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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11.20 18:27:41
  • 최종수정2014.11.20 18:27:41
톨레도에서 자동차를 타고 1시간 정도를 달리다보니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세고비아 중심인 아소게호 광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세고비아 하면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기타'지만 실제 세고비아와 세고비아 기타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단지 세계적인 기타 연주자인 안드레스 세고비아의 세고비아와 같은 이름 때문일 것이다.

얼마 전 TV 방송에서 '꽃보다 할배-스페인 편'을 보는데 이곳 세고비아가 방송돼 어찌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나는 차를 주차시킨 뒤 본격적인 탐방을 위해 아소게호 광장에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간략한 산책 코스를 물어 둘러보기 시작했다.

마드리드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마드리드 근교를 둘러보기 위해서는 톨레도 다음으로 세고비아를 찾는 이유가 있다.

세고비아 첫 번째 명물인 아소게호 광장의 탁 트인 공간에 30미터나 되는 웅장하고 높은 로마 수도교.

세고비아에는 세 개의 명물이 있는 데 그 중 첫 번째가 세고비아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사진을 보면 빠지지 않는 세고비아 로마 수도교(Acueducto Romano)이다.

이 수도교는 아소게호 광장에 매우 높게 위치해 있는데 5유로 뒷면에 있는 배경과 흡사한 곳이기도 하다. 이 수도교는 실제로는 꽤 길지만 아소게호 광장에 위치하고 있는 이 수도교가 가장 높고 멋지다. 광장처럼 탁 트인 공간에 30m나 되는 수도교를 보면 어떻게 보면 매우 단순한 이 수도교조차 멋지고 웅장하다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이 수도교는 전체 길이 728m, 30m의 2단 아치로 되어있는데 돌과 돌 사이에는 어떠한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은 화강암의 압력만으로 지어진 건축물이라니 더욱 대단해 보인다. 이곳은 바로 세고비아 여행 시작 포인트가 되는 곳이기도 하다.

이 로마 수도교가 있었던 것으로 봐서 로마시대 때 세고비아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곳인 듯하다. 조금 더 가까이서 보니 목이 아플 정도로 높을 뿐 아니라 쌓아 올린 돌들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지금도 저런 공사를 하려면 꽤나 공을 들여야 할 텐데 이것들을 도대체 어떻게 접착제 없이 하나씩 쌓아 올렸을 까라는 생각을 하니 아무것도 아닌 수도교 하나를 보면서도 그 당시의 건축기술이 얼마나 우수한지는 말 하지 않아도 그냥 느껴진다.

세고비아는 전역을 모두 둘러보는데 세 네 시간이면 구도심 전체를 다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크지 않은 관광지여서 부담가지지 않고 돌아볼 수 있다. 길은 중세도시의 느낌처럼 넓지는 않지만 정갈하게 세워져 있는 건물들의 베란다에는 꽃들이 걸려있어서 아름다움이 배가 됐다.

도심의 크기와는 다르게 웅장하게 있는 세고비아 대성당.

15분 정도를 천천히 걷다보니 갑자기 광장과 함께 대성당이 나타났다. 세고비아 대성당은 톨레도에서 본 대성당과는 전혀 다른 외관이다. 둘 다 웅장하긴 마찬가지지만 톨레도 대성당은 긴 성당의 외형과 화려한 파사트와 하늘 높이 솟아 있는 모습의 강렬한 남성미가 넘치는 힘이 느껴지는 곳인 반면 세고비아 대성당은 대성당 정면은 약간 단조로운 느낌이었으나 돌아서서 보이는 뒷모습은 매우 우아하고 화려하며 섬세한 모습은 마치 애교 없고 왠지 무뚝뚝하며 화장기 하나 없지만 그 내면은 어느 누구보다 여성스러운 그런 여성의 느낌이었다.

세고비아 도심.

성당 앞 광장에 있는 벤치에 잠시 기대앉아서 이 한가로움을 그냥 느껴보았다. 도심의 크기에 비해 도심 중앙에 유독 큰 대성당이 위치하고 있는 것은 스페인 인구의 98%가 가톨릭이고 독실한 신자들이 많은 곳이다 보니 예전 카스티야 왕국의 수도로서 이교도를 몰아내고 기독교 국가임을 보여주는 화려한 과거를 보여주는 흔적이기도 하다. 그리고 도심 중간 중간에 이렇게 큰 대성당이 있음에도 다른 성당들이 있는 것을 봐서는 스페인 사람들에게 가톨릭은 떼어놓을 수 없을 만큼 일상생활인 것 같은 매우 소중한 곳임을 느낄 수 있었다.

세고비아 두 번째 명물인 백설공주의 성, 알카사르(Alcazar)

10여분을 더 걸었을까. 세고비아 구도심의 가장 끝에 위치하고 있는 알카사르(Alcazar, castle의 스페인어)에 도착할 수 있었다. 바로 이 알카사르가 세고비아의 두 번째 명물인데 세고비아에서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월트 디즈니의 백설공주가 살던 성, 더 정확하게는 백설공주를 쫒아내고 독사과를 만든 마녀가 살았던 모델이 된 성이기 때문이다.

이곳에 들어가면 마치 백설공주의 미모를 질투한 마녀가 항상 물어본 그 거울이 있을 것 같다. 이런 동화 속 느낌과는 다르게 이곳 알카사르는 상당히 견고하고 요새와 같은 느낌으로 서 있다. 알카사르 정문 바로 옆에는 전망대를 올라갈 수 있는 탑(Torre)이 있다. 여행을 하다보면 어느 여행지를 가더라도 이상하리만큼 전망대와 같은 높은 곳에 심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곳도 예외는 아니다. 탑을 올라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올라가는 티켓을 같이 끊어서 올라가 보기로 한다. 전망대에 집착을 하는 이유는 아래에서 늘 걷는 내 시선과 다르지 않는 곳에 보는 풍경과 내 키를 넘어선 조금이라도 더 위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같은 장소일지라도 탁 트인 시야에서 전체를 바라볼 때의 그 색다른 모습의 중독성 때문일 것이다. 매번 전망대를 걸어 올라가면서 죽을 듯이 힘들어하면서도 올라가는 이유이기도 했다. 알카사르에 도착한 시간이 전망대를 올라갈 수 있는 마감시간에 가까워서 조급한 마음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알카사르 전망대에서 바라본 세고비아 도심의 전경. 도심의 소박한 느낌과는 사뭇다른 화려한 세고비아 대성당

힘들게 올라간 전망대에 오르니 세고비아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아 역시 이번 선택도 후회가 없다. 숨을 고르면서 천천히 다시 둘러보니 아래에서 미처 몰랐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보통 성은 도심 중간에 있는데 반해 이곳 알카사르는 벼랑을 등지고 세고비아의 가장 끝 절벽에 배수의 진을 치고 있었으며 도심 전체는 절벽 위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외부로의 침입으로부터 막고 있는 도심 전체가 하나의 요새처럼 되어있었다.

세고비아 도심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정말 시원하게 불어왔다. 전망대에서 유독 눈에 들어오는 곳은 단언컨대 세고비아 대성당이다. 조금씩 해가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하면서 대성당이 노을에 붉게 물들고 있는 모습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한 모습이었다.

길을 걷다보니 어느덧 처음 출발했던 세고비아 수도교의 옆으로 나오게 되었다. 아래에서 바라 본 수도교와 위에서 보는 수도교의 모습은 또 다르다. 생각보다 꽤나 높다. 이곳에서 아소게호 광장을 바라보다보니 해가 이젠 뉘엿뉘엿 지기 시작한다.

세고비아의 야경.

아소게호 광장을 내려와서 저물어가는 태양으로 하늘과 명확한 대비를 보여주는 수도교의 명암만이 보였다. 정말 아름답게 느껴졌다. 저녁식사 시간을 놓쳐 이곳의 세 번째 명물이라고 하는 3주 정도 된 새끼 돼지를 구워낸 애저구이 '코치니요(Cochinillo)'를 먹어볼 수 없다는 건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었다. 식당을 알아보는데 이미 식당들이 문을 닫는 시간이라 들어갈 수 없었다.

코치니요를 핑계 삼아 다음에 다시 한 번 더 세고비아를 올 핑계거리가 생긴 셈이다. 이제 마드리드 근교의 여행 일정은 모두 끝났다. 마드리드와 그 주위 중세도시인 톨레도와 세고비아 이 도시를 돌아보고 나니 며칠 내내 중세시대에 멈춰있는 것 같았다. 코치니요를 핑계 삼아 언젠가는 다시 이곳을 방문하리라 생각하면서 이제는 이미 어두워진 하늘과 라이트로 반사되는 수도교를 바라보면서 이곳 세고비아 여행을 끝낼 수 있었다. <끝>

사진설명

S01, 02 세고비아 첫 번째 명물인 아소게호 광장의 탁 트인 공간에 30미터나 되는 웅장하고 높은 로마 수도교

S03, 04 세고비아 도심

S05, 08 도심의 크기와는 다르게 웅장하게 있는 세고비아 대성당

S06 세고비아 두 번째 명물인 백설공주의 성, 알카사르(Alcazar)

S07 알카사르 전망대에서 바라본 세고비아 도심의 전경, 도심의 소박한 느낌과는 사뭇다른 화려한 세고비아 대성당

S07-1 알카사르에서 바라본 전경

S09-12 세고비아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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