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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10.15 15:52:37
  • 최종수정2013.10.15 15:52:37

도민재

청주대학교 한문교육과 교수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사람들과 사귀고 또 헤어진다. 한 마디로 우리의 삶은 인간관계의 연속성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에, 사회 속에서의 인간관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다. 인간관계의 모범에 대해, 공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안평중(安平仲)은 사람들과 사귀기를 잘한다. 사귄지 오래 되어도 공경하는구나!"<··論語··>

안평중은 중국 춘추시대(春秋時代) 제(齊)나라의 재상(宰相)이었던 안영(晏·)을 말한다. 그는 평소에 검소한 생활을 실천하며 제나라를 부강하게 만든, 춘추시대의 뛰어난 정치가 중 한 사람이었다. 그는 제나라의 대부(大夫)로서 영공(靈公)과 장공(莊公), 경공(景公)의 세 군주를 섬기면서 지위가 상국(相國:지금의 首相과 같은 지위)의 자리까지 올랐다. 안영은 제나라의 세 임금을 섬기면서도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잃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오래 사귀어 친하게 되더라도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를 잃지 않았던 점에 있었다. 나를 존중해 주는 사람을 비방하고 지위에서 밀어내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안영이 상대방을 공경하고 존중하는 자세를 변치 않았던 것이, 바로 지위와 권력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흔히 사람을 사귈 때, 처음에는 상대를 존중하다가도 어느 정도 가까워지면 편하다고 해서 함부로 대하는 경향이 많다. 그렇지만 편하게 대하는 것과 함부로 대하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오히려 가까운 사람이 함부로 내뱉은 말 한 마디가 상대방에게는 큰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렇기에 '가까이 두고 오래 사귄 친구(親舊)'일수록 더욱더 상대방에 대한 존중의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상대방에 대한 존중의 자세는 어디에서부터 나오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나와 다른 너'를 인정하는 마음가짐에서 비롯된다고 하겠다. 사람은 누구나 타고난 특성이나 자라온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생각이나 행동이 모두 똑같을 수 없다. 그런데 우리들은 이러한 서로 다른 특성을 무시하고, 주변 사람들이 나와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해 주기를 바란다. 그렇지만 이러한 생각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학교나 사회집단 등에서 자주 일어나는 집단 따돌림 현상들은, 대부분 나와 다른 생각이나 행동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데서 생겨나는 것이다.

공자는, 사회를 이끌어가는 진정한 리더인 군자(君子)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을 추구하는 사람이라고 하였다. 여기서 '화(和)'란 서로 다른 상대의 차이(差異)를 인정하고 이를 조화시키는 것이고, '동(同)'이란 서로 다른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똑 같게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즉, 진정한 리더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다양성 속에서 공동체의 조화를 모색하는 사람이다. 이러한 '나와 다른 너'를 인정하는 자세 역시 상대방에 대한 존중의 정신에서 비롯된다고 하겠다.

이러한 존중의 정신은 친구사이 뿐 아니라, 부부와 같은 가족관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예로부터 부부관계도 '상경여빈(相敬如賓)'이라고 하여, 서로 존중하기를 손님 대하듯이 하라고 하였다. 이는 부부간에 서로 상대방의 입장과 역할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부부관계가 오래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사회가 겪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높은 이혼율과 그에 따른 가정의 해체와 같은 사회문제들도, 근본적인 원인은 부부 사이에서의 존중의 정신을 잃어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이처럼 상대방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기본자세인 '공경'과 '존중'은 곧 모든 인간관계에서의 핵심덕목이다. 그래서 "사랑과 공경은 정치의 근본이 된다"<··禮記··>고 한다. '다름'은 틀린 것이 아니고, 우리가 서로 인정하고 조화시켜야 할 다양성의 한 부분이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배척하지 않고, 서로를 인정해 줄 수 있는 '공경(恭敬)과 존중(尊重)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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