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3일부터 26일까지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최대 축제인 카페쇼가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카페를 오픈하기 전, 마지막으로 판매할 메뉴들을 점검하고, 현재 커피 트랜드와 새로 나온 디저트, 음료들을 보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서울로 올라갔다.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 평일 오전에 갔는데 나와 같이…
달력이 마지막 한 장 남았다. 세월의 속도는 나이대로 간다더니 그 속도가 새삼 느껴진다. 언제 스무 살이 되나 간절히 기다리던 때가 생각난다. 그 때가 되면 교복도 벗어 던지고 영화관에도 자유롭게 갈 수 있다는 희망, 그런 단순한 희망에 부풀었던 시절도 있었다. '늙어 간다는 것은 이제까지 입어 본 적…
12월이 접어들면서 겨울답지 않게 따뜻했던 날씨가 갑자기 영하의 날씨로 떨어졌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사람들의 옷차림도 두껍게 바뀌었다. 요즘은 개인 승용차가 남녀노소 관계없이 있는 덕분에 실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적어 예전처럼 둔해보일 정도로 입지는 않겠지만, 골프를 즐기는 필자는 몇 주 전 미리…
우리가 살면서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일이 많고 적음의 문제보다는 기분이 좋고 나쁨의 문제로 인하여 행복과 불행으로 나누어지는 경우가 많다. 사람은 몸과 마음으로 이루어져 있다. 눈에 보이는 몸은 실체가 있으니, 좋고 나쁨이 확실하게 나타난다. 마음은 보이지도 않고 실체도 없으나 내 삶을 풍요롭게…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 학교를 한 바퀴 돌아보고 있는데 학교 숲 쪽에서 놀던 아이들 한 무리가 5교시 수업을 위해 잰걸음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4학년들인 것 같았다. 마스크를 쓴 아이들은 학년 구분도 어렵고 개인을 알아보기도 참 힘들다. 입버릇처럼 몇 학년인지 물어본다. "너희들은 몇 학년이니? 재…
논둑으로 연기가 솔솔 피어오른다. 썰렁한 날씨에도 마음이 따스해진다. 건넛산 골짜기에 이파리 하나 없는 나무가 빈 가지를 옹송거리며 하루치 외로움을 털어낸다. 된내기에 시달려 온 갈대도 피곤한 하루를 바람에 날려 보낸다. 본격적으로 추위가 시작되고 끝내는 땅속의 뿌리까지 얼어붙겠지만 그 속에서…
참 고운 날이었다. 가슴에 안고 있던 파스텔 톤의 꽃다발만큼이나 환한 미소를 띠며 아들과 함께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미소가 절로 나는 사람이다. 아들과 딸아이 그리고 C와 저녁을 함께 하기로 했다. 그날은 서울에서 문학회 모임이 있던 날이었다. 모임이 끝나고 아들과 딸이 있는 집으로 가면…
낙엽이 쌓인 길을 간다. 비단이불을 깔아 놓은 듯 형형색색 곱고도 황홀한 풍경에 탄성이 절로 난다. 초록 일색이던 나뭇잎들이 때깔 곱게 물든 모습은 천차만별이다. 떨어진 잎새마다 인생의 말년을 보는 듯 경건해진다. 늦가을 정취가 오늘따라 마음을 홀린다. 고운 잎 하나 주워 그리운 이에게 연서라도 띄워…
재수생이 30%에 육박하는 올해 수능은 유난히도 춥지 않았다. 입학하면서부터 비대면 수업하느라 수학여행을 못 간 이들도 어김없이 수학능력시험은 봤다. 언젠가 초등학생이 이런 질문을 했었다. "수학능력시험이 무슨 뜻인지는 알겠는데, 수학여행은 수학과 상관이 없지 않나요·" 김광석의 솔로곡 '잊…
아파트 둘레 벽돌담을 타고 오르던 담쟁이 이파리에 짙은 가을이 내려앉았다. 금요시장을 보고 도서관 정문을 들어서려 할 때였다. 갑자기 "꺄르르"하는 청량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주차를 하고 돌아서니, 도서관 출입문 앞 계단에 머리가 하얀 할머니와 대 여섯 살 쯤 되어 보이는 어린아이가 있었다. 계단 오…
지난여름 허리가 골절되는 사고를 겪은 후, 몇 달이 지났지만 다치기 전처럼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조금만 무리를 해도 허리가 아프기 일쑤니 단순한 일상생활 이외에 짐을 들거나 운동을 하는 등의 움직임은 매우 조심해야 한다. 꼼짝없이 할 일을 제대로 못 하고 타의로 게을러진다. 모든 일에 의…
어느새 2022년의 달력도 단 두 장만이 남았다. 차가워진 공기에 다시금 정신을 차리고 남은 한 해를 어떻게 잘 마무리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 그리고 다가올 새해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과 설렘의 감정을 느끼며 11월을 보내게 된다. 한 해를 시작하는 것만큼이나 그 시작을 잘 마무리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
포근한 이불 속에서 잠을 깼다. 푹신한 침대, 부드러운 감촉의 이불, 따뜻한 온기를 느끼며 누워있었다. 한동안 빠져나오고 싶지 않았다. 거실을 가로질러 화장실 변기에 앉았다. 편하다. 버튼을 내리니 쏴아 물 내려가는 소리, 꼬르륵 다시 물 채워지는 소리가 정겹다. 일상이 제대로 작동되는 이 공간이 너무나…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이 백리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 그 누가 아무리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독도는 우리 땅.' 올 가을 언저리부터 귓가에 맴도는 '독도는 우리 땅' 노래다. 귓가에 맴도는 것은 물론 자꾸 흥얼거리게 되고 마음속에도 큰 울림을 주는 노래가 되었다. 새삼스럽게 모두가 이미 다 알고 있…
알타리 무를 다듬는 날은 하루종일 바쁘다. 떡잎을 떼고 새새틈틈 흙을 긁는 게 시간이 걸린다. 허리 한 번 펴 볼 새 없이 종종걸음을 치다 보면 산더미처럼 쌓인 무도 동이 난다. 함지에 넣고 왕소금을 뿌리고 나면 초겨울 짧은 해도 뉘엿뉘엿 넘어가고 금방 깜깜해진다. 부랴부랴 저녁을 먹고는 갓이며 파를 썰고…
우연한 자리에서 나를 보게 되었다. 지난 주말 서울에 일이 있어 올라갔다가 심야영화를 보게 되었다. 아들과 딸아이가 영화를 좋아하는 엄마를 위해 미리 예매해 놓은 모양이었다.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뮤지컬 영화였다. 남편과 자식을 위해 헌신한 주인공 세연은 자신이 폐암말기라는 진단을 받는다. 자신에…
날씨가 변덕스럽게도 가을을 아쉬워하듯 겨울의 손을 확실하게 붙잡지 않고 갈팡질팡하고있는 것 같다. 그 덕분인건지 비염이 오랫동안 좋아지질 않는다. 최근들어 현대인의 병 중 가장 많은 질병으로도 손꼽힌다고 한다. 옛날을 배경으로 한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면 어리숙한 아이들을 표현할때의 모습이…
간혹 해변에 닿게 되면 바닷물이 밀려오고 밀려 나가는 광경을 한참 동안 바라보곤 한다. 익숙한 풍경이고 모래가 펼쳐진 어느 해안에서나 볼 수 있는 특별할 것 없는 광경인데도 마치 그것을 보려고 일부러 찾아오기라도 한 듯 몰두하기도 한다. 공연한 상념들은 덤으로 따라붙는다. 얼마쯤 바라보다 돌아설 땐…
가을이 익어간다. 단풍이 아름다운 늦가을에 여행을 떠나면 마음이 설렌다. 매년 가을이면 부부동반으로 고교동문들의 모임에서 여행을 다녀왔다. 사모님들도 기다리는 여행이었는데 코로나로 인하여 3년 만에 여행을 떠나니 더욱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8시에 충주를 출발하여 10시가 되어도 자욱한 안개…
한 무리의 소년들이 무인도에 떨어진다. 핵전쟁이 일어난 가운데 비행기로 후송되던 영국 소년들이 태평양 어느 섬에 불시착한 것이다. 조종사는 죽고 살아남은 건 겨우 5-12세밖에 안 된 소년들뿐이다. 아이들에겐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청천벽력 같은 엄청난 일이다. 아무도 없는 무인도, 집도 절도 없는 야만…
출근하니 목단꽃이 먼저 반긴다. 부서 이동이 있는 날. 예금계로 발령받았다. 아차 결제인 도장을 준비 못했구나! 당황스럽다. 상무님이 어디론가 전화하셨다. 점심시간이 가까이 올 무렵 인각하는 분이 오셨다. 50여 년전 플라스틱 도장이 30원, 목도장이 50원 정도 했던 것 같다. 월급은 1만2천원, 상아…
요즈음 교육 현장에서의 화두는 단연 미래교육이다. 당연하다. 그런데 교육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늘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을 마주하면서 더 많은 고민과 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미래교육이라 하면 언…
젊었을 때는 2년마다 정기 건강검진을 할 때 별생각 없이 가서 하고 왔다. 검사결과지가 오면 한 번 읽어보고 휙 던져 버리고 관심을 두지도 않았다. 워낙 건강한 체질을 물려주신 부모님 덕분에 큰 병 없이 살아왔고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요즘은 사뭇 다르다. 건강검진 예약부터 결과가 나…
동물의 세계에서 질서유지의 유일한 길은 힘이다. 이 절대적인 힘은 싸움으로 정해진다. 수단과 방법의 정당성도, 동정의 여지도 없다. 오직 이기는 것만이 최선이며 아무도 그것을 탓하지 않는다. 그 길만이 생존의 길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러한 약육강식의 질서를 비웃으며 인간의 우월성을 자랑할 때…
택배가 도착했다는 메시지가 왔다. 시월 첫 연휴를 보내고 맞이한 일주일은 이어질 다음 연휴에 대한 기대로 요일 감각이 좀 떨어졌다. 더구나 고향집에 다녀온 후에 맞이한 일상이 더 그랬다. 택배가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고, 문득 의문이 먼저 생겼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내가 무엇을 주문했지? 주문한 게 없는…
[충북일보] 충주 사과 과수원에서 올해 처음으로 과수화상병이 발생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15일 충주시에 따르면 동량면 조동리 건지마을 과수원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해 전체 매몰 작업에 착수했다. 과수화상병 예찰을 진행하던 시 농업기술센터는 지난 5일 해당 과수원에서 잎맥이 타들어 가는 증상을 발견했다. 농촌진흥청의 정밀검사에서 과수화상병 확진 판정이 나온 14일 시는 3천900㎡ 과수원 전체를 매몰하기로 하고 나무뽑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잎 마름 증상이 나타난 사과나무는 전체 327그루 중 홍로와 양광 등 36그루다. 관련 매뉴얼은 과수화상병 발생 주율이 10%를 넘으면 전체 매몰을, 5% 미만이면 발생 가지만 제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당 과수원은 과거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선례가 없는 곳이다. 지난해에는 이 과수원에서 1.2㎞ 떨어진 과수원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바 있다. 충주 사과 발생농가 해당 반경 안엔 사과·배 농가 304곳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과수화상병 발생 과수원에는 현재 외부인 출입이 차단됐다. 올해 첫 과수화상병이 발생함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위기 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관심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의 한 길거리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30대 여성이 새내기 경찰관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했다. 주인공은 청주청원경찰서 율량지구대 이의성(31) 순경. 15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5시 40분께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의 한 호텔에서 '공황장애가 있는 여성이 귀가를 못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119와 공동대응 요청을 받아 출동한 이 순경과 다른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해 여성 A씨의 귀가를 돕던 중 갑자기 A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당시 여성은 과호흡을 하다 손발이 약간 오그라들고 호흡을 멈추는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응급처치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을 직감한 이 순경은 A씨의 기도를 확보하고 즉시 심폐소생술(CPR)을 시작했다. 이 순경은 동시에 지나가던 행인에게 119 구조 요청을 했고 그의 신속한 응급처치로 쓰러진 A씨는 의식을 회복했다. 이후 A씨는 구급대에 인계됐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순경은 "실제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해본건 처음이었다"며 "혹시나 잘못될까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과거 적십자에서 CPR 교육을 받았던 때를 떠올리며 침착하게 응급 처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 보은·옥천·영동·괴산 국민의힘 박덕흠 "우리 동남 4군 군민의 응원과 지지 덕분에 여러 가지 힘든 상황에서도 4선 국회의원으로 당선한 것 같습니다. 박덕흠을 4선 중진으로 키워준 보은·옥천·영동·괴산군민의 소중한 한 표를 가슴 깊이 담아 앞으로 지역 발전과 좋은 의정활동으로 꼭 보답하겠습니다"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4선 중진 의원의 역할과 책무를 고민하며 지역 발전의 세세한 방안을 구상 중인 국민의힘 박덕흠(70) 당선인은 충북일보와 인터뷰에서 선거 운동 기간 약속했던 공약 이행을 통해 지역구인 보은·옥천·영동·괴산군의 발전을 앞당기려는 각오를 다시 한번 다졌다. 이번 선거에서 박 당선인의 정치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공식 선거 운동 전 여론조사에선 더불어민주당 이재한 후보와 지지율이 1%P로 좁혀지면서 초접전 양상을 띠었고, 갈수록 고소 고발도 난무했다.박 당선인은 선거 운동 기간 "한 번 더 일할 기회를 달라"며 진심의 정치를 내세웠다. 이 결과 박 당선인은 4선의 중견 정치인이 됐다. 정계 인사들은 동남 4군 유권자들이 이번 총선에서 개혁보다 지역 발전을 우선시하고 힘 있는 4선 국회의원을 선택한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