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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축제의 현실과 미래 - 전국 유망축제에 배운다

선택·집중은 기본…지역 천연자연환경에 답이 있다

  • 웹출고시간2013.09.22 18:06:55
  • 최종수정2013.09.22 18:06:55
여름휴가에 이은 추석명절, 그리고 10월, 축제의 계절이 전국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 축제는 거의 70%가 7월부터 10월까지 열린다. 빠른 추석 일정이 지역의 축제를 알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축제의 생명은 홍보에 달려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떻게 축제를 알리느냐 따라서 축제의 성패를 가른다.

2013 국제공예비엔날레 개막식

충북도 내에서도 이 시기에 열리거나 열릴 예정인 축제가 190여 건에 이른다. 현재 청주에서는 국제공예비엔날레가 개막해 10월20일까지 열린다. 이어 충북에서도 손꼽히는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청원생명축제와 보은대추축제가 개막 준비에 한창이다.

올해 공식적으로 열린 행사와 축제의 건수는 1천40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초 지방자치단체들이 공식 통보한 지역 축제는 모두 752개다. 상대적으로 예산이 적게 드는 소규모 축제는 제외한 수치다.

이재영(경기 평택을)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문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열린 축제는 2천429개, 축제에 지원된 정부와 지자체 예산은 2천594억 원으로 나타났다. 소요 예산의 60% 이상인 1천595억 원은 재정 상황이 열악한 기초 단체들이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축제를 지원하는 지자체들은 지역 이름을 내걸고 열리는 축제를 통해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 상권을 살리려는 취지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축제는 광역지자체인 대도시보다 시·군에서 열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 경남·경북(283개)과 전남·전북(232개)에서 열리는 축제 숫자는 대구(72개), 인천(60개), 대전(40개), 광주(35개) 등 광역시를 훨씬 웃돈다.

또 괴산(13개)을 비롯해 충남 서천(12개), 전남 장흥, 경북 울진(각 11곳) 등이 축제가 많은 지자체로 밝혀졌다.

그럼 이같이 많이 열리고 있는 행사나 축제가 모두 지역민들에게 이익으로 돌아가느냐. 그건 또 아니다.

단적으로 정부는 우후죽순처럼 벌어지는 행사나 축제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 첫번 째 조치로 지방자치단체의 행사·축제사업의 원가회계 정보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지역주민에게 전면공개된다.

안전행정부는 이번 달부터 지방의 행사·축제 예산 집행의 효율성을 높이고 주민의 알권리를 충족하기 위해 원가회계정보를 전면 공개키로 했다.

공개대상은 예산집행액을 기준으로 광역단체 1억 원, 기초단체 5천만 원 이상의 사업이다. 원가회계 정보 공개는 자치단체에서 행사·축제를 위해 직접 집행하는 비용은 물론 축제추진위원회·대회조직위원회 등 민간이 위탁받아 실시하는 간접집행비용도 모두 포함된다.

정부는 내년부터 원가회계정보 공개 대상과 내용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내년부터는 공개대상을 광역 5천만 원, 기초 1천만 원 이상의 행사·축제로 확대한다. 또 공개항목도 올해인 경우 행사·축제 참여자 인건비, 행사운영비(유명연예인 초청비용·언론홍보 및 광고료·행사시설비·임차비) 등 7개 항목이지만 내년부터는 17항목으로 세분화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자체 간 비교가 가능하도록 행사·축제별로 유형화해 공개할 예정이다. 안전행정부 재정고 홈페이지에도 통합 공시할 예정이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의 축제의 진실

전국에서 2천500여개의 축제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몇개의 축제는 수많은 사람들이 기다린다. 축제를 보고, 느끼고, 즐기면서 제대로 된 맛과 향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꼽히는 이런 축제는 몇 개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 대표적인 몇 개의 축제를 제외한 나머지 축제들은 그야말로 지역축제에 머물고 있다. 전국의 관광객을 상대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비용 대비 효과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얘기다.

앞서 얘기했지만 충북 괴산군은 공식적으로 개최하는 축제가 13개나 된다. 전국 시·군·구 단위로는 가장 많다.

괴산 고추축제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괴산고추축제'가 열렸다. 괴산군은 이번 축제에 고추직거래 장터와 함께 다문화 고추 아줌마 선발대회, 전국 임꺽정 선발대회 등을 열었다. 소요 예산은 6억5천200만원. 인구 3만8천여명의 괴산군에서 해마다 열리는 축제치고는 많은 편이다. 전체 축제 예산만 7억5천만 원에 달한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시·군·구의 연간 가용예산이 100억 원 남짓인 점을 감안하면 10%가량이 축제에 쓰이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제주 유채꽃 축제

제주도에선 매년 4월 중순 '유채꽃큰잔치'가 열린다. 제주도 특용작물인 유채꽃을 널리 알려 지역 소득을 올리자는 취지로 1983년 시작됐다. 올해 전국에서 열리는 유채꽃축제는 제주를 제외하고 서울, 구리, 수원, 삼척, 태백 등 10개가 넘는다.

전국 곳곳에서 이런 유사한 축제가 넘쳐나고 있다. 결국 어느 지방단체가 잘된다 하면 따라하기 시작하면서 축제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전국에서 2천500여개의 축제가 열리니 하루 7개꼴로 축제가 열리는 셈이다. 대부분의 지역축제는 부실한 콘텐츠와 홍보 부족, 유사 축제 남발 등으로 경제적 효과를 떨어뜨리고 예산만 낭비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넘치는 축제에 낭비되는 예산

내실 없는 지역 축제가 우후죽순으로 생기면서 예산 낭비도 두드러지고 있다. 2천429개 축제 중 문체부가 올해 공식 문화관광축제로 지정한 축제는 1.7%인 42개에 불과하다. 지자체장들이 표를 의식해 세금으로 무분별하게 축제를 열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방선거 1년 전께 새 축제를 마련하는 사례가 많다"고 털어놨다. 공직선거법 86조에 따르면 지자체장은 선거일로부터 60일 전부터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사를 열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괴산청결고추유통센터 광장에 설치된 '괴산군민가마솥'.

고추축제가 열리는 괴산군 괴산청결고추유통센터엔 2005년 설치된 초대형 가마솥이 전시돼 있다. 둘레 17.85m, 지름 5.68m, 높이 2.2m, 무게 43.5t 규모로 쌀 50가마의 밥을 지을 수 있는 크기다. 기네스북 등재와 함께 고추축제 관람객 유치를 위해 2005년 5억6천만 원을 들여 만들었다. 그러나 호주에 이보다 더 큰 질그릇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기네스북 등재를 포기했다. 가마솥이 워낙 커 밥이나 죽을 지을 수 없어 활용도 못 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축제 베끼기' 논란 속 이전투구도

전국 곳곳에선 '축제 베끼기'도 벌어지고 있다.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가을 전어철을 맞아 전국에서 열리는 전어축제는 보령, 부산, 광양, 서천, 장흥 등 5곳에 이른다.

'겨울축제의 원조'로 불리는 강원도 '화천 산천어축제'를 모방한 얼음낚시 축제를 여는 지자체도 10곳이다. 산이 있는 지자체들에선 '철쭉제', '억새제' 등의 이름이 붙은 비슷한 축제가 열린다.

최근에는 등(燈)축제를 놓고 서울시와 진주시는 갈등을 빚고 있다. 진주시는 임진왜란 진주성 전투 때 쓰인 통신신호에서 유래한 남강유등을 발전시킨 지역 축제를 마련했다. 2000년부터 '진주남강유등축제'라는 명칭으로 행사를 열고 있다. 이 축제는 올해 '김제지평선축제'와 함께 문체부에서 대표 축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서울시가 2010~2012년 한국 방문의 해를 기념해 청계천 일대에서 등축제를 연 데 이어 이를 연례화하기로 결정하자 진주시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진주시는 "서울등축제는 프로그램이나 전시 형태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베낀 짝퉁"이라며 서울등축제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진주시는 서울시 등축제 중단 활동에 나선 시민단체를 지원하는 명목으로 최근 추가경정예산 7억 원을 편성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전국의 유망축제에 배운다

대한민국의 대표축제는 매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다. 보령머드축제, 포항국제불빛축제, 금산인삼축제, 강진청자축제, 춘천국제마임축제 등 많은 축제가 있다.

정부는 매년 대표축제와 최우수 축제,우수축제, 유망축제를 선정하는데, 선정된 축제들은 지원을 받게 된다.

올해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선정된 강진청자축제와 진주남강유등축제는 8억 원의 지원을 받는다. 대표축제인 강진청자축제는 8억 원씩 3년간 24억 원의 지원을 받게 된다.

충북도 대한민국 대표축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은 하고 있지만, 차별화 된 컨텐츠 부족과 프로그램이 부족한 실정이다.

충북 12개 시군에서 열리는 축제는 지역마다 특색을 갖고 행해지고 있다. 하지만 대표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충북의 제천과 단양이 연간 관광객 1천만 명을 시대를 맞고 있지만, 이에 버금가는 축제가 아직은 부족한 편이다. 이 같은 현상은 제주도에서도 같은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충북 중부지역(진천·음성·괴산·증평)과 남부지역(보은·옥천·영동), 통합 청주지역의 축제는 농특산물 위주로 열리고 있어 새로움이 없다. 그나마 영동의 난계국악축제 46회째 대표축제 역할을 하고 있다.

해운대 모래축제

부산 해운대구(구청장 배덕광)가 개최하는 '해운대모래축제'가 올해 정부가 선정한 유망축제가 됐다. 해운대모래축제는 2011년에 유망축제로 처음 선정된 이래 3년 연속 유망축제로 선정돼대한민국 우수축제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정부는 해운대모래축제는 모래를 소재로 한 친환경축제로서 창의성이 돋보이고,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다양한 교육적인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풀어낸 점을 높이 평가했다.

해운대모래축제는 모래조각을 감상하는 시민들, 물놀이와 모래성 쌓기에 신난 어린이들, 선텐과 해양스포츠를 즐기는 외국인 등 인파들로 넘쳐났다.

이처럼 해운대모래축제는 관광객에게 바다를 즐기는 방식을 바꿔 놓았다. 모래축제는 친환경 모래를 소재로 한 국내 유일의 체험축제로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해운대구청은 외국인 참여를 위해 외국인 웹 사이트와 700여개의 업체가 등록된 유럽상공회의소, E-FM 방송에 모래축제를 홍보했다. 중국어, 일본어 등 4개국의 언어로 된 홍보지도 제작, 발송했다.

모래라는 소재를 축제와 접목시켜 지역적 특성을 잘 나타냈고, 재미와 대중적 관심 유발은 물론 환경의 소중함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환기시키는 친환경축제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른 축제와 달리 모래축제가 실시되는 해수욕장에서는 먹거리를 취급하지 않았다.

축제관계자는 이와 관련, "축제의 목적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있기에 식사나 음료는 해수욕장 주변에 위치한 편의점이나 식당가를 이용하게 하기 위함이다"고 했다.

실제로 모래축제기간 밤낮으로 많은 관광객이 모여들어 구남로에 위치한 식당가, 편의점과 해운대시장 상점에는 식재료가 떨어져 주문을 더 받지 못하거나, 일부 물품이 동이 나서 판매를 못한 상인들의 즐거운 하소연이 이어졌다.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축제들

해운대모래축제처럼 친환경 유망축제가 있는 반면 미래 100년을 내다보고 축제를 기획한 것도 있다.

전라도 지역은 미래의 축제를 디자인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2013순천국제정원박람회와 2012세계여수박람회가 그것이다.

이 2개의 축제를 미래의 축제로 꼽는 이유는 하나다. 천연자연환경을 자산가치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전라도 지역은 여타 지역과는 다르게 다양한 축제들이 연중 펼쳐진다.

2013순천국제정원박람회

전국적으로 명성이 높은 순천만을 보호하기 위해 계획된 2013순천국제정원박람회는 앞으로 10년, 20년, 100년을 내다보고 축제를 디자인했다. 올해 이곳을 찾은 많은 사람들이 한여름 땡볕에 수많은 불만을 토로했지만, 먼 미래 숲으로 울창한 이곳을 찾은 후손들은 아버지, 어미니가 일궈낸 자연환경에 고마워 할 지 모른다.

처음의 시작은 보잘 것 없어 많은 사람들에게 비아냥을 들었더라도 조만간 그 달콤한 결실은 두고두고 순천의 고부가가치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순천만을 보호한다는 취지는 그만큼 이들 지역사람들이 자연환경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말과도 같다. 이런 순천사람들의 마음은 그대로 표현됐다.

여수세계박람회장

지난해 전라남도 여수 신항 일대에서는 국제박람회가 열렸다. '2012세계여수박람회'가 그것이다. 전남도는 지난 4월 여수세계박람회장을 재개장했다.

재개장 이후 4개월만에 관람객 125만 명을 끌어들였다.

전남도는 여수세계박람회장은 여수세계박람회 정신 계승 발전과 박람회장 사후활용 활성화를 위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최에 맞춰 지난 4월20일부터 '여수엑스포 해양공원'으로 명칭을 바꿔 재개장했다.

해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해운대모래축제, 보령머드축제, 순천국제정원박람회, 여수엑스포 해양공원 등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친환경을 모토로 축제를 기획했다는 점이다. 여다 유명축제를 따라하기 보다 고유의 지역환경을 축제로 승하시킨 것이다.

많은 시간을 고민하고, 연구해 미래 후손에게 물러줄 축제를 만든 것이다. 충북에서도 지역의 천연자연환경을 이용한 축제를 구상하고, 다양한 축제 컨텐츠를 만들어낸다면 대한민국 대표축제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 엄재천기자 jc00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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