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기다리거나 힘든 일을 할 때 시간이 잘 가지 않는다고 느낀다. 반면 몰입하거나 즐거움을 느낄 때는 어떻게 시간이 흐르는지 모를 정도로 빠르게 간다. 누구에게나 같은 24시간이 주어지지만, 개인적 상황과 활용에 따라 상대적이다. 하루는 아이를 재우고 밤에 글을 쓰다가 한 시간 정도 지났나 싶어 시…
비밀의 모습은 언제나 그랬다. 그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게 완전무장을 한다. 아니 어쩌면 천천히 세심하게 본다면 알아 챌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것은 그동안 보아왔고 알아왔던 것이었기에 별로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우리는 우리의 잣대로 자신 안에 들어 있는 지식을 동원해 그것을 명명한다. '맷돌'이…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가 들린다. '사장님 커피 배달왔어요' 환한 미소가 매력적인 아래층에 사는 세입자다. 늘 피곤해하는 나를 위해 묘약이라며 출근하기 전 커피를 가지고 올라오곤 했다. 심장이 약한 나는 조금씩 커피양을 늘려가며 마셨다. 피로감이 줄어들고 일상에 활력이 넘쳤다. 에너지 음료도 아닌…
잔디밭을 가꾸기 위해서는 할 일이 많다. 말끔하게 다듬어진 잔디밭에는 누군가의 정성이 그만큼 들어가 있다. 면적이 크면 클수록 할 일도 많아지겠지만, 크기가 작다고 해서 기울여야 할 노력이 비례하여 작아지지는 않는다.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이 있는 것이다. 삼월부터 시작해서 서리가 내리는 시월 말까…
음식을 맛있고 탐스럽게 먹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다. 이를 이용해 유튜브에 음식 먹는 장면을 올려서 조회 수에 따라 돈을 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우연히 유튜브를 보다가 먹 방을 한번 보게 되면 입안에 침이 가득 고인다. 주로 라면이나 자장면을 배추김치에 곁들여 많이 먹지만 삼겹살이나 고기…
초여름에는 취나물이다. 두릅이나 고사리도 맛있지만 상큼한 맛은 취나물의 특징이라 할 게다. 살짝 데쳐서 깨소금과 간장과 참기름만 넣어 무쳐도 좋고 된장에 싸먹어도 물리지 않는다. 풋것은 풋것대로 향기가 좋고, 볕에 말렸다가 푸성귀가 귀한 겨울철에 묵나물로 먹을 때도 탑탑한 맛이 돋보인다. 취나…
경복궁 향원정을 배경으로 앉아 있는 아버지가, 큰형 환갑 때 뭔가 해주길 바라는 눈치다. 작은형과 동생에게 그 뜻을 전했다. 잠시 백수 중인 작은형이 기대 이상의 돈을 냈다. 여행상품권도 마련하고, 랍스터와 킹크랩을 터지도록 먹기로 했다.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들려줄 손편지를 나에게 맡기셨다. "아…
여러분은 책상 앞에서 머리를 쥐어짜다가 휴식을 위해 산책을 할 때 오히려 아이디어가 잘 떠오른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아무생각을 하지 않은 채 휴식 시간을 갖는 것이 순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뇌에 쉴 틈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하루 15분정도 흔히 말하는 '멍때리기' 시간을 가져 뇌를 쉬게 하는…
벌써 5월이다. 올해가 시작 된지 어제 같은데 이미 1/3이 훌쩍 지나버렸다. 세월의 덧없음을 탓할 겨를도 없이 사방의 아름다운 꽃들이 내 맘을 위로한다. 역시 5월은 계절의 여왕이다. 온갖 꽃들이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며 천방지축 어리광을 부린다. 회색빛 세상이 녹색으로 변하고 사람들은 움츠려들었던…
목련을 보면 흥얼거리는 노래가 있다. 목련꽃 그늘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로 시작하는 '4월의 노래'다. 곡도 아름답지만 가사가 더 아름다워 좋아한다. 중1 때였다. 이 노래를 알게 되면서 작가 괴테를 알게 되었고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책도 읽게 되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태워 사랑했지만 안타…
요즘 날씨가 어찌나 변덕이 심한지 긴팔의 옷을 입은 날은 덥고 반팔을 입은 날은 너무 추워 몸이 덜덜 떨릴만큼 일교차도 크다. 인원 수 제한도 풀리고 식당가에 영업제한도 풀려서인지 늦은시간에도 유동인구가 늘어나긴 했지만, 습관이 무섭다는 듯 확실하게 코로나 이전만큼 활발하지 않은 것 같다. 필자 역…
선생님, 000는 왜 '요'가 없어요?/ 선생님, 기분 안 좋아요?/ 선생님, 화났어요? 한국어 수업시간이 끝날 즈음, 베트남이 고향인 학생의 질문이다. 마침 높임말 표현에 대한 한국어 수업시간이었다. 그런데 높임말을 사용하지 않고 습관적으로 반말을 하는 중국에서 온 친구를 보면서 수업 내내 눈살을 찌푸…
가녀린 햇살이 창틈으로 들어온다. 유리 벽 사이로 오롯이 내리는 봄볕은 죽은듯한 수국의 마른 가지에 파릇한 봄을 열고, 소복하게 자라난 어린잎들은 겨울 뜨락에 봄을 수 놓아간다. 어디 그뿐 인가 마가렛 나무에도 생명이 꿈틀거리며 한 송이 두 송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요 며칠 정지된 삶에 은은한 향기로…
노예제에 대해 침묵했다면 머스킷 총에 쓰러진 게티즈버그 청년은 없었을 것이다. 토지제와 신분제에 대해 침묵했다면 개틀링 기관총에 쓰러진 우금치 농민은 없었을 것이다. 거대한 역사의 바다에는 차전놀이의 두 동채가 일정한 시기마다 맞붙는다. 경제와 인권의 차전놀이 한판 앞에서 게티즈버그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차츰 줄어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도 전면 해제돼 마스크만 착용한 채 봄 꽃놀이 여행이 고개를 들고 있다. 겨울의 긴 터널을 빠져나와 봄꽃을 보기 위해 사람들은 들로 산으로 바닷가로 나서는 모습이 신선해 보인다. 코로나 이전 같지는 않지만 코로나로 굳게 닫힌 마음을 활짝 열고 얼굴에…
회오리 바다에서 천고의 함성을 듣는다."와아 와아"내닫는 질풍같은 그 소리, 물보라가 크르릉 콸콸 성난 이빨처럼 번뜩인다. 깎아지른 절벽 하늘 솟은 바위도 위풍이 당당하다. 명량의 또 다른 이름 울돌목은 남해 바닷물이 오목한 협수로에 몰리면서 소리쳐 우는 바다가 되었다. 12척의 배로 감히 133척의 왜…
각자도생이란 말이 있다. 바쁜 현대인들의 삶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일테다. 이렇듯 각박한 사회에서 반려 동물은 우리 사람들에게는 따뜻한 안식처가 되어주고도 남는다. 굳지 말하지 않아도 언제나 믿어주고, 따라와 주는 반려동물들이다. 어린 시절 동네에는 개를 기르지 않는 집이 없었다. 우리들이 뛰노…
금일 신규확진자 0명, 보건 선생님이 보내주신 코로나 상황 보고표를 보고 화들짝 놀랐다. 매일 몇 명씩 때론 수십 명씩 나오던 코로나 신규확진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가슴이 뛰고 신이 났다. 2명이 PCR 검사를 하러 갔으니 내일이면 깨질 기록일 것 같지만 그래도 오늘은 0명이니 기뻐하련다…
소통에 관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다. 그런 의도로 한 말이 아닌데 상대가 오해를 했다는 것이다. 오해를 한 사람의 잘못이 큰가? 아니면 오해를 하게 만든 사람의 잘못이 더 큰가?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내가 무슨 말을 했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상대가 무슨 말을 들었느냐"가 더 중요하다. 높은 위치에 있는…
'이재훈 개인전' Artifical - 균형의 판타지. 작가 이재훈은 개인과 사회의 심리적 관계 맺음의 양태를 꾸준히 표현해 온 '프레스코 화가'다. 전시회에는 집단적 사회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강제적 사고와 고정관념이 개인의 삶에 어떻게 침투해 있는지 보여주는 회화 15점과 영상작품 1점을 선보였다. 한국…
1990년대 밥 로스(Bob Ross) 가 진행하는 '그림을 그립시다(원제 : 그림 그리기의 즐거움)'를 보며 빠르고 쉽게 그리지만, 실수나 머뭇거림 없이 저절로 그림이 그려지는 듯한 신기함과 완성도 높은 작품을 보며 감탄을 금치 못한 경험이 있다. 오랜 연습에서 나온 능숙함이었다. 시간이 흘러서도 그림…
누군가를 열광적으로 좋아한다는 것은 삶을 더 의욕적으로 만든다. 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신청곡 불러주기' 예능프로그램은 열정의 팬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로 가득했다. 7명의 트로트 가수들이 특정 시간 동안 전국 각지에서 걸려 온 전화로 신청자의 사연과 신청 곡을 받은 후, 즉석에서…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리며 향기로 유혹합니다. 햇살이 창가로 내려앉고, 푸른 잔디 사이로 꽃다지가 눈인사를 합니다. 계절이 오고 가는 흐름 속에 봄이 제일 생동감이 있습니다. 봄은 생명의 경이와 신비감을 일으키게 하는 계절입니다. 평생 교육원에 가기 위해 현관문을 나섰습니다. 계단을 총총 내…
코로나로 인해 학교행사가 많이 축소되었거니와, 입학식과 같은 중요한 만남도 부득이 대면이 아닌 방송으로 하고는 있지만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학생들에게 '교장실은 항상 열려있어요'라는 메시지를 전하곤 한다. 의례적인 인사가 아니라 학생들의 생각이나 의견을 직접 듣고 소통하고자 하는 바람이 있어서…
대선이 끝나자마자 오는 6월에 지방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대선, 총선과 달리 지방선거는 뽑는 후보가 많고 너무나 복잡하여 유권자가 혼란을 일으킬 정도다. 광역단체장인 시·도지사와 기초단체장인 시장 군수, 비례대표의원과 광역의회 의원, 기초의회 의원까지도 혼란을 주는데다가 시·도교육감까지 주…
[충북일보] 이사장 병가로 공석인 제천한방바이오진흥재단이 새 이사장 선임 절차에 나선다. 두 달간 병가를 내고 입원 치료 중인 조정희 현 이사장의 병세가 호전되지 않으며 복귀하더라도 더 이상 업무 수행이 불가능한 상태로 판단, 최근 시에 사직 의사를 전달했다. 시는 조 이사장의 가족이 최근 이런 상황을 밝힘에 따라 사직서를 받는 대로 새 이사장 찾기에 나설 방침이다. 조 이사장은 지난해 3월 2일 2년 임기의 이사장직에 취임했다. 현재 권한 대행을 맡은 장만동 제천시 도시성장추진단장은 "가족으로부터 '업무 수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건강이 나빠져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전달받았다"며 "사직서가 수리되는 대로 새 이사장을 뽑는 공모 절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사장과 사무국장의 동반 공백으로 인해 하반기 한방바이오박람회와 2025 제천국제한방천연물산업엑스포에 대한 재단 업무에 차질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장 단장은 "지난달부터 6급 공무원을 파견해 업무 공백은 없다"며 "하반기 한방바이오박람회와 2025년 제천국제한방천연물산업엑스포 행사 준비에도 차질 없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우려를 일축했다. 이사장과 함께 공석인 사무국장 인선 계획에 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속보=지난해 청주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40대가 항소심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청주지법 형사1부는 지난 10일 강도 상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40대)씨에 대한 항소심 공판을 열었다. 앞서 원심 재판부는 범행 전후로 장갑을 착용하고 옷을 여러 차례 갈아입는 등 범행을 철저히 숨기려고 한 점과 피해자가 상해와 정신적 충격을 받은 점 등을 참작해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사실오인과 양형 부당을 이유로, 검찰 측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각각 항소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철저하게 계획적으로 범행한 점과 반성하지 않는 점,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더 중한 형의 선고가 필요하다"며 징역 8년 선고를 항소심 재판부에 요청했다. 반면 피고인 측은 피해자를 폭행한 것은 맞지만, 강도질하려는 마음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A씨 변호인 측은 "피고인은 원심의 판단과는 달리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 관리 사무소에서 근무할 당시 피해자의 거주지를 방문했던 사실이 없다"며 "피고인이 인터넷 도박으로 수억원의 채무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강도질하려는 것이었다면 금품이 들어있는 피
◇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 제천·단양 국민의힘 엄태영 "우선 저를 믿고 다시 한번 선택해 주신 사랑하는 제천시민·단양군민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제천·단양 국민의힘 엄태영(66) 당선인은 충북일보와 인터뷰에서 선거운동 기간에 강조했던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주민 행복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엄 당선인은 "당선의 기쁨을 뒤로 하고 이번 총선을 통해 저를 재선 국회의원으로 만들어 주신 지역민분들의 뜻깊은 염원과 열망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책임감이 막중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정부와 여당을 회초리로 매섭게 질책해 주신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겠다"며 "분골쇄신(粉骨碎身)의 마음가짐으로 국민의 참뜻을 깊이 되새기며 당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서도 부여된 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여야를 떠나 제천·단양을 위한 마음은 같았던 만큼 각 후보님들의 지지층까지 체감할 수 있도록 좋은 공약을 함께 공유하고 의견을 적극 경청해 지역 발전을 위해 함께 중지를 모을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오직 제천·단양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완성하라는 지역주민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