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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2.23 14:40:14
  • 최종수정2015.02.23 14:40:14

변나영

음성가정(성)폭력상담소장

가족과 함께 따뜻한 시간이 되어야 할 명절이 언젠가부터 이혼 증가의 촉발제로 작용한다는 언론매체의 보도를 우연히 접하였다. 최근에는 명절이혼이라는 단어까지 생겼다는데

실제로 대법원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 법원에 접수된 이혼 소송은 설 연휴 다음 달 증가했다고 한다. 해마다 설 명절 직후 이혼 상담건수가 전달에 비해 10~30% 늘어나는 추세인데 그 원인이 무엇일까. 물론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친척간 부모자식간 특히 부부간 평소 참아왔던 갈등이나 불만들이 명절을 보내는 동안 폭발하게 되면 결국 이혼 이야기까지 나오게 되는데 아내는 아내대로 시댁과 남편의 무심함에 마음을 상하게 되고 남편은 남편대로 아내나 처가에 대한 평소 섭섭함이 표출되면서 양가 간 갈등까지 더해지다 보면 즐거워야 할 명절에 오히려 험악한 큰 소리가 오고 가게 되는 것이다.

필자 역시 특히 명절 때만 되면 친정과 시댁을 오가며 양가를 챙겨야한다는 압박감에 소위 명절증후군이라고 하는 알 수 없는 두통과 피로감에 늘 시달려왔다. 시댁은 7남매 대식구로 좋은 이야기만 오고가면 다행이지만 자칫 누구 한사람이라도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쌓였던 감정을 드러내다보면 집안 분위기는 순식간에 위태롭기까지하다. 거기다 시어머님은 늘 아들들이 먼저이고 며느리들은 뒷전인지라 특히 명절 때만 되면 며느리들의 불만은 커질 수 밖에 없는데 결국 그 화살은 가장 가까운 사람인 남편에게 향하고 만다. 그런데 우리 부부가 다행스럽게도 아직 명절이혼 이야기 없이 나름 잘 살고 있는가를 생각해보니 그건 평소 남편의 현명한 처세에 있었다. 남편은 평소 아내에 대한 배려가 참 많은 사람이다. 맞벌이하는 아내를 위해 식사준비를 함께 해주고 아이들에게도 집안 청소며 재활용 분리수거 등 각자의 역할을 다 하도록 가르쳐왔다. 서로의 역할을 나누고 함께 도우며 살아가는 것이 가족이라는 인식을 행동으로 보여주려 노력하는 남편의 모습에 아내인 나는 평소 높은 점수를 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내 가정에서 잘 하던 남편도 시댁에만 가면 달라지긴하지만말이다.오랫동안 내려온 우리사회의 명절 문화는 아직도 가부장적이며 여성인 아내와 며느리의 입장에서 보면 여전히 불공평한 점이 많고 특히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가족문화로의 변화가 필요한 게 사실이다. 올 설 명절에도 얼마나 많은 부부들이 돌아오는 차 안에서 불편한 마음을 드러내며 두고 보자를 결심했는지는 모를 일이다. 남편입장에서 볼 때 집안일은 집안일일 뿐이고 아내를 사랑하는 것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내들은 남편이 소소한 집안일을 함께 해주고 특히 명절 때 아내의 수고로움을 알아주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해줄 때 자신이 남편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아내 역시 남편의 입장에서 생각해 줄 수 있을 때 남편은 그런 아내가 더욱 더 고맙고 사랑스러울 것이다. 부부라고 해서 무조건 당연한 것은 없다.

행복한 부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마음을 표현하는데 인색하지 않아야하며 갈등이나 문제 상황에서도 먼저 다가갈 줄 알고 실수나 잘못이 있을 때는 진심으로 사과할 줄 알며 또한 상대의 진심은 받아들일 줄도 아는 너그러움이 있어야 할 것이다. 부부로 함께 잘 살아간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지만 그리 어려운 일만도 아니지 않을까…. 무엇보다도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좀 더 행복해지기를 바란다면 지금 행복해지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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