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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3.05 14:48:5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도민재

청주대 한문교육과 교수

3월이 되었다. 학교에서의 3월은 새로운 시작의 달이다. 새내기 입학생들은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새로운 학교에 적응하고 있고, 새 학년으로 진급한 학생들도 활기찬 모습으로 새 학기를 시작한다. 따뜻해지는 날씨처럼 사람들의 얼굴에도 새로운 시작에 대한 희망이 엿보인다. 이처럼 3월은 모든 생명들이 동면에서 깨어나듯이,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활기찬 달이다. 마음은 벌써 따뜻한 봄이 된 듯하다.

매년 3월에 새내기 학생들이 들어오면 항상 해주는 이야기가 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삶의 목표를 확고히 정하라는 것이다.

모든 학생들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대학생이 되어서도 자신의 삶의 목표를 스스로 설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우리의 중·고등학교의 교육이, 정작 중요한 삶의 성찰을 통한 적성을 찾는 교육보다는, 입시를 위한 도구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자기 자신의 목표에 대한 성찰 없이 부모나 선생님의 권유 등에 의해 수동적으로 자신의 진로를 선택하게 된 학생들은, 대학생이 돼서도 삶의 방향을 잃고 헤매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대학에서의 수강신청이나 학점관리, 경력관리도 부모에게 의존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필자도 몇 년 전 학부모가 자녀의 성적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전화를 받은 적이 있었다. 부모의 과잉보호가 젊은이들의 목표의식을 없애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세계적인 경제침체로 인해 심해지고 있는 취업난은, 더욱더 자신의 적성이나 희망보다는 안정적인 직업을 위한 학과를 선택하게 하고 있다. 이처럼 자신의 적성이나 희망이 반영되지 않은 학과 선택은, 오히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거나 인생의 귀중한 시기를 헛되이 보내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러한 결과는 결국 자신의 삶의 목표가 확고하지 않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고 하겠다.

길을 갈 때 목적지가 있어야 하는 것처럼, 우리가 어떤 일을 할 때에는 나름의 목표가 있어야 그 일을 제대로 마칠 수가 있다. 하물며 우리의 일생을 좌지우지할 삶의 목표는 더더욱 중요할 것이다. 공자(孔子)는 "사람이 먼 장래에 대한 생각이 없다면, 반드시 눈앞의 걱정거리가 생긴다(人無遠慮 必有近憂)"고 하였다. 사람이 자기 인생에 대한 확고한 목표가 없다면,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하여 항상 근심 걱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먼 장래에 대한 확고한 목표가 있다면 오늘의 어려움이나 고난도 참고 극복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전통사회에서는 입지(立志)라고 했다. 공자는 스스로 "나는 15세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志于學), 30세에 자립(立)할 수 있었다"고 했다. 곧, 청소년기에 자신의 삶의 목표를 세우고, 10여 년간 열심히 노력하여 홀로서기에 성공했다는 말이다. 그만큼 삶의 목표를 세우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새 봄, 특히 새로운 시작을 하는 학생들은 먼저 자신의 삶의 목표를 확고히 세울 필요가 있을 것이다. 먼 장래에 대한 인생의 목표가 설정되었다면, 올 한 해의 목표는 더욱 뚜렷해질 수 있을 것이다. 반드시 먼 장래의 목표가 아니라 하더라도, 몇 년 후 또는 1년 후의 목표를 세워보자. 천릿길도 한걸음부터라고 하지 않았던가! 이처럼 자신의 삶의 목표가 명확해 진다면, 나에게 주어지는 하루하루는 항상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해 줄 것이다.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시간만큼은 그 일이 힘들더라도 즐겁고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자는 "단순히 알기만 하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고 하였다. 어떤 일이든 즐기는 자세로 임하는 것이 가장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래서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라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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