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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석 원장의 지구촌 여행기 - 스페인 세 번째 이야기

관광객을 매료시키는 힘…스페인 광장의 돈키호테

  • 웹출고시간2014.04.03 15:10:56
  • 최종수정2014.11.04 10:59:36

스페인 광장에 위치한 돈키호테 동상. 중앙에 우뚝하니 서 있는 돈키호테 동상 뒤에는 세르반테스가 이들을 쳐다보고 있다. 엉뚱한 매력의 돈키호테 뒤를 따라다니는 산초의 모습.

스페인하면 생각나는 소설 중 하나가 '돈키호테'다. 그래서 마드리드 스페인 광장에 가면 돈키호테 동상이 있다. 관광객들이 이 광장을 가는 이유 중 하나가 돈키호테 동상을 보기 위해서다. 실제 사람들이 생각하는 동상의 위력은 대단했다.

그런데 소설 돈키호테의 배경은 이곳 마드리드가 아니다. 이곳에서 기차로 1시간 반 정도 이동해야하는 '캄포 데 크립타나(Campo de Criptana)'라는 아주 작은 동네다.

그곳까지 가는 교통편도 만만치 않다. 막상 가더라도 덩그러니 풍차 몇 개가 있는 것이 전부인 삭막한 동네다.

빠듯한 일정에 그곳까지 가 볼 여력이 안 된 나는 그나마 이곳 스페인 광장 중앙에 소설가 세르반테스를 기리기 위해 세워놓은 기념비와 바로 앞의 돈키호테와 산초 동상으로 만족해야 했다. 동상 뒤에 앉아있는 세르반테스 동상이 자신이 쓴 소설의 주인공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많은 관광객들은 돈키호테 동상에 모여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나 역시 사진 몇 장을 남기기 위해 그러고 있었다.

마드리드 강남이라 불리는 최대의 번화가 그랑비아(Gran Via) 거리 .

마드리드의 최고의 번화가인 그랑비아(Grand Via. 큰 길이라는 뜻)는 우리나라 서울로 따지면 강남과 같은 곳이다. 큰 거리의 명품가로 엄청난 인파들이 북적이는 곳이다. 관광객들과 현지인이 가장 많이 섞여 있는 거리가 아닌가 싶다.

마드리드 지하철역의 모습.

나는 지하철을 타고 다음 코스인 '티센 보르네미사(Thyssen-Bornemisza)' 미술관으로 향했다. 유럽의 지하철역들은 다들 비슷비슷한 모습이다. 지저분해보이면서도 무언가 독특한 느낌이 있다. 우리의 네모반듯한 역사와는 다르게 둥그스름한 형태를 띄고 있다.

Banco de Espana역을 나오면 눈앞에 펼쳐지는 마드리드 중앙우체국.

미술관을 가기 위해 Banco de Espana역에 내리고 보니 웅장한 건물이 눈앞에 들어온다. 마치 궁전 같은 이 멋진 건물은 바로 마드리드 중앙 우체국이다. 미술관 시간에 쫓겨 눈도장 찍듯이 쑥 한 번 훑어보고 미술관으로 향한다.

처음에는 미술을 왜 보는지 관심도 없었다. 내가 그렇다고 미술을 잘 그리는 것도 아니고 접할 기회가 많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미술이란 먼 남의 나라 이야기인 듯 했다.

어느 여행지를 가게 되면 그냥 미술에 관심도 없었던 내가 책에 단지 쓰인 유명한 곳이라고 해서 그냥 하나 둘 들어가게 됐던 것이 계기가 되었다.

티센 보르네미사(Thyssen-Bornemisza) 미술관 1층 전경. 입구에 들어서면 외관과는 다르게 상당히 정갈한 살구색의 벽면에 깔끔한 느낌이다.

그러다보니 점점 익숙한 화풍이 눈에 들어오고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미술사를 들춰보게 되고 그 연계를 조금씩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제는 이 미술관에는 어떤 미술품이 있을까 궁금해 먼저 찾게 된다. 마드리드의 미술관하면 프라도 미술관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곳 티센 보르네미사를 이야기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미술관의 'Thyssen'이라는 이름을 보면 어딘가 낯익다. 분명히 어디선가 보았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흔히 보아왔던 바로 ThyssenKrupp 이곳과 무언가 연계가 된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직접 찾아보았다.

내 생각이 들어맞았다. 바로 철강 재벌 Thyssen가의 컬렉션으로 구성되어있는 미술관이었던 것이다. 겉은 아주 초라해 보이기 그지없는 곳이지만 마치 시험 치기 전 정리본 한 장을 들고 있는 느낌이랄까. 정리본 한 장에 모든 시험문제의 답이 요약돼 있는 듯 알찬 느낌이 드는 미술관이다.

티센 보르네미사 미술관 전시된 스페인 국왕과 왕비 그림(왼쪽)과 Edward Hopper의 Hotel Room 그림.

1층 입구에 들어서면 외관과는 다르게 정갈한 살구색의 벽면이 깔끔한 느낌이다. 입구 한 쪽에는 큰 그림 두 장에 왕관이 올려져 있는데 스페인 왕실과 관련된 사람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현재 국왕인 후안 카를로스 국왕과 소피아 왕비다. 우리나라를 두 차례나 방한했던 국왕과 왕비는 검소함과 덕망으로 스페인 전 국민의 존경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미술관 1층에 이렇게 있는 이유는 아마 이같은 존경심의 표현이 아닐까 한다. 책에 소개된 그림 중 Edward Hopper의 'Hotel Room'이라는 그림은 이 미술관에서 가장 기억 남는 작품 중 하나다.

피카소부터 시작해서 정말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화가들이 가득한 이 미술관에서 처음 접해본 이 화가의 그림을 보는 순간 왜 그렇게 슬프던지.

가방이 있는 것으로 봐서 여행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모자랑 신발을 벗어 던져 놓고 호텔방에 앉아 다음 여행 스케줄을 확인하고 있는 그녀의 표정은 절대 밝지가 않다. 자세히 보면 표정을 그린 것이 아니라 색채로 그녀의 얼굴을 어둡게 표현한 것뿐이다.

이 그림자와 색채 하나로 그림은 무언가 매우 슬픈 분위기로 탈바꿈해버렸다. 만약 이 그림에서 그녀의 얼굴에 있는 그림자의 색감을 밝게 했더라면 그림 전체가 정말 다른 분위기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면서 한참을 봤다. 여행을 후회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녀는 왜 이곳을 오게 된 것일까 온갖 혼자만의 상상을 해봤다. 그래서 미술은 작품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보고 느끼는 것인가 보다.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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