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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입(立)다 - 충북대학교

고단한 청춘 어루만지는 문화의 요람
건축학과 학생들 손수 제작한 조형물 '파빌리온' 위용
세상에서 가장 작은 야외도서관 '길잡이 별나루' 눈길
창업 실현 공간 'S-Bunker'… 상상력·창의력 자극

  • 웹출고시간2016.04.21 18:21:28
  • 최종수정2016.04.21 18:21:41
[충북일보] 봄날의 미풍이 간질간질 살갗을 스친다. 계절에 맞게 제 옷을 갈아입은 초록빛 잔디가 드넓게 깔린 충북대학교를 찾았다. 지성의 요람이라 불리는 이곳 캠퍼스에 새로운 문화예술 바람이 불고 있다.

야외 잔디에 설치된 '길잡이 별나루'에서 학생들이 독서를 하고 있다.

인문대와 사회과학대, 사범대가 교차하는 길목 벤치에 앉은 여학생 두 명이 독서를 하고 있다. 바로 옆 나무 함(函) 안에는 기증된 책들이 가지런하다. 사서도 없고 관리인도 없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도서관 '길잡이 별나루'다.

'길잡이 별나루'는 대학교 학내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책을 기증받아 운영된다. 대여와 반납은 열람자 수첩을 배치해 자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증자는 해당 책을 읽은 경험이 있어야 하며, 책 선정 기준은 타인과 공유해야 하는 명확한 이유나 동기가 있어야 한다.

가장 많은 책을 기증한 김진아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취업 준비에만 몰두하지 않고, 고난과 역경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주는 책을 읽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증하게 됐다"고 동기를 밝혔다.

'길잡이 별나루'를 종종 이용한다는 여학생은 "이곳에 올 때마다 영화 '시월애'가 생각난다"며 "영화 속에서 과거와 현재의 남녀를 연결해주는 매개체인 우체통처럼 길잡이 별나루는 로맨틱한 아이템인 것 같다"고 말했다.

건물 안 버려진 공간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독특한 휴게공간으로 재탄생한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충북대 건축학과 학생들이 제작한 조형물 '파빌리온' 안에서 학생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건설공학관 로비에 들어서니 거대한 조형물 '파빌리온'이 위용을 자랑한다. 정현기, 김상원, 연권모, 손대열씨 등 4명의 건축학과 학생들이 손수 제작한 작품이다.

지난해 3월 학생들은 건물 안 로비에 주차된 자전거로 인해 공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2개월여에 걸쳐 조형물을 제작했다.

낡고 오래된 건설공학관은 '파빌리온'으로 인해 활기를 찾았다. 학생들은 편히 앉아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이 생겼다며 반기는 모습이다.

'파빌리온' 제작에 참여한 정현기씨는 "공간을 다루는 건축학도로서 버려진 공간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작품을 기획하게 됐다"며 "모든 작업이 수작업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완벽하게 정교하진 않지만 협소한 작업실을 벗어나 실제 공간에서 작업할 수 있는 뜻깊은 기회였다"고 소회를 전했다.

조형물을 제작한 학생들은 이 작업을 계기로 '#868789'라는 프로젝트팀을 꾸렸다. 이들은 '제주 올레길'처럼 학교의 상징이 되는 공간을 재창조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학연산공동기술원 지하 1층에 조성된 'S-Bunker'에서 학생들이 자유롭게 창업활동을 하고 있다.

충북대 캠퍼스 안에는 비밀스러운 공간이 있다. 이름하여 'The Startup+ Bunker(이하 S-Bunker)'다.

창고라는 뜻의 'bunker'. 지하계단을 따라 내려가다 입구에 이르면 이름과 전혀 다른 느낌의 공간이 펼쳐진다. 창고라기보다 세련된 카페를 연상시킨다.

학연산공동기술원 지하 1층에 위치한 이곳은 창의·협력 공동체 창업동아리 학생들의 '꿈의 공방'이다.

'S-Bunker' 내부에 조성된 학생기업 공간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딱딱한 분위기였던 이 공간은 지난해 9월 후배 창업인 육성을 위해 1억원을 기탁한 정한섭 ㈜트윔 대표의 후원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300여㎡의 S-Bunker는 학생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자극해 창업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실습·회의·세미나 등의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주축이 되는 공간은 '동아리Lab'이다. 창업·창직동아리 6개팀과 발굴지원팀 2개팀, 학생기업 3개팀 등이 입주해 있다.

입주기간은 3개월부터 최대 12개월까지로 3개월마다 신규모집과 동시에 연장입주 신청을 받는다. 24시간 개방하기 때문에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를 볼 수 있다.

'S-Bunker'의 'TechShop' 안에 구비된 3D프린터 장비.

'TechShop'은 장비와 공간을 갖추지 못한 창업자를 위해 시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구성한 서비스 공간이다. 분주하게 돌아가는 3D프린터 안으로 학생들이 작업한 결과물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한쪽 벽면에는 재봉틀과 함께 학생기업에서 직접 디자인한 에코백(천으로 만들어진 친환경 가방)들이 걸려 있다.

'S-Bunker'의 동아리 Lab 공간에 마련된 학생기업 공간. 벽에 걸린 에코백은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상품으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S-Bunker 관계자는 "학생기업의 에코백은 현재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판매 중인 상품인데 반응이 좋아 수익률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중심의 앱소프트웨어와 디바이스 장치 등 관련 교육이 진행되는 'APP Center'는 인력 양성을 위한 공간으로 한몫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S-Bunker는 어떤 의미를 갖는 공간일까.

S-Bunker 내 학생기업 소속 학생은 "당장 먹고 살 걱정에 어깨가 무거운 청춘들에게 문화예술 향유는 사실 사치나 다름없다"면서 "하지만 S-Bunker의 작업공간은 곳곳에 문화적 콘텐츠들을 잘 갖추고 있어 잠들어 있던 예술적 감성을 깨워주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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