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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1.09 15:45:3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변나영

음성가정(성)폭력상담소장

사람들이 생각하는 성공이나 행복의 기준은 물론 매우 주관적이다. 하지만 온 세상을 다 얻었다할지라도 만약 가정이 행복하지 않다면 우리는 진정한 행복을 얻었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무리 시대가 변한다 해도 변하지 않는 것은 바로 가정에 대한 중요성일 것이다.

지난해 잠자는 남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안산의 한 여성은 결혼 후 20여년간 남편으로부터 지속적인 폭행을 당했다. 사건 당일도 남편은 만취 상태로 집에 들어와 시비를 걸다가 "내일 아침에 술 깨면 가만 안 둔다"고 하면서 잠이 들었는데 아내는 정말 두렵고 무서워 순간적으로 잠자는 남편을 칼로 찔러 죽였다고 한다. 지난해 여성가족부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에 남편의 폭력이 있었는가?" 하는 설문조사에서 50%의 아내들이 '그렇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어떤 이들은 요즘도 가정 내에 야만적인 상습폭력이 있을까 의문을 가지기도 한다.

평온해 보이는 가정안에서 은폐된 채 진행되고 있는 폭력이 2가구 중 1가구꼴로 발생한다는 사실은 정말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가정내 폭력이 어느 정도 사회문화적으로 용인되어 왔던 한국사회에서 남편이며, 아이 아빠라는 점 때문에 피해 가족이 신고나 처벌을 꺼리다보니 그 어떤 범죄보다도 가정폭력은 외부로 알려지기가 더욱 어렵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매 맞는 엄마를 보고 자란 자녀들이 분노조절이 안 돼 학교폭력을 저지르고, 거꾸로 성장하면 그 자녀가 다시 늙은 부모를 폭행하고 학대하기도 하는 폭력의 대물림은 가정폭력의 가장 큰 후유증이자 특징이기도 하다.

상담을 하다보면 가정폭력 가해자인 남편 역시 피해자인 경우가 많다. 불우한 성장기를 보낸 남성들의 경우 결혼하여 자신이 또 다시 가족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가해자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가정폭력의 피해자는 대부분 가정 내 약자인 아내와 자녀들이 많지만 이는 단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닌 함께 살아가고 있는 가족 구성원 모두의 행복과 인권을 침해하는 아주 심각한 사회적 문제인 것이다. 극단적인 경우 안타깝게도 자살이나 살해 사건으로까지 가기도 한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피해자의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 혼자 참고 견디다보면 나아지려니하지만 폭력은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더 심각한 형태로 지속될뿐이다. 폭력이 발생하면 초기에 경찰서에 신고해서 도움을 요청하거나 가정폭력전문상담소를 통하여 심리상담 ,의료지원 , 법률 연계 , 쉼터 입소 등 다양한 도움을 받도록 하는 것이 현명하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는데 인간의 가장 1차적인 욕구인 생존과 안전에 대한 욕구가 위협받고 좌절될 때 과연 어느 누가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정권이 바뀔때마다 거창한 복지 정책들은 쏟아져나오지만 이러한 가정폭력 문제의 심각성으로 인해 한 가정이 해체되고 그 가족구성원의 안전과 행복을 보장받지못하는 사회안에서 과연 진정한 복지의 출발은 무엇인가를 늘 생각해보게 된다. 지난해도 많은 이들이 상담소를 다녀갔고 너무나 마음 아픈 일들이 많았다.

가정폭력을 여전히 한 개인의 문제로만 바라보고 폭력의 심각성을 인식하지못하고 있는 사회, 이들을 위한 미흡한 국가정책으로 인해 피해자 보호와 지원은 여전히 열악한 상태이다. 국가와 사회는 단 한 사람의 폭력 피해자라도 그들이 혼자 고립되지 않도록 하여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현실적인 지원마련을 강구해야만 한다. 새해는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많은 이들이 행복한 꿈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 건강한 사회의 모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우리의 작은 관심과 사랑이 서로에게 희망의 불씨가 되어주었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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