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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축제의 현실과 미래 - 충북의 대표축제를 만들자

반복된 콘텐츠…관람객 흥미 유발 실패
지역 단체장 얼굴 알리기용 행사 지양해야
정체성 확립·지속가능한 테마 공간 확보 중요

  • 웹출고시간2013.10.06 19:30:15
  • 최종수정2013.10.07 10:36:15
◇대표축제의 3대 구성요소=자연환경+독특한 컨텐츠+사람

민선자치시대를 맞아 전국이 축제의 향연 속에 몸살을 앓고 있다. 9월과 10월은 전국 어디를 가도 다양한 축제를 경험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다. 또 어떤 이들은 너무 많은 축제에 그저 그런 유사한 콘텐츠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충북도 내 12개 시군에서도 이 시기에 지역에서 가장 대표적인 축제를 연다. 전국적인 규모로 보면 그리 명성을 얻고 있는 축제는 아니지만, 그래도 충북에서 만큼은 고장을 대표하는 축제들로 꼽힌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청주시는 오는 10월20일까지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를 청주연초제조창에서 열고, 청원군은 지난 27일 '청원생명축제'를 청원 오창과학산업단지 일원에서 개막해 10월6일까지 연다.

충주시는 30일까지 '우륵문화제' 충주세계무술공원에서, 제천시는 지난 28일 '제천한방바이오박람회'를 한방엑스포공원 일원에서 개막해 10월3일까지 개최한다. 충북 북부권의 또 1곳인 단양군에서는 오는 10월10일 '단양 온달문화축제'를 단양 온달관광지에서 열 예정이다. 특히 단양군은 10월3일 '54회 한국민속예술축제'를 단양생태체육공원에서 개막한다.

충북 중부권인 증평·진천·괴산·음성군에서는 10월11일 '증평인삼골축제'를 증평 보강천 체육공원에서 열고, 10월4일 '생거진천 문화축제'가 진천읍 백곡천 둔치에서 열린다. 이어 음성군은 '1회 음성인삼축제'를 10월2일 음성 응천 하상주차장에서 화려한 막을 올릴 예정이다.

충북 남부권인 보은·옥천·영동군도 10월 지역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꼽는 축제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보은군은 10월11일 '보은대추축제'를 뱃들공원 일원에서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영동에서는 10월3일 '46회 영동 난계국악축제'와 '대한민국 와인축제'를 영동체육관에서 개막한다.

하지만 이들 축제를 경험한 많은 사람들이 허전함을 호소하고 있다. 뭔가 부족하다는 것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삶의 활력을 얻었다거나 축제를 통해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경험을 했다거나 하는 식의 얘기는 찾을 수가 없다.

반복되고 지금까지 어디선가 봐 왔던 농산물에 컨텐츠, 일상에서 반복되는 삶처럼 짜증이 서서히 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포도축제는 여태 인근 지역에서 열었던 축제였다. 농특산물은 이전 지역축제에서 수도 없이 많이 봐 왔던 것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대표축제로 꼽히는 축제들은 하나의 맥을 주제로 끝없이 진화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마디로 이들 축제는 커다란 기본요소를 충족시키며, 축제를 찾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그게 무엇일까.

바로 자연환경과 독특한 컨텐츠, 그리고 사람이다. 이들 기본요소가 충족된 축제들은 대한민국의 대표축제로 그 위상을 다져가고 있다.

따라서 충북도 내에서도 이들 3가지 기본요소가 충족되는 축제를 기획해 미래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축제의 역사가 거듭될수록 진한 향기가 나는, 그래서 후손들이 축제 하나만으로도 선조들의 지혜를 깨달을 수 있는 축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이다.

◇충북을 북부·중부·통합 청주·남부로 분석

△충북 북부(충주·제천·단양)=충북의 북부는 연간 1천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는 제천시와 단양군, 중원문화의 산증인으로 떠오르고 있는 충주시로 나뉘고 있다.

충주우륵문화제

이들 지역은 상당히 물과 연관된 축제들이 다양하게 열리고 있다. 하지만 제천시와 단양군에서 열리는 축제들은 관광객들을 흡입할 수 있는 매력을 지닌 축제는 없다. 이런 현상은 1천만 관광객이 찾는 제주특별자치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관광객들이 보는 축제와 지역에서 기획하는 축제가 같은 맥락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결국 1천만 명을 뛰어넘는 그야말로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만들어가야 할 축제를 다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천시와 단양군은 현재 많은 축제를 기획하거나 추진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충주시는 최근 세계조정선수권대회를 치르고, 그와 연관돼 축제를 다양하게 펼치고 있지만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 그 한계는 역시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자치단체장의 생각과 추진전략이 선거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관광과 축제의 개념은 다분히 같이 할 수 없다. 이런 결과는 취재과정에서도 명확히 구분됐다. 관광이 1년을 기준으로 다양성을 찾기 위해 고민한다면 축제는 지극히 지역과 연관돼 있다.

지역의 소견머리로는 관광 활성화와 축제로 이어지는 명쾌한 해결책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왜 그럴까. 축제는 다분히 단체장의 얼굴 알리기라는 복선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단체장이 선거와 무관하게 축제를 기획한다면 모를까 축제와 관광이 접목해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은 떨어진다. 이런 현상은 전국의 지자체에서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사례이다.

△충북 중부(증평·진천·괴산·음성)=충북의 중부지역은 최근 뜨겁게 도시화 되는 곳과 지역화 되는 곳으로 극명하게 갈린다. 진천·음성이 수도권과의 근접성이 좋아지면서 탈 농업화되고 있다. 음성군이 산업단지를 곳곳에 조성하면서 점차 축제도 지역보다는 전국화 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면 괴산군은 인근의 음성과 증평에 비해 도시에서 멀어지고 있다. 지역의 위치도 농업에서 벗어날 수 없는 처지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인근의 다른 시군에 비해 많은 축제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다. 소규모 축제를 열어 지역 농특산물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문제는 지역 축제가 10월에 집중돼 여타 지역과 중복되면서 분산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진천이 '생거'라는 브랜드로 쌀과 문화예술에 대한 축제에 신경을 쓰는 것도 철저히 지역화 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영동와인축제

△충북 남부(보은·옥천·영동)=충북에서는 모든 면에서 가장 열악한 지역이다. 단양군과 함께 충북의 균형발전에서 철처히 소외되고 있다. 하지만 단양군은 연간 1천만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남부 3군은 별다른 동력이 갖추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지역축제가 나름 조명을 받고 있다. 영동군이 전통성을 중심에 두고 열고 있는 난계국악축제는 확실하게 대표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대중적인 면에서 역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래서 나온 전략이 포도축제와 접목하는 일이었다. 난계국악축제가 역사적인 대표성을 갖추고 있지만, 대중을 이끄는 매력은 없다는 게 고민으로 떠오르고 있다.

옥천은 대전과 인접해 있다는 지역적 특성만을 가지고 철저히 농특산물 판로와 판매에 역점을 둔 축제에 신경쓰고 있다.

보은은 '대추'를 브랜드화 해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보은대추축제가 10월18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이 축제는 대추와 농특산물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 축제를 단일화 했다는 점에서 조명받고 있다. 분산돼 열리던 축제를 통합해 군민의 열정을 한 곳으로 모았다. 하지만 대추축제도 다양하고 독특한 콘텐츠를 장착해야 대표축제로 커 갈 수 있는 문제를 안고 있다.

△통합 청주=청주에서는 국제공예비엔날레가 한창 열리고 있다. 청원에서도 청원생명축제가 열리고 있다. 하지만 통합 청주시가 출범하는 내년 7월 이후에는 이들 축제가 어떻게 열릴 지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청주시의 공예비엔날레와 청원군의 생명축제는 나름 양 시군에서 대표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축제들이다. 문제는 양 시군은 통합을 앞두고 있지만, 거의 같은 시기에 열리고 있는 축제에서 상호 연계하지 못하고 불협화음으로 일관하고 있다. 청주시와 청원군이 입장권 판매를 놓고 상호 협조를 요청했지만, 상호 간 이익이 연계되면서 화합하지 못하고 있다.

공예비엔날레나 생명축제는 양 시군에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진행하는 축제다. 대중성도 인정받고 있다. 공예비엔날레가 국제적인 공예·문화축제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반면 생명축제는 도시 속의 농특산물 축제로 인기가 높다. 통합 청주시가 이 두 축제를 어떻게 접목해 하나의 축제로 이끌어낼 지 주목되고 있다. 고민해야 할 가치가 있다.

◇대표축제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의견

충북에서는 '충북대표 축제'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에서 명성을 얻고 있는 축제를 벤치마킹하고, 전문가들을 초청해 의견을 듣고 있다.

지난 4월 보은에서는 '충북대표 축제를 만들기 위한 토론회'가 진행됐다. 핵심은 보은대축축제를 대표축제로 키워가자는 것이었다. 이렇게 각 지역에서 축제는 늘 고민의 대상이 되고 있다.

보은 대추 축제

토론회에서 정낙형 충북발전연구원장은 "정부가 지원하는 축제, 도가 지원하는 축제에 맞춰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며 "하지만 지역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축제의 정체성 확립과 지속가능한 테마공간 확보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정 원장은 "대추라는 특산물을 축제를 통해 판매하는 것도, 이를 통한 지역경제를 활성화 하는 것도 축제의 목적으로 어느 것 하나 놓치기 어렵다"며 "그러나 단기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 장기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 등 목표를 같이 잡아서 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정부 또는 충북도의 지정축제로 발전해야 되기 때문에 여러 가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 많다"며 "전문성과 열정과 자치단체장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임택수 충북도 관광항공과장은 "축제는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사람이 있어야 한다. 더욱 많은 인원이 필요하다"며 "국내에서 유치할 수 있는 인원은 제한적이라 한국을 찾는 외국인을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들어 충북도를 찾는 외국인이 부쩍 늘면서 청주국제공항이 나날이 바쁘다"며 "지역행사를 넘어 전국행사로 발전시키겠다는 자치단체장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브랜드 가치 창출도 필수다"고 덧붙였다.

김인복(청주 분평) 축제 자문위원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유명축제들의 특징은 자연환경과 독창성, 다양한 콘텐츠로 무장하고 있다"며 "축제를 지역의 재산가치로 보고, 그에 따른 축제를 만들어 냈다. 미래 후손들이 이어갈 수 있도록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 충북에서는 이런 축제들을 찾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순천정원박람회, 해운대 모래축제, 여수엑스포해양공원, 보령머드축제 등은 자연과 독창성, 그리고 콘텐츠가 잘 버무려진 전국 대표축제"라며 "연구하고 배워야 할 점이 많은 축제다. 충북에서도 이런 삼박자를 갖춘 축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정원(청주 내덕) 축제 자문위원은 "충북에도 대표축제를 만들어갈 수 있는 여건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며 "역사성을 가진 난계국악축제나 최근 지역의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는 청원생명축제나 보은대추축제는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대중들이 즐길 수 있는 자연환경이 없다. 생명축제는 올해가 지나면 개최 장소가 없어 고민해야 하고, 대추축제 역시 대중들이 자연스럽게 쉬고 즐길 만한 자연환경을 구비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지역의 인근에는 청남대와 속리산 등 천연의 자연보고가 있다. 관광과 연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 엄재천기자 jc00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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