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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12.10 16:04:57
  • 최종수정2013.12.10 16:04:57

도민재

청주대학교 한문교육과 교수

인간은 다른 사람과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적 존재다. 사람들은 남과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서로 질서를 지키며 조화롭게 살기 위하여 '예절(禮節)'을 만들고 지켜왔다. 예절은 자기 자신이 스스로 바른 마음가짐과 몸가짐을 지니도록 하는 자기수양(自己修養)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이에 동양에서는 자기수양의 방법으로 '구사(九思)'와 '구용(九容)'을 강조해 왔다.

'구사'는 ··논어(論語)·· ·계씨(季氏)·편에 나오는 말로, 예절을 실천하기 위한 아홉 가지 마음가짐이라 할 수 있다.

① 시사명(視思明) : 눈으로 볼 때는 분명하게 보려고 생각한다.

② 청사총(聽思聰) : 귀로 들을 때는 참뜻을 밝게 이해하려고 생각한다.

③ 색사온(色思溫) : 얼굴 표정을 지을 때에는 항상 온화하게 하려고 생각한다.

④ 모사공(貌思恭) : 모습은 공손하게 하려고 생각한다.

⑤ 언사충(言思忠) : 말을 할 때는 참되고 정직하게 하려고 생각한다.

⑥ 사사경(事思敬) : 일은 공경하는 마음으로 정신을 집중하여 처리하려고 생각한다.

⑦ 의사문(疑思問) : 의문 나는 것이 있을 때에는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아 배우겠다고 생각한다.

⑧ 분사난(忿思難) : 분하고 화나는 일이 있으면 이로 인해 재앙이 생기게 될 것을 생각한다.

⑨ 견득사의(見得思義) : 자기에게 이득이 생기는 것을 보면 그 이득이 정당한 것인가를 생각한다.

'구용'은 ··예기(禮記)·· ·옥조(玉藻)·편에 나오는 말로, 예의바른 행동의 기준이 되는 아홉 가지 몸가짐을 제시한 것이다.

① 족용중(足容重) : 발을 옮겨 걸을 때에는 신중하게 한다. 다만 어른의 앞을 지나거나 어른이 부를 때, 그리고 어른의 명(命)으로 일을 할 때에는 민첩하게 한다.

② 수용공(手容恭) : 손의 모습은 공손하게 한다. 일이 없을 경우에는 두 손을 모아 공손하게 공수(拱手)한다.

③ 목용단(目容端) : 눈은 단정하고 곱게 뜬다. 치뜨거나 곁눈질을 하지 않는다.

④ 구용지(口容止) : 입은 조용히 다물어야 한다. 말하지 않을 때 입을 벌리고 있거나, 어른 앞에서 껌을 씹으면서 이야기하지 않는다.

⑤ 성용정(聲容靜) : 말을 할 때에는 고요하면서도 정확하게 말을 하며, 시끄럽거나 수선스럽게 하지 않는다.

⑥ 두용직(頭容直) : 머리를 곧고 바르게 하여 의젓한 자세를 갖는다.

⑦ 기용숙(氣容肅) : 호흡은 조용히 고르게 해서, 기상(氣象)을 엄숙하게 갖는다.

⑧ 입용덕(立容德) : 서 있는 모습은 그윽하고 덕성 있게 한다. 기대거나 비뚤어진 자세로 서 있지 않는다.

⑨ 색용장(色容莊) : 얼굴 표정은 항상 명랑하고 씩씩하게 갖는다.

'구사'와 '구용'은 예로부터 인간다움을 확립하기 위한 실천공부로 매우 강조되어 왔다. 예를 들어, 율곡 이이(栗谷 李珥, 1537~1584)는 초학자들을 교육하기 위해 만든 교재인 ··격몽요결(擊蒙要訣)··에서, "구용과 구사는 몸과 마음을 수양하는데 가장 절실한 것이므로 이를 책상 모서리에 써서 붙여 놓고 항상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 '구사'와 '구용'은 현대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인성교육(人性敎育)을 위한 실천덕목이라 하겠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이라고 불려왔다. 이는 고대로부터 우리 민족이 순수하며 후덕(厚德)한 마음씨를 지니고 예의(禮儀)를 숭상하여 왔던 민족임을 잘 나타내는 말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러한 말이 무색할 정도로 윤리의식이 실종되어 버렸다. 얼마 전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청소년의 '정직지수'는 평균 74점에 불과하였다. 심지어 고교생의 절반 정도는 10억이 생긴다면 감옥에 가도 괜찮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지금이야말로 '구사'와 '구용'과 같은 실천덕목을 통한 인성교육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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