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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논란 야구부 감독 해고, 다시 생각해달라"

청주 모 고교 야구부원 학부모 26명 탄원서 제출

  • 웹출고시간2016.10.04 16:01:07
  • 최종수정2016.10.06 19:06:37

청주고의 야구부 학부모들이 4일 충북도교육청을 방문해 야구부 감독 해고 처분은 부당하다며 해고처분 취소를 요청했다.

[충북일보] "수술비가 없는 제자에겐 수술비를, 허약한 선수에겐 보약을 지어 준 감독입니다. 부당한 해고를 다시 한 번 생각해주십시오"

청주의 모 고등학교 학부모회 대표 5명은 4일 충북도교육청을 방문해 "야구부 B감독의 해고처분을 초스피드로 결정한 것은 과도하고 부당하다"며 해고처분을 취소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후배를 훌륭한 선수로 키우기 위해 열정을 다 바친 감독이 순식간에 폭력교사로 변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교육청의 징계과정이 의심스럽고 불합리하다.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야구부원 학부모 26명 전원이 각각 자필로 작성한 선처 탄원서 26장을 김병우 교육감과 이시종 충북도지사에게 제출했다.

이들은 또 B감독의 '개인경비 지출내역서'를 공개하면서 "동하계 트레이닝복·글러브·세탁기 등 B감독이 사비로 구비하거나 학생들에게 나눠준 물품의 총액이 3천770만원에 이른다"며 "팔꿈치를 다친 야구부원의 수술비 300만원을 대납해준 사례도 있고, 집안 형편이 좋지 않은 학생에게 보약과 용돈을 준 사례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지역교육지원청은 야구부 전 감독 B씨가 지난달 22일 오후 8시 야구방망이로 야구부원 5명을 폭행한 혐의를 인정해 28일 징계위를 열어 B감독의 순회코치 자격을 박탈했다.

숙소로 들어가라는 지시를 어기고 삼겹살 회식을 마친 후 야구부 식당에 누워있던 야구부원들에게 야구방망이를 휘둘렀다는 게 교육청의 조사결과였다.

학부모들의 입에서는 당시 무자비한 폭행이 있었던 것처럼 묘사된 언론보도가 과장됐거나 사실과 다르다는 말이 나왔다.

한 학부모는 "언론은 감독이 야구방망이를 휘둘렀다고 표현했는데 30㎝ 길이의 부러진 야구방망이 손잡이 부분이었고, 휘두른 게 아니고 툭툭 친 것뿐"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학부모는 "내 아이도 당시 감독으로부터 지적받은 5명 중 한명이었는데, B씨의 체벌은 체벌이라고 보기 어려운 정도였다고 하더라. 재심에선 반드시 그분(B씨)이 명예를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학부모들이 사실관계보다 더 의심하고 문제 삼는 건 '너무도 신속한 징계 절차'다.

4일 긴급대책회의를 소집한 이 고등학교 야구후원회 임원은 "폭행사안이 발생하면 행위의 고의성이 있었는지, 폭행을 유발할 원인은 있었는지, 충분히 조사하고 관련자의 소명을 들어본 후에 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언론보도가 나온 직후 너무도 신속하게 처리한 건 '윗선'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 감독 B씨는 "이 사안이 발생하고 나서 내게 사안을 확인한 기자는 한 명도 없었다"며 "어찌됐건 물의가 빚어진만큼 말을 줄이겠다"고 했다.

/ 성홍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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