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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재

청주대 한문교육과 교수

최근 우리 사회에는 'Well-being(참살이)'이라는 단어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Well-being'에는 육체적인 건강과 정신적인 건강이 조화된 삶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복잡하고 고도화된 현대 산업사회에서 생겨나는 인간소외 등의 병폐현상을, 'Well-being'를 통해 치유하고자 하는 삶의 방식이다. 이러한 경향은 우리의 삶이 물질적 가치나 명예보다 건강한 심신(心身)을 유지하는 삶을 행복의 척도로 삼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이 'Well-being'과 함께 'Well-dying'이라는 말도 빈번하게 쓰이고 있다. 'Well-being'이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Well-dying'은 행복한 죽음을 의미한다. 존엄하게 죽을 권리인 존엄사(尊嚴死)에 대한 논의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나온 말이다. 삶과 죽음은 결코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동전의 양면과 같이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동양의 전통사회에서는 육체적 관점에서의 삶과 죽음 뿐 아니라, 도의적(道義的) 관점에서 삶과 죽음의 가치(價値)를 중시해 왔다. 즉 단순히 육체적(肉體的)인 생명의 유지가 아닌 가치론적(價値論的) 측면에서 삶의 가치와 의미를 중시하였던 것이다.

공자(孔子)는 삶과 죽음에 대하여, "뜻있는 선비와 어진 사람은 삶을 구하고자 인(仁)을 해치지 않고, 자기 몸을 죽여서라도 인을 이루고자 한다"(논어·論語)고 하였다. 이 '살신성인(殺身成仁)'의 태도는 육체적인 측면에서의 삶보다 도의적 측면의 삶을 더욱 강조한 것으로, 참된 진리의 구현을 위해서라면 굳이 삶에 집착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맹자(孟子)는 이를 더 강조하여, '사생취의(捨生取義:생명을 버리고 의리를 취함)'를 말하였다. "생선도 내가 원하는 것이고, 곰발바닥도 내가 좋아하는 것이지만, 두 가지를 모두 가질 수 없다면 생선을 버리고 곰발바닥을 선택할 것이다. 삶도 내가 원하는 것이고, 의(義)도 내가 원하는 것이지만, 두 가지를 모두 겸할 수 없다면 삶을 버리고 의를 택하겠다. 삶 또한 내가 원하는 것이지만, 삶보다 더 간절하게 원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구차하게 삶을 얻으려 하지 않는 것이다. 죽음 역시 내가 싫어하는 것이지만, 죽음보다 더 싫어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구차하게 환난(患難)을 피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맹자·孟子)

맹자는 생명을 유지하는 것과 의리를 지키는 것이 모두 중요한 것이지만, 구차하게 생명을 유지하기보다는 차라리 의롭게 죽는 것을 더 가치 있게 생각한 것이다. 이처럼 전통사회에서는 육체적인 삶에 못지않게 도의적인 삶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이에 따라 도의(道義)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과감히 바치기도 하였다. 사람다운 삶을 구현하기 위해서, 구차히 생명을 유지하기보다는 차라리 떳떳하게 죽고자 하였던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전통사회에서 생명의 가치를 결코 가볍게 여긴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이러한 관점은 삶과 죽음을 별개로 보지 않고, 참된 생명의 가치를 추구하는 생명존중(生命尊重) 사상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겠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자살률의 증가 등과 같은 생명경시 풍조가 만연해 있다. 이러한 사회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단순히 생물학적(生物學的) 차원에서의 삶과 죽음만이 아니라 문화적(文化的) 가치론적(價値論的) 차원에서의 삶과 죽음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왜 살고 왜 죽는가, 그리고 어떻게 살 것인가 등과 같은 삶에 대한 자기성찰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삶과 죽음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철학교육이 우선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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