔우는 농부 역할에 최선 다할 것"

  • 웹출고시간2016.02.21 15:32:23
  • 최종수정2016.02.21 15:56:35
[충북일보] "직지를 결과물이 아닌 하나의 씨앗으로 생각하는 관점의 변화. 이것이 실현되면 엄청난 일들이 일어납니다. 청주는 직지라는 씨앗을 키워낼 텃밭이고요. 올해 저는 고랑을 파고 씨앗을 심어 싹을 틔우는 농부의 역할을 할 겁니다. 풍년을 위해선 하늘의 뜻도 따라줘야겠죠. 그 중 하나가 직지의 고향 방문 성사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9월 열리는 국제행사 직지코리아를 진두지휘할 전병삼(39) 총감독을 청주고인쇄박물관 내 직지코리아 조직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요즘은 매일같이 직지에 관련된 꿈만 꿉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전 감독의 업무공간의 한쪽 벽면은 직지코리아 플랜에 관한 메모들로 빼곡했다.

홍익대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한 뒤 미국에서 컴퓨터 공학석사 학위를 취득한 전 감독은 미디어아티스트의 길을 걷고 있다.

"미디어아티스트라는 직업에 생소함을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실 미디어아트는 늘 우리가 접하는 환경에 가장 밀접한 예술이라고 할 수 있어요. 쉽게 설명하면 인터넷, 영상 등 미디어기술을 활용한 예술창작 활동을 일컫죠. 올해 직지코리아는 미디어아트를 활용해 가장 직지다운 융합콘텐츠들을 생산할 계획입니다."

청주시와 전 감독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전 감독은 지난해 31만여명의 관람객을 동원하고 성황리에 막을 내린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의 예술감독을 지냈다.

비엔날레 전시장 전면을 둘러싼 세계 최대의 CD작품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CD파사드'도 그의 상상과 손길을 거쳐 탄생했다.
"이모님이 청주 지하상가에서 옷수선을 오래 하셨어요. 이모처럼 평범하지만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며 살아가는 분들이 돋보였으면 하는 마음에서 공예비엔날레 감독으로 참여해야겠다는 결심을 했죠. 지난해 감독으로 최종 선정됐을 때 이모께 가장 먼저 전화로 소식을 전해드렸어요. 공예비엔날레 이후로 청주와 다시 인연이 닿을 줄은 몰랐는데 이렇게 직지코리아 행사까지 맡게 돼 기쁘지만 사실 큰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지난 15일 청주시청에서 직지코리아 D-200 행사 세부계획 브리핑이 열렸다. 전 감독의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뒤 수많은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특히 '폐컨테이너를 활용한 직지 랜드마크 조형물 조성 안'에 대한 의구심 섞인 질문들이 이어졌다.

"여태껏 제가 해왔던 창작활동 중 여론의 뭇매를 맞지 않은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안돼! 하지마! 왜 그래!'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어왔고요. 창작자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전사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버려진 물건이나 일상에서 특정한 의미로 한정된 기성품 등의 물건을 활용해서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는 방식으로 작업을 합니다. 폐CD를 활용한 'CD파사드'도 이러한 저의 작가적 성향에서 고안한 작품이죠. 이번 직지 랜드마크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한 분 한 분의 마음을 열도록 노력할 겁니다. 3월 중순경이면 좀 더 뚜렷한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 감독은 지난해 자신의 작품 'CD파사드' 앞에서 백년가약(百年佳約)을 맺었다. 지난 20일에는 김포공항에 조성한 작품 '달 항아리' 앞에서 두 번째 조촐한 결혼식을 올렸다. 그는 앞으로 자신의 작품 앞에서 총 100장의 결혼사진을 남길 계획이라고 했다.

"CD파사드 앞에서 올린 결혼식의 전체 예산은 10만원 남짓이었어요. 음향시설도 조명시설도 없었어요. 레드카펫을 대신한 빨간색 부직포를 구입하는 데 쓰인 돈이 전부였죠. 주변에서 아내가 서운해 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해요. 사실 결혼식 아이디어는 아내가 먼저 제안했어요. 3번째나 4번째 결혼식은 아마도 직지 랜드마크 앞에서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계획은 저의 작품 활동에 있어 큰 동기부여가 되고 있죠."

전병삼 감독이 업무를 위해 수없이 서울~청주 간 출퇴근을 했음을 보여주는 시외버스 승차권이 수북이 쌓여 있다.

전 감독은 지난해 직지코리아 총감독을 선정하기 위한 프레젠테이션 자리에서 두 가지의 사진슬라이드를 선보였다. 첫 번째 사진은 서울~청주 간 시외버스 승차권이 수북이 쌓인 사진이다. 서울에 머물고 있는 전 감독이 공예비엔날레 업무를 위해 수많은 왕복을 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두 번째는 CD파사드 기네스북 기록인증서를 찢은 사진이다. 전 감독은 "기네스북의 가치를 평가절하 한 것이 아니라 그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그것을 넘어서는 또 다른 결과를 선보이겠다는 의지의 피력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시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 중인 직지 원본의 고향방문을 위해 외교라인을 총동원하고 있다. 직지 원본 대여 추진은 이번이 4수째다. 시와 조직위는 직지 대여 성사가 될 경우와 안 될 경우를 대비해 플랜 A안과 B안을 준비 중이다.

"직지가 올 때까지 총력을 다할 계획입니다. 다만 이번에 오지 않더라도 많은 분들이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직지가 우리 품에 영구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겠죠."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예전과 같지 않으리라.' 유흥준 전 문화재청장이 '나의문화유산답사기' 서문에 쓴 글귀다.

전 감독은 이 글귀를 빌어 말을 이었다.

"직지를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직지는 예전과 같지 않을 것입니다. 직지의 고향에 사는 시민들 나아가 전 세계인들이 직지에 대한 정확한 명칭과 언제 어디서 만들어졌는지를 알고, 그 가치의 무한함을 공감할 수 있도록 사람들의 가슴 속에 직지 씨앗을 틔우겠습니다."

/ 유소라기자

전병삼 직지코리아 총감독 프로필

-홍익대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

-시카고예술대학(SAIC) 아트앤테크놀로지 미술석사

-캘리포니아대학교(UC Irvine) 컴퓨터 공학석사

-미국 시카고 Interactive Playground 뉴미디어 국제전시 총감독

-중국 베이징 This Ability 뉴미디어 국제전시 총감독

-국립한글박물관 영상관 제작 총감독

-대한민국 과학축전 개막공연 총감독

-인천아시안게임 나무·물·불 성화대 감독

-2015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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