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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석 원장의 지구촌 여행기 - 스페인 다섯 번째 이야기

  • 웹출고시간2014.10.30 20:23:44
  • 최종수정2014.11.04 11:00:40

프라도 미술관(Museo del Prado) 전경.

오늘은 마지막 마드리드 일정이니 만큼 동선이 크지 않는 범위 내에서 관광으로 뒷전으로 미뤘던 미술관을 돌아보기로 했다.

실제로 유럽의 어느 다른 지역의 대도시와는 다르게 마드리드는 부지런히 하루 정도 둘러보고 나면 유명 관광지는 다 돌아볼 수 있을 정도로 특별한 볼거리가 많진 않은 곳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호텔에 짐을 맡기고 먼저 발길을 돌린 곳은 프라도 미술관(Museo del Prado).

프라도 미술관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는 미술관이지만 마드리드를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꼭 거쳐 가는 코스 중 하나일 정도로 상당한 규모의 유럽 3대 미술관 중 하나이다.

지하철을 타고 아토차역(Atocha)에서 내려서 프라도 미술관 방향으로 걷는데 도로 한 중간에 공원을 방불케 하는 산책로가 있었다.

아토차역에서 내려 프라도 미술관을 향하는 도중 도로 한 중간의 멋진 산책로.

강남 한복판에 도로 한 가운데에 왕복 6차선 크기의 울창한 나무 산책로를 만들어 놓았다고 상상해 보라. 그 얼마나 매력적인가. 이 길을 따라 십여 분을 걸으니 저 멀리 프라도 미술관이 보인다.

오후 늦게 방문하게 되면 1회 입장객수를 제한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할 수 있어서 마드리드를 방문할 기회가 흔치 않은 관광객인 나로서는 그 기다리는 시간마저 아까운 건 당연한 것이었기에 일찍 방문하기로 하고 나선 것이었다. 개장시간에 맞춰 나름 일찍 간다고 갔으나 아니나 다를까 이미 삼십여 미터의 줄이 서 있다. 다들 비슷한 생각인 듯하다.

이곳은 다른 미술관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스페인 3대 화가인 고야, 벨라스케스, 엘 그레코의 미술을 쉽게 감상할 수 있다. 실제로 이 스페인 3대 화가들에 대한 인지도는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은 모르는 것은 당연하거니와 나 역시 이 세 사람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Las Meninas)'.

이 그림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은 벨라스케스 작가가 아닌 저 뒤에 거울에 비친 국왕내외. 그리고 왼쪽에는 벨라스케스가 그림을 그리고 있으며 공주 오른쪽에는 왜소증 시녀가 한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작품들을 직접 보는 순간 '아~ 이 그림이 이 사람 작품이구나!'라고 할 정도로 의외로 아는 작품들이 많다. 특히 눈에 들어오는 작품은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Las Meninas)'. 한 눈에 척하고 봐도 어디에선가 한 번은 봤던 유명한 작품이다.

척하니 봐도 주인공은 조그마한 꼬마 아가씨인 마르가리타 공주이지만 이 작품을 보자마자 내 눈에 들어오는 건 다름 공주 오른쪽에 있는 키가 유독 작은 저신장 왜소증 증세가 있는 시녀다. 직업병이 도진 것이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데도 혼자 Achondroplasia (연골무형성증)이라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왜소증이라고 하는 이 질환은 연골무형성증이라고 하며 머리가 상대적으로 크고 짧은 팔 다리, 튀어나온 이마를 특징적으로 보이는 질환으로 외화에 서커스단역으로 자주 나오기도 한다.

프라도 미술관 내 이 미술관만의 기념품이 즐비한 뮤지엄 샵.

펠리페 4세는 이러한 광대를 좋아해서 항상 곁에 두고 왕실의 유흥도 담당했을 뿐 아니라 민심을 국왕에게 전달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들이 입고 있는 화려한 옷들은 왕실의 총애를 받고 있음을 보여주며 실제로 미술관 한쪽에는 벨라스케스의 왕궁의 일상을 그린 그림 중에 이 사람들만 따로 초상화를 그려 모아둔 방이 있을 정도로 그 당시 이들은 궁중생활의 일상이었다.

이 외의 이름을 들으면 다 알만한 작가들의 그림을 하나 둘 관람을 하다 보니 어느덧 3~4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다음 스케줄을 생각해야 했길래 총총 걸음으로 나오자마자 들린 곳은 뮤지엄 샵으로 외국의 여느 미술관을 방문하고 나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관광지를 방문을 하던 똑같은 기념품은 구매하고 싶은 생각조차 들지 않지만 이곳에서는 이곳 아니면 살 수 없는 물건들이기에 한 번은 유심히 보게 된다. 우리나라도 이런 부분이 조금이라도 개선이 된다면 얼마나 좋으려나.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관(Museo Nacional Centro de Arte Reina Sof·a)의 전경.

큰 기대를 하고 가지 않았던 것 이외의 상당히 멋진 그림들이 가득했던 프라도 미술관을 뒤로 한 채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관(Museo Nacional Centro de Arte Reina Sofia)으로 향했다.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관은 이전에 국립병원이었던 건물 일부를 보수하여 1986년 레이나미술센터로 개관하였고 1988년 국립미술관이 되었으며 1992년 9월 10일 에스파냐 왕비인 소피아 왕비에서 이름을 따서 재설립하였다.

가는 길은 여전히 아름답고 멋지고 여기서 조깅하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차도 옆이라 썩 건강에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관 내부.

프라도 미술관을 나와서 걸어서 10여분 아토차역이 있는 곳으로 향하면 우측방향에 위치하고 있어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루브르박물관을 방문하는 이유가 바로 모나리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듯 이곳은 피카소의 대작인 '게르니카(Guernica)' 이 한 점을 보기 위함이었다.

실제로 7미터가 넘는 작품 앞에 직접 섰을 때 전율과 웅장함을 온몸으로 머리카락부터 발끝까지 느껴지는 느낌은 책자에서 본 그 느낌과는 차원이 달랐다.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관의 피카소의 '게르니카'

7미터의 대작이라 사진으로 보는 것과 달리 실제로 눈앞에 접하는 순간 그 위용에 압도당하고 만다.

게르니카는 1937년 4월 26일 스페인 북부 게르니카에서 히틀러가 스페인의 독재자인 프랑코를 돕기 위해 독일군이 3시간 동안 무차별 융단폭격을 가행함으로 인해 천 명 이상이 학살당한의 역사배경을 그린 그림이다.

피카소 하면 입체파(큐비즘, Cubism) 화가로 입체파 그림이 실제로 가슴으로 와 닿기란 그리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죽은 아이를 안고 오열하는 어머니, 죽은 군인의 모습이 검은색과 흰색의 무채색만으로 화폭 전체에 널브러져 있는 모습이 전쟁의 참상을 느낄 수 있는 이 그림은 이번 마드리드에서 보고 온 그림 중에 머릿속에서 잊히지 않을 만큼 가장 뇌리에 박힌 작품 중 하나가 되었다.

피카소가 한국에서의 학살이라는 그림을 그렸던 것처럼 게르니카 역시 전쟁에 대한 잔혹함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은 평화주의였음을 알게 해주는 그림이다. 최근 들어 북한의 동향으로 정국이 뒤숭숭한 이 시점에서 이런 일은 다시는 자행되면 안 될 것임이 분단국가에 사는 한국인으로서 어쩌면 더 마음에 와 닿았던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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