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 건강한 성,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변나영

음성가정(성)폭력상담소장

현대사회는 성인이나 청소년 모두 성 문제를 과거보다는 좀 더 솔직하고 공개적인 분위기에서도 토론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성(性)은 인간 그 자체를 뜻하는 것이지 성행동이나 성적 쾌락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동일한 문화권에 살아가는 동시대인들도 개인마다 성적 사회화 과정이 조금씩 달라 그들의 행동이나 느낌,태도 등이 다를 수 있다.

가정 외에 청소년들이 성에 관한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는 곳이 학교인데 특히 학교는 또래집단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화가 이루어지는 매우 중요한 환경이다.

정식 교과과정을 통해 배우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범람하는 음란물을 너무나 쉽게 접하게 되면서 자칫 청소년들의 성에 대한 인식이 왜곡되어질 수도 있다. 여러 다양한 매체를 접하면서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 현대인들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매일 성적 메시지를 전달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얼마 전 엄마와 다투다 우발적으로 가출한 한 여중생이 갈 곳 없이 떠돌다 포주에게 넘겨져 조건만남의 덫에 빠진 후 결국 성 매수 남성에 의해 살해된 사건이 뉴스에 보도되었다. 어린 한 소녀의 가출이 이런 비참한 결말로 내몰릴 때까지 막을 방법은 과연 아무 것도 없었던 것인가. 지금도 거리를 떠돌며 조건 만남으로 생활을 하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 이런 청소년들을 노리고 있는 조직적인 성매매 시장에 걸려든 순간 그들은 빠져나오기 힘든 상황이 되어버린다. 돈이나 잠자리 제공, 그들이 원하는 물건 등을 사주는 조건으로 청소년들의 성을 사는 어른들이 있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의 너무도 부끄러운 모습이다. 성매매의 현장에서 만나는 여성들은 언뜻 겉으로 보기에는 그들의 자발적 선택으로 보여지기도 하나 대부분 비자발적 선택으로 내몰린 경우이다. 성매매가 근절되어야만 하는 이유는 인권의 문제이기도 한 동시에 우리 사회의 심각한 각종 범죄들이 그 안에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사회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은 스마트폰채팅어플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성 범죄가 증가하고 있어 청소년들에게도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성교육과 성폭력 예방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만 피해 발생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가정과 학교에서의 성 교육, 그리고 사회전반에 형성된 건강하고 성숙한 성 문화 등이 결국은 각 개인의 성적 태도나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특히 청소년들의 성과 관련된 문제는 개인의 문제임과 동시에 사회적 국가적 책임임을 함께 인식해야할 부분이다.

인간은 누구나 성적 존재이며 성적 자기결정권을 지니고 있는데 한 개인의 인격권인 성적 자율권을 침해받지 않고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타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바로 성폭력, 성범죄인 것이다. 성적 권리는 바로 인권이며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는 범죄라는 인식을 분명하게 가져야하는 것! 이것이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성적인 건강(sexual health)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한다. 성적으로 건강하지 못할 때 개인의 삶은 더 고통 받게 되고 사회적 존재로서도 서로가 존중받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개인의 성에 관한 정상적인 성장을 촉진시켜주고 건강한 성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과 책임은 지금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던져진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