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이 밝았다. 새해가 되면 늘 그렇듯이 좋은 일이 많기를 바라는 희망과 기대를 품게 된다. 그렇지만 작년에 이어 사회적으로도 그렇고 개인적으로도 해결하거나 헤쳐나가야 할 어려움은 여전히 쌓여있는 것 같다. 고통이나 위기가 없는 삶이 있을까? 물론, 고통의 크기가 제각각이고, 우리가 애쓰고 노력…
학계 혹은 상아탑 근처에서나 회자되던 용어, '표절'이라는 단어가 몇 년째 온 국민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논문을 쓸 때, 남의 글을 인용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단원이나 문장을 빌려 쓰되 분명히 주석으로 출처나 작자의 이름을 명기한다는 것을 모르는 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나라의 주춧돌인 위정자…
아이가 미술 학원에 다니며 종종 완성작을 들고 온다. 어린 시절의 미술 교육은 단지 표현 기법에만 국한되지 않고 소근육의 발달과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데 커다란 도움이 된다. 하루는 아이가 사계절에 관련된 그림을 그려왔다. 아직 미숙하지만, 스스로가 생각하는 계절의 느낌을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봄…
일요일 아침, 초록 지붕 교회 앞이 부산하다. 신년 행사라도 있는 것일까. 어떤 이는 혼자서, 또 어떤 이는 부부가 함께 아이를 안고 교회로 들어간다. 작은 교회다. 그런데 들어가는 사람들을 보면 대개 젊은 부부가 많다. 물론 직접 그 안으로 들어가 보지 않았으니 알 수는 없다. 초록 지붕 교회는 밭을 사…
화장실과 사돈은 멀수록 좋다는 속담이 있다. 1남 4녀를 둔 우리 부부는 생면부지인 다섯 가정과 자식을 나누어 가진 인연으로 사돈이 되었다. 옛날 같으면 딸딸이 엄마라고 시댁 어른들 눈치 살피며 살아야 했겠지만, 지금은 딸이 많을수록 대우를 받으며 사는 좋은 시절이 되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딸…
날이 많이 풀렸다고 해도 곳곳에 눈이 쌓여있다. 익숙한 광경이다. 문득 십몇 년 전 겨울 모습을 떠올려본다. 그 당시 풍경에도 눈은 여전했다. 그러나 엄밀히 따져보면 가속되는 온난화로 날씨가 그 당시와 차이 없이 반복되고 있다는 표현은 섣부르다. 풍경은 비슷해도 그 아래 숨어 있는 함의는 다르다. 많은…
요즘 충청대학교의 평생 직업교육과정에서 일과 이후 영상 제작과정을 교육하고 있다. 시대 흐름에 걸맞게 PC가 아닌 스마트폰 하나로 촬영편집을 할 수 있는 쉬운 교육이다. 교육에 참여하는 분들이 대부분 연령대가 높다. 그만큼 영상을 제작 함에 있어 저연령층은 스마트폰의 다양한 활용으로 마음먹거나,…
새해가 밝았다. 원하지 않아도 또 한 살의 나이를 먹었다. 반백 년 쉰을 넘기면서부터 인생 후반을 향해 전력 질주하는 것 같다. 어렸을 때는 그리도 길었던 1년이 지금은 시작과 동시에 끝난 기분이다. 세월 참 빠르다. 몇 해 전부터 딸들과 함께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갔다. 코로나가 시작되고…
보니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곧 이어 제야의 종소리가 울리면서 묵은 해는 가고 계묘년 새해의 첫 페이지가 열렸다. 감격의 순간을 보기 위해 추운 날씨도 무릅쓰고 모여든 인파다. 마침내 11시 59분 30초에 카운트다운과 함께 제야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제야의 종은 매년 12월 31일…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그 동안 코로나로 실시하지 못했던 새해맞이 행사가 마즈막재 종댕이길 제2주차장에서 충주문화원주관으로 개최한다는 안내장을 받고 망설이다가 6시 30분에 집을 나섰다. 방한복은 물론 목도리와 모자를 쓰고 마스크까지 하니 알아보는 사람이 없어 더 편했다. 4대의 셔틀버…
'작품은 이해하는 게 아니라 느끼는 거'라는 말이 있다. 그림 보는 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공감이 가는 얘기다. 이중섭의 작품은 그런 의미에서 미술의 '미'자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는 생각이다. 적어도 그의 그림에는 한국인의 정서를 건드리는 스토리가 있다. 그를 국민화…
연말에 만난 추위가 예사롭지 않다. 매운바람에 퍼붓는 눈까지 겨울의 맛을 톡톡히 보여주고 있다. 창문을 열었다가 닫았다가 날씨의 동태를 살피느라 좌불안석이다. 눈의 눈치를 보며 며칠을 지낸 것 같다. 진눈깨비가 내리다가 비가 내리다가 다시 눈이 내리는 날씨 앞에, 어느 장단에 맞출 수 없어, 그냥 우두…
연말이 되면 불우이웃돕기 행사가 우리사회를 훈훈하게 해주는 구세군의 자선냄비가 거리에 나타난다. 동무사무소에 얼굴 없는 기부천사가 다녀갔다는 뉴스가 얼어붙은 우리의 마음을 녹여준다. 70대 할머니가 손수레를 끌고 다니며 폐휴지나 종이박스를 주워 모아 판돈 100만원을 어려운 이웃에게 써달라…
무거운 해가 저문다. 학습연구년 결과물로 작성한 200여 쪽의 '문해력' 보고서, 그리고 젊은 교사들과 '학습공동체'에서 연주한 "플루존"에는 올해 산남동 카페에서 마신 커피가 젖어 있다. 그 덕에 혹한의 겨울이 오기 전까지 20대 대학생인 줄 알았다. 플라톤의 '국가론'에는 따뜻한 교육론이 녹아있다. 교…
창문을 열었다. 첫 새벽 사위는 쥐죽은 듯 고요한데 밤하늘을 순례하던 달이 빨갛게 울먹인다. 며칠 전에는 도톰했던 반달이 눈썹처럼 가냘프다. 누군가 송편 한 개 빚어놓은 것도 같고 아니면 손톱자국을 남겼으리. 밤중인데도 어쩜 그렇게 은빛으로 뽀얗게 떠오르는지 또 어쩜 그렇게 감길 듯 착착 고운 실여울…
시장 한복판에서 엄마를 놓치고 말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분명 엄마의 치맛자락을 꼭 움켜잡고 있었는데 엄마는 온 데 간 데 없다. 나는 목이 터져라 울었다. 길 잃은 강아지가 어미에게 신호를 보내듯이 말이다. 그때 마침 그곳을 지나던 동네 아주머니가 나를 보고는 여기저기 수소문 해 엄마를 찾아다 주셨…
누가 보내는 겨울편지일까? 하얀 눈송이가 창문을 톡톡 두드린다. 올해 들어 처음 오는 눈이다. 왠지 어디선가 좋은 소식이 올 것 같은 설래임이다. 하염없이 내리는 눈은 그리움을 싣고 오는지 산과 들 그리고 내 가슴에 흩뿌리며 온다. 곰삭은 삶의 궤적들이 눈발 사이로 허우적대다 이내 순하게 사라져간다. 탐…
지인이 아들 이야기를 했다. 아들의 친구가 결혼을 하는데 결혼자금과 신혼집 전세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며 '그 애 아버지는 뭘 하고 살았데요?' 라고 묻더란다. 아들은 아비 덕에 별로 어려움 없이 자란데다 외동이다. 그렇기 때문에 결혼을 하드라도 자금 걱정이나 신혼집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시원스럽게 잘 부르는 노래를 들으면 마음에 쌓인 홍진(紅塵)이 남김 없이 깨끗이 정화되는 느낌이다. 더불어 그렇게 노래를 잘 부를 수만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도 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사회생활이나 회식 문화에 춤과 노래는 빠질 수 없는 요소였다. 모임이나 직장에서 신입이 들어오면…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그 곳은 어딘지 … 알 수 없지만 오늘도 난 걸어가고 있네. … 나는 왜 이 길에 서 있나, 이게 정말 나의 길인가? 이 길의 끝에서 내 꿈은 이뤄질까?… 나는 무엇을 꿈꾸는가, 그건 누굴 위한 꿈일까? 그 꿈을 이루면 난 웃을 수 있을까?" 우리 자신 혹은 주…
가끔 학부모가 서운함을 전하거나 민원을 제기할 때가 있다. 그럴 때 학교에서 제일 먼저 할 일은 설명이 아니라 공감이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억울함을 느낀다면 누군가에게 하소연하고 싶어지는 법이다.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나중의 일이다. 그 답답한 속사정을 먼저 들어주어야 한다. 생활에서 살짝 억…
3월에 만나는 학생들과 12월에 만나는 학생들의 모습은 다르다. 같은 이름의 같은 학생이지만 일 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는 동안 적잖이 변화하며 성장했음을 확인하곤 한다. 키도 자랐고 표정도 좀 더 진지해진다. 말투라든가 행동도 몇 개월 전의 그 학생들이 아니다. 이른 봄부터 매일 점심시간이 되면 현…
노인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우리의 미풍양속인 효를 실천하는 경로잔치를 어버이날을 전후하여 주로 베풀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임금이 궁으로 70세 이상의 원로대신들을 초대하여 잔치를 열어 드린 데서 기로연이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원로 문신들의 경륜과 경험을 공경하고 예우하기 위해 국왕이 직접 주재…
삭풍이 몰아치는 해거름, 친구들과 팥죽을 먹는다. 동지는 보름 정도 남았으나 김이 무럭무럭 오르는 팥죽을 보니 추위도 누그러진다. 동짓날이면 팥죽을 쑤시던 어머니가 그립다. 어머니가 팥을 삶아내면 으깨서 체에 거르고 찹쌀 반죽으로는 새알심을 빚었다. 얼추 만들다 보면 옹달솥에서 설설 끓어나던 팥…
지음, 이 말은 중국의 고사에 나오는 백아와 종자기의 이야기에서 유래한다. 백아가 거문고를 타면 종자기는 백아가 어떤 마음으로 연주를 하는지를 단박에 알아보았다. 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읽고 음을 알아보는 진정한 벗 종자기가 죽자 백아는 거문고의 줄을 끊어버리고 다시는 연주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충북일보] 충주 사과 과수원에서 올해 처음으로 과수화상병이 발생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15일 충주시에 따르면 동량면 조동리 건지마을 과수원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해 전체 매몰 작업에 착수했다. 과수화상병 예찰을 진행하던 시 농업기술센터는 지난 5일 해당 과수원에서 잎맥이 타들어 가는 증상을 발견했다. 농촌진흥청의 정밀검사에서 과수화상병 확진 판정이 나온 14일 시는 3천900㎡ 과수원 전체를 매몰하기로 하고 나무뽑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잎 마름 증상이 나타난 사과나무는 전체 327그루 중 홍로와 양광 등 36그루다. 관련 매뉴얼은 과수화상병 발생 주율이 10%를 넘으면 전체 매몰을, 5% 미만이면 발생 가지만 제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당 과수원은 과거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선례가 없는 곳이다. 지난해에는 이 과수원에서 1.2㎞ 떨어진 과수원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바 있다. 충주 사과 발생농가 해당 반경 안엔 사과·배 농가 304곳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과수화상병 발생 과수원에는 현재 외부인 출입이 차단됐다. 올해 첫 과수화상병이 발생함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위기 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관심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의 한 길거리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30대 여성이 새내기 경찰관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했다. 주인공은 청주청원경찰서 율량지구대 이의성(31) 순경. 15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5시 40분께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의 한 호텔에서 '공황장애가 있는 여성이 귀가를 못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119와 공동대응 요청을 받아 출동한 이 순경과 다른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해 여성 A씨의 귀가를 돕던 중 갑자기 A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당시 여성은 과호흡을 하다 손발이 약간 오그라들고 호흡을 멈추는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응급처치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을 직감한 이 순경은 A씨의 기도를 확보하고 즉시 심폐소생술(CPR)을 시작했다. 이 순경은 동시에 지나가던 행인에게 119 구조 요청을 했고 그의 신속한 응급처치로 쓰러진 A씨는 의식을 회복했다. 이후 A씨는 구급대에 인계됐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순경은 "실제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해본건 처음이었다"며 "혹시나 잘못될까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과거 적십자에서 CPR 교육을 받았던 때를 떠올리며 침착하게 응급 처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 보은·옥천·영동·괴산 국민의힘 박덕흠 "우리 동남 4군 군민의 응원과 지지 덕분에 여러 가지 힘든 상황에서도 4선 국회의원으로 당선한 것 같습니다. 박덕흠을 4선 중진으로 키워준 보은·옥천·영동·괴산군민의 소중한 한 표를 가슴 깊이 담아 앞으로 지역 발전과 좋은 의정활동으로 꼭 보답하겠습니다"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4선 중진 의원의 역할과 책무를 고민하며 지역 발전의 세세한 방안을 구상 중인 국민의힘 박덕흠(70) 당선인은 충북일보와 인터뷰에서 선거 운동 기간 약속했던 공약 이행을 통해 지역구인 보은·옥천·영동·괴산군의 발전을 앞당기려는 각오를 다시 한번 다졌다. 이번 선거에서 박 당선인의 정치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공식 선거 운동 전 여론조사에선 더불어민주당 이재한 후보와 지지율이 1%P로 좁혀지면서 초접전 양상을 띠었고, 갈수록 고소 고발도 난무했다.박 당선인은 선거 운동 기간 "한 번 더 일할 기회를 달라"며 진심의 정치를 내세웠다. 이 결과 박 당선인은 4선의 중견 정치인이 됐다. 정계 인사들은 동남 4군 유권자들이 이번 총선에서 개혁보다 지역 발전을 우선시하고 힘 있는 4선 국회의원을 선택한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