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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立다 - 수암골 '길가온'

꽃집? 갤러리?… 커피 향 스민 '문화 아지트'
한 건물에 꽃집·공방·카페·갤러리 공존
사람과 사람 잇는 문화감성 충전 공간
대관료·관람료 없는 무료 갤러리 눈길
공예·꽃꽂이·드라이플라워 교육 운영도

  • 웹출고시간2016.04.28 15:22:27
  • 최종수정2016.04.28 15:22:59
[충북일보] 청주의 야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 하루 평균 300여명이 찾는다는 수암골은 그야말로 '핫플레이스'다.

대표적인 달동네 정서를 간직하고 있던 수암골은 10년 전 공공미술프로젝트가 진행된 이후 벽화마을로 탈바꿈했다. 이후 하나둘씩 카페와 식당이 들어서면서 주말이면 주차할 곳이 없을 정도의 명소가 됐다.

길가온 꽃집을 방문한 손님들이 가게를 둘러보고 있다.

프랜차이즈 식당과 카페가 즐비한 이곳에 눈에 띄는 건물이 있다. 230㎡ 규모의 3층 건물 안에 꽃집과 공방, 갤러리, 카페가 공존하는 복합문화공간 '길가온'이다.

지난 2014년 1월 카페와 갤러리, 같은 해 10월 꽃집과 연지공방이 문을 열었다. 각각 다른 성격의 공간이지만 대표는 한 명이다.

"순우리말 '길가온'은 '길 가운데'라는 뜻이에요. 사람과 사람, 작가와 시민, 문화와 문화 사이를 이어주는 소통의 길이 되고자 붙여진 이름이죠."

시민과 수암골 관광객을 위해 마련했다는 60여㎡ 규모의 갤러리는 무료로 개방 중이다. 현재까지 2년3개월간 개인작가 10명, 단체 28개 팀 등이 총 38회의 전시를 열었다.

프로작가가 아닌 아마추어 작가들을 위한 공간인 이곳은 주로 졸업생, 동호회, 신인 작가들이 애용한다. 연평균 17회의 전시가 열리며, 올해 대관신청 일정은 거의 마감됐다. 전시기간은 회당 2~3주 정도다.

길가온 갤러리 입구 모습. 카페와 분리돼 있어 부담 없이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갤러리는 대관료뿐만 아니라 관람료도 무료다. 온전히 시민들에 의한 시민들을 위한 공간이다. 갤러리 공간은 카페, 꽃집과 완전히 분리돼 있다. 갤러리 입구를 한쪽 구석으로 내어 누구나 부담 없이 드나들 수 있도록 배려했다.

"설립 취지에 맞게 수암골과 어울리는 문화 소통공간을 만들기 위해선 상업적 요소가 문화적 요소보다 앞서선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비교적 출입이 편리한 1층에 갤러리를 설계했고, 카페는 자연스럽게 2층으로 올라가게 됐죠."

길가온 대표는 카페 콘셉트를 화려하고 멋진 분위기보다 안락함과 따뜻함을 주는 분위기로 연출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길가온 갤러리에 현재 전시 중인 이유민 작가의 작품들이 걸려 있다.

카페 내부에는 그가 소장한 작품들이 벽면 곳곳에 걸려 있었다. 전공자도 전문가도 아니지만 그저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좋다는 그는 전시회와 갤러리를 다니다 마음을 뺏긴 작품이 있으면 하나씩 구입해 왔다고 한다.

카페 단골손님 이은주(30·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씨는 "천편일률적인 프랜차이즈 카페와 달리 이곳에 오면 친구 집에 놀러 온 것처럼 아늑한 느낌이 든다"며 "조용히 책을 읽고 싶거나 미술작품을 보고 싶을 때마다 들른다"고 했다.

길가온 연지공방에서 손님들이 공예작품을 고르고 있다.(왼쪽) 길가온 꽃집 직원이 드라이플라워 작품을 진열하고 있다.

1층 꽃집과 연지공방은 늘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늦은 저녁 시간인데도 꽃집 안은 손님들로 붐볐다. 그도 그럴 것이 생화부터 드라이플라워, 아기자기한 공예품에 이르기까지 색색의 작품들은 여심(女心)을 홀리기 충분했다.

길가온 꽃집에서 판매하고 있는 생화들.

원데이클래스와 취미반으로 나뉘어 운영되는 꽃꽂이와 안개꽃 염색 등 교육은 특히 인기가 좋다. 비교적 저렴한 수강료에 소규모 인원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수강생들의 만족도가 높다.

한 손님이 연지공방 공예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지공방에서는 각종 액세서리와 거울, 인형, 도자기, 복주머니 등 다양한 공예품을 만들어 판매한다.

1층 꽃집 옆 갤러리 입구에서는 매주 주말 프리마켓이 열린다. 판매되는 작품은 전부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이다. 플리마켓은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참가비 1만원(음료 제공)만 내면 된다.

신상이 노출되지 않도록 해달라며 거듭 당부한 길가온 대표는 자신에게 수익보다 중요한 건 모두가 행복해지는 문화감성 충전 공간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가끔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제가 굉장히 부자인 줄 아시더라고요. 사실 길가온은 세들어 운영 중이에요. 흔히들 남는 게 있느냐고 묻는데 큰 수익은 없지만 전 지금 이대로가 행복합니다. 최종 목표요? 수암골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쉬다 갈 수 있는 문화 아지트로 남는 거죠."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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