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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 사람들 - 마포숯불갈비 김재화·상인회장 부부

김씨, 아내 최길수씨와 갈빗집 운영
두번이나 회장할 정도로 신망 두터워

  • 웹출고시간2016.02.25 18:38:25
  • 최종수정2016.02.25 18:39:15

전통과 현대가 살아숨쉬는 영동전통시장 전경.

[충북일보=영동]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져 살아 숨 쉬는 영동전통시장.

해방이후부터 자생적으로 형성된 것으로 알려진 영동전통시장은 70여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처음엔 본토시장으로 시작했고, 6.25 이후에는 피난민 시장으로 불리면서 본격적인 시장형태를 갖추었다.

경부철도, 경부고속도로, 국도가 사방으로 뻗어 교통의 요충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영동은 한때는 인구가 10만이 넘을 만큼 경제활동이 활발했던 곳이다.

포도, 감, 호두, 사과, 배 등은 전국에서 6~11%의 생산량을 차지하고 있고, 표고버섯은 전국 제일의 집산지로 유명해 말 그대로 과일의 고장이다.

영동전통시장은 20년 전부터 재래식은 점차 사라지고, 지금은 지붕을 아케이드로 씌웠고 가게와 간판 등이 특색 있게 최신 현대식 건물로 확 바뀌었다.

영동전통시장 김재화 상인회장.

이 같은 대대적인 변화에는 김재화(65) 상인회장과 허태순(재건식육점)·윤옥자(양강닭집) 부회장, 이현철(영동의류) 감사 등 이사와 회원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김 회장은 포도농사를 접고 음식점을 시작한 아내 최길수(63)씨와 함께 시장에서 6년째 마포숯불갈비를 운영하고 있다.

17년 된 갈비 집을 인수 받은 것을 합하면 25년째 시장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김 회장은 두 번이나 회장을 할 정도로 시장 내에서는 신망이 두텁고 추진력이 강하기로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자나 깨나 시장 활성화를 위해 고민하는 그는 올해도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특히 그의 거침없는 쓴 소리는 아내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싫어한다. 그래서 오해도 많이 받고 손해 보는 경우도 있지만 올바른 일이라고 판단되면 밀어부처 결국 해내고 만다. 이 모두가 사심 없이 오직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기 때문이다.

회장을 하는 동안 전국에서 영동전통시장을 찾도록 만들겠다는 것이 그의 평소 계획이다.

이처럼 열정적인 성격으로 마포숯불갈비 운영도 딱 부러진다.

한번 다녀간 고객이면 반드시 다시 찾도록 한다는 김 회장과 아내의 운영비결은 진심어린 친절과 돼지 갈비의 질 좋은 식감에 끊임없는 자기개발이다.

이곳의 갈비는 단순한 갈비 맛이 아니다. 영동이 와인 고장답게 와인을 이용한 돼지 갈비소스로 숙성한 와인돼지갈비는 냄새가 나지 않으면서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여기에 와인삼겹살도 주력 메뉴다.

6년째 시장에서 마포숯불갈비 집을 운영하고 있는 아내 최길수씨가 갈비손질을 하고 있다.(왼쪽) 김재화 상인회장이 아내가 운영하는 마포숯불갈비집에서 숯불을 피우는 일을 직접 돕고 있다.

아내가 갈비 집을 운영해도 김 회장의 손길이 미치지 않으면 안 된다. 아내가 갈비를 손질하면 숯불을 피우고 불 갈아 주는 일은 그의 담당이다. 시장일 보랴, 본업인 건설 일을 하다가도 불 피우는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돌아와 아내를 돕는다.

5년간 숯불피우는 일만 하다 보니 손마디 마디가 굳은살로 거칠어졌다. 악수라도 하기위해 손을 내밀 때는 미안 할 때도 있단다. 그는 아마 사람들은 자신이 숯불을 피우는 일을 하는지를 모를 것이라고 했다.

영동전통시장은 1대 회장에 신현호씨를 비롯, 2대는 신삼섭, 3대 김재화, 4대 송각헌, 5대 김재화씨로 이어지고 있다.

500여개의 점포로 둘러싸인 시장 상인회는 실질적으로 142명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으며 노점상 70명과 합하면 212명이 활동하고 있다.

4일과 9일 등 5일장이 서는 날이면 상인회는 눈코뜰새 없이 바빠진다. 가능하면 시장을 쓰레기 없는 깨끗한 시장으로 만들자는 의미에서 쓰레기를 스스로 쓰레기봉투에 담도록 다니며 독려한다.

영동전통시장에서 가장 오래된 신발가게인 동양고무.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시장에서 가장 오래된 터줏대감 동양고무(신발가게) 박준희(47) 사장은 "시장이 참 좋다. 장날이면 모두 나와 인사하고 안부를 묻는 등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며 "시장 활성화를 위해 김 회장은 정열을 다 바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또 "시장상인들은 단합이 잘 되며 무슨 일이 있으면 너나 할 것 없이 내일처럼 나선다"고 자랑했다.

영동전통시장에서 가장 오래된 신발가게인 동양고무.

시장에는 동양고무와 같이 오래된 해장국 집인 '영동옥'도 있고 선지 해장국을 하는 '자성식당'도 빼놓을 수 없으며 40여 년 간 뻥튀기만 팔아오고 있는 '뻥튀기 장사', 이름도 없는 농기구제작사로 통하는 대장간 등이 있다.

이들은 영동전통시장의 자존심이며 산증인이다.

김 회장과 이사 등 상인회는 그동안 한일이 참 많다. 넉넉하진 않아도 7~8년 전부터 김 회장은 인재양성을 위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군민장학금 200만을 내고 있다.

여기에 2012년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육군종합행정학교와 자매결연하고, 영외숙소인 아파트 광장에서 가족들이 참여하는 '남성대 금요장터'를 개장했다.

경기침체로 어려움이 큰 상인들과 군인가족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한 2013년 전통시장을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바꾸기 위해 시장육성사업도 벌였다. 특성화된 현대적 이미지로 변화시켜 명품시장으로 만들고 투어가 가능하도록 기반시설을 했다.

시장홍보관, 교육장, 사무실 등을 조성하고, 도색, 벽화 등 거리를 말끔히 재정비했다.

여기에 상인들의 자생력을 키우도록 동아리활동, 상인 재능기부, 상인대학을 운영했으며, 주민들의 시장유도사업으로 문화교실, 입체영화 상영 등도 펼쳤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시장을 이용한 고객들에게 고마운 마음에서 상인회에서 손수 끓인 국수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전국 우수시장박람회에서 우수시장으로 선정돼 지식경제부 장관상을 받는 영예도 안았다.

올해 김 회장은 시장 주변에 대형버스 주차장 추진을 검토하고 있고, 여름엔 시장 옆 영동천에서 올갱이 잡기, 겨울에는 이벤트로 송어낚시, 썰매타기, 와인삼겹살 활성화 등을 계획하고 있으며, 그동안 빈 공간으로 방치해 있던 농특산물전시판매장 일명 장옥을 와인카페로 리모델링하는 일을 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이곳에 농특산물 전시 판매와 귀농인, 다문화 가족들의 공간도 마련한다.

피난민들의 아픈 역사로 시작된 영동전통시장은 장인정신이 살아 숨 쉬는 시장으로 발전해 이제는 전통과 현대가 잘 어우러진 신명나는 장터로써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충북상인연합회 부회장이기도 한 김 회장은 "고객과 상인간의 상생만이 시장 활성화에 지름길이며 곧 우리가 잘 사는 것이라"며 "남은 기간 상인회와 함께 계획했던 사업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영동 / 손근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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