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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3.23 20:28:45
  • 최종수정2015.03.23 20:28:45

변나영

음성가정(성)폭력상담소장

보건복지부 통계자료를 보면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약 60% 정도가 여전히 성생활을 즐기고 있음에도 현실적으로 혼자 된 경우 이를 해소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불법 매매춘으로 인한 노인들의 성병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인간은 식욕과 성욕이라는 두 가지 욕망을 가지고 있다. 맹자는 이를 가리켜 인간의 2대 본성이라 명명하였고 특히 성(性)은 심(心)과 생(生)이 합쳐진 숭고한 상태라고 하였다. 인간은 누구나 성적인 존재이며 성은 인간의 기본권이자 행복추구권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노년의 성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떠한가. 어쩌면 노인들 스스로가 단지 나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무성(無性)의 존재로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얼마 전 노인분들 대상으로 "노년의 성과 행복"이란 주제로 강의를 했었다. 예상대로 노인분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교육에 참여한 많은 분들이 대체로 이런 교육은 우리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교육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 듯 했다. 다 늙어서 민망하게 성교육이 뭐 필요하냐고 하시는 표정이었다. 사실 70세~80세 어르신들 세대에서 성(性)이라는 말은 입에 올리기도 거북하고 불편한 주제일 수 도 있을 것이다. 감춰지고 억압된 성문화속에서 살아오신 우리 어르신들 앞에서 노년의 성을 주제로 강의를 한다는 것이 내게도 쉽지만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오래전 사회복지를 공부하면서 독일과 프랑스의 시회복지 시설과 기관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노인들을 위한 복지 시스템도 잘 되어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인상 깊었던 것은 거리나 상점 그 어느 곳을 가더라도 노인분들의 자연스럽고도 당당한 애정 표현이었다. 고령의 나이임에도 부부끼리 연인끼리 두 손을 꼭 잡고 어깨를 감싸며 다정히 걸어가는 모습이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으며 그 누구도 그들을 노인이라는 이유로 다르게 바라보고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내 눈에도 노인들의 그런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고 부럽기까지 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전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며 이처럼 급속한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노년의 경제문제, 건강 문제, 고독과 외로움 등의 문제는 이제 우리사회 당면 과제가 되었다. 노년을 맞이하면서 가장 견디기 힘든 고통은 외로움이라고 한다. 평생 자식 뒷바라지에 정작 자신은 돌보지 못한 채 살아왔지만 결국 하나 둘 자식들은 부모 곁을 떠나고 만약 급작스러운 배우자의 사별까지 겪게 된다면 상실과 외로움의 상처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나의 안부를 물어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얼마나 쓸쓸한 일인가. 나의 두 손을 꼭 잡아줄 사람이 없다는 것은 또 얼마나 외로운 일인가. 인간은 단순히 먹고 자는 것만으로는 삶의 행복을 느낄 수 없는 존재이다. 죽을 때까지 사랑 받고 사랑을 주며 살고 싶은 것이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노년의 성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 자식들마저도 그 외로움을 알지 못한다. 옛 말에 진짜 효부는 시아버지에게 시어머니를 구하여 드린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아마도 부모님의 외로움과 고독함을 이해하고 덜어주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노년의 성 문제는 신체적, 심리 정서적 문제를 동시에 가져온다. 누구나 나이를 먹어가면서도 멀게만 느껴졌던 노년은 나에게도 온다. 곧 나의 문제가 될 것이다. 노년의 성에 대한 무관심과 소외는 결국 급속한 고령사회로 가고 있는 우리 사회의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당면문제이기도하다. 노인의 성에 대한 이야기 이제 더 이상 불편한 주제가 아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노년의 성과 사랑에 대한 사회적 인식전환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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