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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 사람들 - 옥천공설시장

규모 열악하지만 시장 사람들끼리 정 나누며 가족처럼 뭉쳐
경기침체에다 메리스 여파까지 겹쳐 시장경기 어려워
기록 없는 옥천시장 아쉬워 어제와 오늘 재조명 필요

  • 웹출고시간2016.03.24 18:57:24
  • 최종수정2016.03.24 18:57:31
[충북일보=옥천] 사통팔달의 대한민국 중심에 위치한 옥천.

옥천은 말 그대로 경부선철도, 경부고속도로, 국도 등이 통과하는 국토중심의 요충지다.

교통의 발달로 전국 어디에서도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어 옥천을 찾는 외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곳이다.

특히 옥천은 금산, 영동, 보은 등과 연결돼 있고 대전과도 가까워 근교농업을 하고 있는 농민들이 많으며, 그래서 대전의 농수산물시장은 옥천과 무관하지 않다.

옥천경제의 중심역할을 하는 옥천공설시장 전경.

이처럼 옥천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옥천공설시장.

5일장뿐만 아니라 상설로 장이 설 수 있도록 현대식 시장을 만들어 옥천주민들이 언제나 장을 볼 수 있도록 건물에 주차장까지 갖춰 편리하게 꾸며져 있다.

비록 상인회 규모는 35명 정도에 불과하지만 가족처럼 따뜻한 정을 나누며 장을 지키고 있다.

난장을 할 때부터 시장을 지키고 있는 만두집, 생선국수집, 보리밥집 등 터줏대감서부터 가까운 대전에서 평생 하던 일을 접고 옥천으로 옮겨온 신참 등이 한데 모여 어제와 오늘이 공존하며,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옥천시장은 삼양리에 개설되고 있는데 이전엔 구읍에 장이 섰다. 구읍은 옥천의 소재지였다. 철도가 들어서면서 삼양리 일대 발전으로 1930여 년대 시장이 옮겨와 지금의 자리에 형성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옥천의 장은 언제 어떻게 형성됐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록이 없는 점이 아쉽다.

옥천공설시장은 장을 보러 나온 고객들로 언제나 붐빈다.

옥천의 5일장은 금구천을 중심으로 난전이 펼쳐지는데 옥천공설시장을 중심으로 그 규모가 도내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들 만큼 잘 운영된다.

이는 옥천공설시장 덕분이며, 상설시장으로써 2008년 현대식 건물로 잘 지어져 상인들이 삶의 터전이다.

상인회를 이끌고 있는 2대 이광우 회장(왼쪽)과 상인회 살림꾼인 김재수 총무.

상인회는 이화식품을 운영하는 이광우(79) 회장을 비롯, 부회장, 감사, 총무, 이사 등 8명으로 2010년 구성됐다.

상인회는 이 회장과 선지국밥집을 운영하는 김재수(65) 총무가 이끌어 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대 강종호 회장에 이어 2대를 맡고 있는 이 회장은 대전에서 인쇄업을 하다 옥천으로 옮겨 온지는 5~6년 된다.

아내 박순례(78)씨와 식품을 취급하며 이 회장은 옆에서 붕어빵(금강)을 굽는다.

평생을 인쇄업을 하다 이제는 아들에게 물려주고, 지인의 소개로 옥천으로 온 이 회장은 인쇄업을 대전에서 크게 했지만 컴퓨터 등 시대가 바뀌면서 점차 사양사업이 돼 지금은 대전 인쇄거리에 몇 남지 않았다.

이광우 상인회장이 건어물가게를 하는 아내 박순례씨와 함께 붕어빵을 굽고 있다.

이 회장의 붕어빵은 시장에서 잘 알려 질 정도로 맛있다. 잘 굽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들과 대화를 나누는 소통의 수단이 되고 있는 이 회장의 붕어빵은 옛날엔 재료를 직접 만들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붕어빵은 온도를 잘 맞추어야 바삭거리고 맛있는 빵이 되는데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

2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가 불편한 김 총무는 시장을 관리하고 상인회의 모든 살림을 맡아 하는 살림꾼으로 하루가 바쁘다.

이 회장과 김 총무는 오랫동안 함께 상인회를 운영하고 있어 손발이 척척 맞는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어려운 시장을 어떻게 활성화 될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한다.

물론 옥천군에서 예산을 들여 현대식 건물로 잘 지어졌지만 시장 활성화가 곧 옥천경제가 살아난다는 자부심을 가져 걱정이 많다.

특히 지난해는 메르스 직격탄을 맞아 현재까지도 시장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작년엔 몇 개월 동안은 고객들이 없어 허탕을 치는 일이 허다 했다.

3대째 식품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남부상회 조영미씨가 고객에게 언제나 친절하게 채소를 골라주고 있다.

시장에서 3대째 식품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남부상회 조영미(37)씨는 "좀처럼 경기가 살아나지 않아 어려운 실정인데 지난해 메르스까지 겹치는 바람에 최악 이었다"며 "올해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아 지금부터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그나마 상인회가 시장 활성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데 상인들도 내일이라 생각하고 상인회 일이라면 함께 발 벗고 나서는 등 단합이 잘 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일은 5일장인데도 쌀쌀한 날씨 탓도 있겠지만 한 참 붐벼야 할 오후 시간대였는데 시장 안은 썰렁했다.

김재수 총무는 "옥천공설시장의 최대 장점은 상인들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가져와 고객들에게 제공한다는 점이다. 고객들이 믿고 찾을 수 있도록 언제나 신선한 농산물을 중간 유통마진을 없애고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이라며 "단 옥천의 브랜드가 없는 것이 흠이긴 하지만 공설시장에 오면 철마다 채소가 항상 있어 고객들은 믿고 많은 이용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상인회는 그동안 시장 활성화를 위해 많은 일을 했다.

한 달에 한 번씩 문화행사를 준비해 시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각설이 공연과 노래자랑 등은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앞서 지난 2012년엔 KT 옥천지사와 상인회가 시장 활성화를 위한 협약도 했다. 매달 1회씩 전통시장 가는 날을 정해 온누리상품권을 활용, 직원들의 시장을 이용토록 했다.

여기에 문화포럼도 열어 5일장 활성화에 대한 토론회를 가졌으며 지난 2006년부터 시작한 상품권 활용은 점차 자리를 잡아 이제는 정착된 상태다.

또한 상인회 모두가 참석하는 마케팅 및 친절교육은 해가 갈수록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상인회 연령층이 70대 후반인 점을 감안해 고객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 교육이 어느 때보다 필요해 실시하고 있다.

옥천공설시장 활성화에 견인차 역할을 하는 향수합창단이 공연을 하고 있다.

특히 상인회를 중심으로 구성된 25명의 향수합창단(단장 강영선)은 매주 월요일 시장 회의실에서 연습하며, 상인들의 스트레스를 풀고 아름다운 노래로 즐거움을 안겨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정기발표회와 정지용의 시 낭독 등으로 시장 활성화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옥천군은 공설시장 주변에 주차건물을 신축해 시장 활성에 크게 보탬이 되고 있다.

이광우 회장은 "앞으로 시장에 태양광을 신설하고 형광등을 LED로 교체하는 사업을 할 계획이며, 아직도 시장 활성화를 위해 할 일이 많다"며 "옥천군과 상인회가 합심해 전국에서 최고의 시장을 만드는데 혼신을 다하고 있으며, 고객들도 믿고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옥천 / 손근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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