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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나영

음성가정 (성)폭력상담소장

새 정부는 국민의 행복을 저해하는 요소로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을 4대악으로 지목하고 척결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인간의 가장 1차적인 욕구인 생존과 안전에 대한 삶의 욕구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이러한 범죄들은 우리사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오늘도 일어나고 있다. 너무나 어두운 사회의 단면만 보는 것일까·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는 성폭력 사건들을 접할 때 마다 놀랍고 두렵고 분노한다. 가해자는 때론 종교인이기도하고 교수도 있고 아버지도 있고 이웃집 아는 사람이기도 하다. 가해자가 누구이든 피해자를 생각하면 처참한 심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더욱 가정에서 부모에 의해 수년간 지속되어 온 성폭력 사건들의 경우는 세상에 알려지기 까지 그들이 받았을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는 말이나 글로도 다 나타낼 수 없을 것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9년 동안 목사인 아버지로부터 가정폭력을 동반한 성폭력을 당한한 피해여성이 자신이 직접 겪은 일을 어렵게 책으로 내면서 그녀는 "내가 겪은 일은 이 사회에 없는 일이 아니고, 나만 겪은 일도 아니며 널리 존재하는 고통"이라며 "내가 입을 닫고 죽으면 드러나지 않겠지만, 그렇게 묻어두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9년 동안 누구에게도 이 사실을 알릴 수 없었다고 한다. 아버지가 "다른 사람한테 말하면 죽여버릴 거야"라고 협박했으며 실제로 피해자는 죽음의 지경까지 갈 정도로 지속적인 폭력을 당해왔었기 때문이다. 자신을 도와달라고 세상에 외쳤을 때 사람들은 어린 피해자의 말을 믿지 않았다. 설사 그런 얘기를 듣더라도 사실을 믿고 싶지 않은 많은 사람들의 무지와 편견 때문에 그녀는 수차례 가출을 시도했지만 다시 가해자의 손에 붙잡혀가 더 큰 보복을 당해야만했었다. 이제 그녀는 피해자를 넘어 목숨을 걸고 살아남은 생존자가 되어 세상 밖으로 나왔고 책을 통해서 세상을 향해 모든 사실들을 밝히고 있다. 성폭력은 성의 문제가 아니라 폭력의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성폭력 범죄의 책임을 피해자 탓으로 돌리는 '피해자 유발론'이 뿌리 깊다. 밤길을 다니지 않고 옷차림을 조심하면 성폭력을 예방할 수 있을까· 우리는 누구나 성폭력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가해자 입장에선 자신들에게 좀 더 쉬운 표적인 아동이나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다. 어떤 사람들은 성폭력이 지금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그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인정은 하지만 자신의 집 가까이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인정하지 못한다. 남에게나 있는 일로 간주한다. 만약 우리가 성폭력 피해자라면 당신을 보호해 주지 못한 사회, 그러한 위험에 노출시킨 가족, 고통을 안겨 준 가해자, 그 사실을 말하는 자신을 믿어 주지 않았던 선생님이나 친구들 또 다른 사람들, 자신을 지키지 못했던 자신에 대해 분노하고 절망할 것이다. 그 분노는 자기 학대, 절망 ,자살하고 싶은 마음을 낳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 자신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성폭력 피해는 자신에게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며 문제가 있는 사람이어서 당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 성폭력 문제는 분명 한 개인의 성의 문제와는 다르며 분명 사회적 폭력의 한 형태로 인식되어져야만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어 자신의 권리를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소리 내어 말할 수 있도록 믿어주고 비난받지 않을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만 한다. 무관심도 폭력이다. 피해자는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생존자로 자신의 삶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국가와 사회는 그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어야 한다. 그들은 가족으로부터 사회로부터 도움을 받을 가치가 있으며 도움을 청하고 지원을 받을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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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