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 임금이 의주에 피난했을 때 왜군이 평양성을 점령하자 조선의 목숨은 경각에 달려있었다. 이제 피신 할 곳은 만주밖엔 없다. 그런데 하늘이 도운 것인가. 명나라 대군이 압록강을 건너왔다는 소식을 듣는다. 명군은 압록강을 건너자마자 평양성을 공격하여 큰 피해를 입었다. 전의(戰意)가 앞서 일본군을 과소평가 한 것이다. 그 다음 추가로 온 군대는 이여송의 4만 대군이었다. 의기양양한 이여송은 평양성을 포위했다. 그런데 군사들의 대오에 이상한 무기가 발견 됐다. 무기가 성을 향하더니 엄청난 소리와 함께 불을 뿜었다. 포신을 날아간 포탄은 단숨에 평양성 누각을 박살냈다. 소총에 의존하여 전투마다 승리한 왜군은 경악한다. 평양성 전투에 나온 무기는 대포 불랑기(佛朗機)였다. 왜군은 큰 타격을 입는다. 명나라가 포르투갈에서 수입한 최신 무기였다. 조선 중기에 그려진 평양성 탈환도를 보면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아무리 명나라군의 무용을 그렸다고는 하나 몇 몇 군사들이 몰려 구경만하는 것이다. 이 전투에도 조선군은 도원수 김명원을 비롯하여 휴정·유정의 승군도 합세하였다. 그런데 조선 군사들은 성안을 향해 이상한 불화살을 날려 보냈다. 이 것이 바로 신기전(神機
지난 5월 말 학부모 수업 공개의 날이었다. 많은 학부모님이 참관하러 오셨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의미 있는 배움을 위해 교육과정을 분석하고 재미있는 교육활동을 준비했다. 학생들은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자세와 태도로 수업에 임했다. 교직원들도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 교장인 나도 참관하러 오신 부모들도 만족했고 칭찬의 말을 쏟아 놓았다. 누구 하나 앞서거나 뒤처지지 않고 역할을 다하고 있었기에 누가 더 잘했는지 가릴 필요도 가릴 수도 없었다. 지난주, 공문이 하나 왔다. 교원성과상여금에 대한 설문조사였다. 적절한 문항에 체크를 해야 하는데 어디를 눌러야 할지 망설이느라 하나하나 읽고 또 읽었다. 교육공무원으로서의 태도, 학습지도, 생활지도, 전문성 개발, 담당업무 등의 영역에서 어디에 배점을 높여야 공정한 성과상여금을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누가 알지? 정량평가로 수업시수 1시간 덜 했다고 성과가 낮고 전문성 개발 1시간 더 많이 했다고 선생님의 교육적 성과를 높였다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참 어려운 질문들이었다. 그때 남편의 밭이 떠올랐다.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만 자란 남편이 농사를 시작했다. 무엇을 어떻게 할지 모르는 초보 중에
아침에 새소리로 눈을 뜰 수 있는 건 정말 행운입니다. 하루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죠. 만약 출근길에 길거리의 귀여운 고양이를 마주친다면 그 고양이가 품고 있는 골목 전부가 따듯해지죠. 누군가가 자신의 반려견을 모임 장소에 데려온다면 그 강아지는 여기 모든 사람들의 눈빛과 목소리를 사랑스럽게 만듭니다. 동물이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이렇게나 우리에게 사랑과 행복을 전해주는 존재가 분명합니다. 이렇게 우리가 사랑하는 귀여운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패션에 희생되는 소나 오리, 토끼 등의 동물들도 사실은 감정도 있고 고통도 느낄 수 있습니다. 동물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감정이 섬세하고 자신들만의 라이프스타일과 삶의 지혜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패션이나 뷰티 등 인간에 사용되기 위해 희생되는 동물들은 우리의 시선이 잘 닿지 않기에 그 고통과 슬픔을 알기가 어렵습니다. 오로지 패션에 사용되기 위해 길러지는 대량 사육 전문 농장들은 이들에게 비좁은 환경, 열악한 위생, 각종 스트레스와 질병을 동반합니다. 이 광경은 너무 처참하기 때문에 패션을 소비하는 대중들에게는 꽁꽁 숨겨서 절대 보여주지 않는 부분이죠. 하지만 지금
필자의 사무실 책상 주변에는 적을 때는 한두 개, 많을 때는 서너 개 이상의 화분들이 늘 자리하고 있다. 하루의 시작과 끝을 그 화분들과 함께 하는 셈이다. 최근 어느 날 오랜만에 물을 준다는 생각에 좀 과하게 주었는지 화분 받침대 밖으로 물이 줄줄 흘러나왔다. 화장지로 급하게 닦고 있는 사이 급기야 유리를 깔아 논 책상 속까지 물이 흘러 들어가는 바람에 그 밑에 넣어놨던 업무 관련 자료들까지 다 젖어 버리게 되었다. 과유불급이라는 사자성어가 떠올랐다. 그런데 이와는 반대로 아무리 과하고 넘쳐도 또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게 하나 있다. 누구라도 공감은 하지만 그만큼 놓치기도 쉬운 바로 '안전의식'이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안전의식'이란 위험이 생기거나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하는 집단적 의지나 감정이며, 산업적으로는 근로자가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던 안전에 관한 관심이 구체적인 행동과 실천으로 나타나는 정도라고 풀이가 된다. 이에 따라 충북도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상 지켜야 하는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 사항 이행과 함께 '안전의식 강화'로 실질적 변화를 견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돼 올해는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안전의식 교육과 홍보에 크게 중
소외(疎外)라는 단어가 있다. 어떠한 상황에서 배제되어 있다는 의미다. 조금 더 깊은 이해를 위해 한자의 어원을 풀어 보자. 疎(성길 소)는 疋(무릎 아래의 다리), 束(묶인다)라는 의미가 합쳐진 형성 문자이다. 여기에 예외적인 일이 발생했다는 外(바깥 외)까지 함께 결합되어 쓰이는 단어이다. "원치 않은 상황이 발생하여 발이 묶여 버린 상태"라고 이해하면 된다. 추상적이라 낯설게 느껴지겠지만 해당 문장을 반추해 보면 대다수는 크든 작든 소외를 겪었던 상황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소외와 관련된 문제는 수 세기 동안 여러 학자들이 천착해 온 문제이다. 학술적인 의미의 소외는 '인간이 지닌 자기의 본질을 잃은 상태'를 말한다. 소외와 관련된 이론의 전개 과정을 크게 개괄해 보면 "종교에 의한 소외→노동에 의한 소외→산업사회(제도)로 인한 소외" 순으로 체계화되고 확대 재해석 되었다. 먼저 종교에 의한 소외는 신(神) 중심의 세계관으로부터 비롯된다. 신이 인간보다 더 주체적이고 인간적일수록 인간은 자기의 주체성과 인간성에서 소외된다는 것이 요지이다. 중세 시대 음악과 같은 예술 작품을 살펴보면 인간이 느끼는 모든 감정이 신의 감정으로 환원된다는
샤르트르는 '인간에게 주어진 본질은 없다. 인간은 세상에 그냥 내던져져 존재하고 있을 뿐이며, 주체적인 선택을 통해 자신을 형성해 가는 존재라 했다. 그러므로 '인생은 Birth와 Death 사이의 Choice다.'라고 했다. 우리는 사는 동안 수많은 선택을 한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삶의 양상이 달라진다. 그러나 세상과 인간이 부딪혔을 때 과연 주체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어제는 서울에 가서 문우들을 만났다. 모임에서는 며칠 전 받은 위급재난 문자가 화두였다. 5월 31일 새벽에 서울특별시가 자체적으로 서울 지역에 경계경보를 발령했다고 한다. 사이렌 소리가 들렸고 대피를 준비하라는 내용의 위급재난 문자를 전송받았는데, 대피 사유와 대피 장소를 누락한 채 "대피할 준비를 하라"는 내용만 달랑 보내왔다는 것이다. 북의 인공위성 발사를 전쟁이라도 난 것으로 오인했고, 그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두려움에 떨었다는 것이다. 문우들은 하나같이 무기력한 지식인과 부조리한 사회에 대해 토로했다. 그들의 말을 들으며 극한의 상황에서 과연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있는가에 의심을 품게 된다. 거대한 시대의 조류 앞에 우리는 그저 파도에 휩쓸려 이리저
이른 시간에 출근하여 뉴스를 살펴보는 일이 습관이 되었다. 등교맞이 하러 나갈 때까지는 비교적 여유가 있다. 충북도교육청의 뉴스 클리핑 사이트에 접속하여 지역의 교육 뉴스를 훑어보고, 포털 사이트의 뉴스를 읽는다. 때론 교육부의 뉴스 스크랩에 시선을 돌리기도 한다. 여러 매체에서 전해오는 대부분의 소식들은 고만고만하다. 일정한 높낮이로 오르내리는 파동 그래프처럼 어떤 소식은 반갑고 또 어떤 소식은 불편함을 안겨주지만, 깊은 울림을 주거나 심한 충격을 동반하는 뉴스는 드물다. 잠시 관심을 끌었다가 이내 다른 소식에 묻히거나 바쁜 하루를 보내다 보면 어느새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들이 거의 전부다. 그런 가운데 때로는 강한 자력을 발휘하며 추가적인 검색과 자료 수집은 물론이고 출력까지 하게 만드는 뉴스가 등장하기도 한다. 책상에 쌓인 서류 중 그렇게 출력해 놓은 얼마 전의 뉴스를 다시금 확인해 본다. 관련하여 모아놓은 자료도 포함되어 있다. 처음 읽을 당시에도 여러 가지를 고민하며 걱정을 떨치지 못했던, 일상의 평균으로부터 한참이나 벗어나게 만든 소식이었다. 평소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의 뉴스라 더 그랬는지 모른다. IPCC(기후변화에 대한 정부간협의체)의 6차…
인류 문명발전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연결과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과정으로도 볼 수도 있다. 한 마디로 "빠른 연결성"이다. 연결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개별적 지식을 융합하여 각 사회가 가지고 있는 지적 한계를 극복함으로 한 단계 도약하도록 만든다. 지구상의 발전된 대부분의 도시는 빠른 연결성이 갖춰진 도시였다. 1830년 영국의 스티븐슨은 증기기관차 로켓호를 발명하였는데, 당시 사람들은 가장 빠른 교통수단은 말이라는 오랜 확신을 가지고 있던 터라 무거운 쇳덩어리가 말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였다. 스티븐슨의 증기관차에 투자하는 것은 무모한 생각이라고 판단하여 투자자를 쉽게 구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논란이 되자 급기야 로켓호와 말과의 경주를 통해 누가 더 빠른지를 결정하여 교통수단을 정하자는 제안이 있었다. 스톡턴에서 달링턴에 이르는 약 45㎞ 구간의 경주였다. 처음에는 말이 빨랐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지친 말을 추월해서 결국 스티븐슨의 로켓호가 승리하였다. 영국은 철도망을 가지는 최초의 국가가 되었고 자원과 인력의 이동이 수월해지고 생산능력의 확대와 소비시장으로의 접근이 용이해지면서, 결과적으로 산업혁명을 완성하며 세계 패권국가가 되었다. 교통
-결혼식장에 왔습니다. 결혼을 앞둔 신랑과 잠시 대화를 나누려 합니다. 싱글벙글 입 꼬리가 귀에 닿았네요. 그렇게 좋은지요?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한 번 어려움이 있었지만 만난 지 일 년 만에 결혼하는 서른두 살 신랑입니다." -신혼집은 준비하셨는지요? 결혼 후 가정의 경제계획은 어떻습니까? "신혼집은 부모님의 도움과 그간 모아둔 돈을 합쳐 전세로 마련했습니다. 결혼 후에도 맞벌이를 할 작정입니다." -신랑 나이가 적지 않은듯한데 자녀계획이 쉽지 않겠습니다. "민감한 부분입니다. 둘의 생활에 워낙 영향이 큰일이어서 의견 모으기가 쉽지 않습니다. 출산하면 우선은 아내에게 휴직이 필요하고, 경제적 지출이만만치 않을 뿐 아니라 저도 육아휴직을 해야 하는데 걱정입니다. 아내나 저나 한 해라도 동료에게 밀리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어요."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자녀를 갖지 않는 경우도 생각하고 계신가요?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반드시 자녀를 갖겠다는 것도 아닙니다. 자녀가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우리 살기도 이렇게 팍팍한데 다음 세대라고 만만할까요?" -그래도 부모님이 기대하실 테고 자녀가 있어야 가정에 활력이 있지 않을까요?…
중학생이 된 소년은 테스를 읽으면서 꿈을 꾸었고, 노트르담 꼽추를 읽으면서 순수한 만남을 기다렸다. 고등학생이 된 소년은 데미안을 읽으며 상징계로 넘어갔으며, 닥터 지바고를 읽으며 사유의 폭을 넓혀갔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자 마음 깊은 곳에서 꿈틀거린 문학과 음악에 대한 동경을 품고 왠지 잘살아갈 수 있다고,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문학과 음악은 삶 일부로 절실하게 원하는 것이었고, 오랫동안 꿈꾸어온 거잖아"라고 속삭이며 필자는 무작정 길을 찾아 나섰다. 생애 첫 번째 '클래식기타 중주 밤' 대연주회, 두 번째, 세 번째 연주회도 성공리에 마무리했고 시인이라는 이름표도 받았다. 선택을 잘했다고 생각에 잠길 때 주변에선 "음악과 문학은 전망이 불투명하다"라며 더 이상 가지 말라 만류했다. 하지만 국문학과에 편입하여 시문학을 공부했으며, '시인으로 살고 싶다'는 결심으로 대학원을 택했을 때도 묵묵 필자 길을 걸어갔다. 가지 말라는 권유가 있었지만 '나는 나'이기 묵묵히 길을 걷기로 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1997년 IMF 때도 '나는 잘해낼 수 있을 거야' 하면서 잘 이겨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래 가지고
바람이 시원하다. 멀리 짙푸른 숲과 바람까지 싱그럽다. 무심코 바라보는 순간 새 한 마리가 펄쩍 날아오른다.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 정도는 되어야 하늘에 날개를 달아주는 산새들 위상이 드러날 거라고 했는데, 천적인 맹금류에 쫓기고 있었던 것일까. 오래 전 병법에서는 그럴 경우 숲 속 어딘가 잠복해 있을 군사를 의심했다. 하늘을 향해 쏜살처럼 날아오르는 모습이 참으로 장관이었으나 목숨을 건 탈출이다. 하늘을 선회하던 새가 돌연 하강할 때는 먹이를 찾은 것일 수 있지만 대부분은 뭔가에 놀라 급히 날아오를 때였다. 얼마 후에는 안심을 한 듯 하늘 높이 날아가곤 했는데…. 느낌이 묘하다. 평화로운 정경일수록 두려운 뭔가를 수반하지만 그 또한 섭리가 아닐까. 내가 본 그 새도 갑자기 사태에 놀랐겠지만 화들짝 날아오를 때의 하늘이 가장 푸르고 맑았을 거다. 우리 또한 심오한 진리를 발견하게 된다면 운명이라는 복병에 놀랐을 때다. 위험은 그렇게 뜻밖의 아름다움을 창출한다. 엊그제 인근의 3층 건물에서 명랑한 새소리를 들었다. 숲속에서 듣는 것처럼 아름다운 소리에 놀란 것도 잠시, 먼저 온 친구가 유리창 사이에 낀 새를 보았다고 한다. 뒤따라 몇몇 친구가…
청주시는 고속철도 오송역을 비롯하여, 청주역, 오근장역, 청주공항역 등 모든 철도역사가 도심과는 동떨어진 외곽에 위치해 있다. 철도이용이 쉽지 않아 자동차 중심의 도시로 성장해왔고, 청주시민 입장에서 철도보다 자동차 이용이 당연시됐으며 오랜 세월동안 교통혼잡, 교통사고, 주차 문제 등 각종 도시 교통문제를 떠안고 살아왔다. 청주시가 자동차 중심의 도시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것이다. 청주시 철도역사가 처음부터 도심 외곽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청주역의 경우 1921년 청주시청 인근에서 보통역으로 설치되어 영업을 시작했으며, 시장, 상점 등 역사를 중심으로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선형이 불량하고 여객수요가 적다는 이유로 1980년 도심에 있던 충북선을 도심 외곽으로 이설하였다. 이로 인해 여객수요는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져 화물중심의 역사로 운영되었고, 청주시는 철도로부터 철저히 소외된 도시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러한 점에서 충청권 광역철도 청주도심 통과 노선은 그동안 철도로부터 소외되었던 청주시민의 간절한 염원이며, 나아가 청주시 교통정책의 대 변화를 이끌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충청권 광역철도의 목적은 대전-세종-청주 간 철도를 통해 충청권 메가시
지난 토요일인 5월 27일은 불기 2567년 부처님오신날이었다. 마침 대체 공휴일도 생겨서 월요병 없는 한 주를 맞게 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혹시 '불기'에 대해 조금 관심이 있다면 "불기 제 몇 년, 부처님 오신날"은 잘 못 된 명칭이라 하는 말을 들어 보았을 수 있겠다. 우리나라와 같이 여름, 겨울이 뚜렷한 지역은 동안거와 하안거로 일 년에 두 번의 안거기간이 있지만, 인도는 여름 우기에 한 번 안거를 하게 된다. 그런데 부처님께서 열반에 든 다음 해에 제자들이 여름 안거를 끝내면서 "부처님 없이 우리끼리 여름 안거를 보낸 첫 번째 해" 이런 식으로 세기 시작한 것이 불기이다. 스님들이 승려가 된 이후의 나이, 즉 출가한 햇수를 '하랍(夏臘)'이라 하여 '여름 하(夏)'를 쓰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애당초 불기는 부처님 오신 해가 기준이 아니라 열반에 든 해가 기준이었다. 다만 이것은 기원이 이렇다는 것이고, 실제 이렇게 '기년' 즉 해를 센 것이 남아 있지 않으므로 불기는 부처님의 탄생과 입멸 연도를 어떻게 추정하느냐에 따라 아주 많은 차이를 보인다. 한편, 부처님 오신날짜에 대해서도 음력 2월 8일, 음력 4월 8일, 음력 4월 보름 등…
"국민연금 청렴1번지 동청주지사가 약속합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으로 공직사회가 예전보다 많이 깨끗해졌다는 평이다. 필자가 국민연금에 입사한 90년대 중반에는 공공기관의 청렴도를 평가하는 시스템이란 게 없었다. 공직을 수행하는 개인이 깨끗한 양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최선이었다.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일이 아니면 국민들이 알 길도 없고 조직에 피해가 갈 일도 크지 않았다. 2023년 지금은 어떠한가. 인터넷과 SNS의 영향으로 해남 땅끝에서 일어난 일이 실시간으로 청주까지 전해진다. 우주에서 발생하는 소식도 생중계되다시피 하는 세상이다. 부패한 행위나 국민을 불편하게 하는 행동들은 개인뿐만 아니라 그가 일하는 조직에 극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준다. 한 번 손상된 이미지는 복구가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공공기관의 청렴도는 민원 서비스를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처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국민들도 투명하고 공정한 일 처리를 무엇보다 청렴하다고 느낄 것이다. 국민연금 지사를 방문하는 다수의 고객은 노령연금 수령을 위해서이고 또 다른 고객은 가족의 사망에 따른 유족연금이나 장애로 인한 장애연금 가능 여부,…
농부가 심었다. 토질이 좋고 나쁨을 평하지 않았고, 왜 그곳이냐고 자리를 논하지 않았다. 숙명인 양 주어진 땅을 의지하여 토양이 주는 대로 양분을 받아먹고 조심 조심히 싹을 틔웠다. 어느 날 농부가 칭찬하며 쓰다듬자, 감격하여 더 조심히 작은 공을 형성했다. 접동새가 지나다 말랑말랑 연초록 공의 탄생을 축복하자, 감격하여 보름달처럼 크고 둥글어지는 꿈을 꾸었다. 햇볕을 벗 삼아 씨앗을 여물게 했고, 줄무늬 패션으로 장식하며 몸을 불리니 바람이 지나며 단단해지게 도와주었다. 감격하고 감격하며 조심히 자라서, 달고 시원한 극상품 수박이 되어 농부를 웃게 했다. 그뿐이다. 수박이 뭐라 했기에 수박, 수박, 하는가. 수박은 말하지 않는다. 아무 짓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사람들은 툭하면 수박을 소환한다. 달고 시원하다는 말은 쏙 빼고 부정적인 의미로만 쓴다. 일을 건성건성 하여 못마땅할 때 쓰는 ‘수박 겉핥기’란 말만 해도 그렇다. 겉만 핥으면 참외도 사과도 포도도 속 맛을 모르기는 매한가지 아닌가. 그런데 사과 겉핥는다, 참외 겉핥는다, 하지 않고 수박만 가지고 말한다. 그런가 하면 겉과 속살 색깔이 다르다면서 수박을 깨부수고 짓밟기도 한다. 사과 표면이…
국어사전은 "어떤 분야를 연구하거나 그 일에 종사하여 그 분야에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을 전문가로 정의한다. 통계청의 한국표준직업분류에서는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를 "특정 분야의 전문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개념과 이론을 이용하여 해당 분야에 관한 연구·개발, 자문, 지도(교수) 등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으로 분류하고 있다. 전문자격사는 국가가 법률적으로 자격을 인정해 주고, 이들만이 그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종의 '특허'와도 같다. 전문자격사의 업무가 그만큼 국민과 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고, 고도의 전문성과 공공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인문계 분야에서는 변호사, 회계사, 감정평가사, 노무사, 관세사, 법무사, 세무사가 있고, 자연계 분야에서는 기술사, 변리사, 약사, 의사, 한의사가 있다. 전문자격사는 관련 법률에 따라 독점적인 지위가 보장되고, 전문자격사가 아닌 사람이 법률상 전문자격사의 업무를 하게 된다면 처벌받는다. 권한을 부여하는 만큼 그에 따른 의무도 부여받고 있음은 물론이다. 독점적 지위가 있는 만큼 업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며, 사회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만큼 고도의 윤리의식을 요구받고 있
일본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시점이 목전에 와 있다. 후쿠시마 시찰단 21명이 5박 6일 방일해서 일본 오염수 정화를 직접 확인 했다고 한다. 사절단은 이번 사찰활동을 통해 일본의 오염수 정화 및 방류시설 전반의 운영상황과 방사성 물질 분석열량 등을 직접확인하고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더 필요한 조치를 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불안한 국민들이 얼마만큼 이해하고 납득할지 걱정이 앞선다.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수산물 소비량은 2020년도를 기준으로 68.4㎏으로 세계 수산물 소비량 보다 3배 이상 많은 양으로 우리나라의 식(食)문화에서 수산물이 매우 중요한 부분임을 보여준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만큼 바다와 관계된 직업을 가지고 생활하는 국민 또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이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인해 발생한 방사능 오염수 130만t을 동해 바다에 방류하기로 결정한 보도 이후 국민들은 불안한 마음으로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방사능이 우리에게 위협적이라는 것은 누구나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고 인체 발암성이 입증되어 국제암연구소(IARC*)는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해서 관리하고 있다. 방사성 동위원소가 핵분열을…
결혼 전 특별히 내놓을 만한 조건이 없던 그 사람은 솥뚜껑 같은 손을 들이 밀며 자기를 믿어 달라고 했다. 미래의 대책도 없이 무엇 때문에 당당한지 그가 신임이 가지 않았다. 배짱 하나로 살아간다나 어쩐다나. 그렇게 우리는 만나 토끼와 거북이처럼 살아가고 있다. 오래 전 지난날을 회상한다. 연애시절 만나기로 한 약속 시간이 30분을 넘기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끝장 낼 참이었는데 또 늦다니……. 부아가 치밀었다. 일찍 와서 먼저 기다려도 시원찮은데 벌써 왔느냐며 미안하단다. 일방적으로 먼저 전화해서 만나 달라 사정해 놓고 번번이 늦게 와서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그 뒷말은 더욱 가관(可觀)이다. 가지고 온 돈이 없으니 차(茶) 값을 나보고 지불하란다. 생긴 얼굴이 두꺼워 어릴 때 별명이 두꺼비였다고 하는데 참 염치없는 사람이었다. 다시는 전화하지 말라는 말을 전하기 위해 만났던 것이 평생 인연이 되어버린 우리 사이. 그 뒤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면서 막무가내로 만나달라고 졸라댔다. 그 당시 나는 대그룹 경리과에 근무했고 독신을 선호(選好)하는 사람이었다. 또한 남자에게 특별한 매력을 느끼지 못해 그 흔한 연애 한 번 하지 못 했다. 어떤 이는 결혼을…
전시장 입구에 노숙자가 누워있는가 하면 말(馬)의 시체가 허공에 매달려 있다. 낯설고 어둡고 음울하다. 그런가 하면 고흐의 '구두'를 연상케 하는 낡은 부츠속에 한 생명이 자라고 있다. 죽음 같은 어둠과 살아있는 생명. 헌데 천정 높은 곳에 소설 '양철북'을 연상케 하는 한 소년이 양철북을 두드리고 있다. 이게 뭐지? 사방을 둘러봐도 어리둥절이다. 여기저기에 박제된 비둘기들, 교황이, 히틀러가 등장하고 냉장고 속에 어머니가 웅크리고 있다. 2023 올해 가장 뜨거운 전시란다. 현존하는 이탈리아 설치미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 전시의 주제는 'WE'이다. 리움 미술관은 카텔란의 작품에 대해 "무례하고 뻔뻔한 진실을 직시하게 하고 우리 인식의 근간을 순식간에 뒤엎어 버렸다"고 소개한다. 정말 그랬다. 카텔란이 누구인지 몰랐던 사람들은 1억500만 원 짜리 바나나를 전시했다면 엥? 바나나가 무슨 작품이 되며 왜 그렇게 비싸라며 어이없음과 의아함을 표출할 것이다. 카텔란의 작품은 그렇게 어이없고 기발하며 생뚱맞은 발상으로 다가왔다. 별 성의 없이 벽에다 공업용 테이프로 바나나를 붙여 놓은 게 작품이라니 어이가 없다. 일반적인 일반 상식으론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일주일에 한 번 봉사로 가는 방문 수업을 마치고 대상자와 같이 집 밖으로 나왔다. 태국에서 온 결혼이주여성인데 매년 태국 고추와 여러 종류의 채소를 심어 친구들에게 판매도 한다. 집 옆에 있는 작은 비닐하우스 안의 모종들을 빨리 심어야 하는데 날씨가 추워서 밭으로 옮겨 심지 못한다고 했다. 작년에도 고추를 늦게 심어서 수확이 많이 줄었는데 올해는 날씨 때문에 또 늦어진다고 걱정이다. 농사짓는 밭의 크기도 적지 않았고 직장을 다니는 남편 대신 혼자 하는 일이라 쉽지 않을 텐데 일하는 것은 두렵지 않다며 친환경으로 열심히 농사를 짓는다. 태국 고추의 종류가 생각보다 다양하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처음 보는 채소와 요리 방법도 새로웠다. 눈썰미가 좋아서 뭐든 한 번 알려주면 잘 기억하고 내게도 태국의 채소를 소개하며 먹는 방법이 다르다는 것도 알려준다. 집 주변을 돌아보면 다 그녀의 일거리들이지만 내 눈에는 평화로운 시골 풍경이다. 익숙하지 않은 한국어로 설명하는 그녀의 말을 들으며 예쁘게 핀 꽃들을 구경하는데 비탈진 밭둑 군데군데 소복하게 올라온 쑥 무리에 눈길이 머물렀다. 외진 곳이라 공기도 깨끗한 곳이다.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같이 밭둑에 난 쑥을 삼십 분
겨우내 그려낸 천장 곰팡이 구름 아래로 그늘 없이 날아가는 어린 딸애의 비행기 벽화는 그냥 두고 간다 죽자고 올라서던 베란다 난간 위에 뜨던 달 그건 어차피 이 집에 들어올 때부터 있던 거다 부엌과 화장실의 근접, 강장동물처럼 구토와 배설을 식음과 혼돈했던 버릇은 잘 묶어 문가에 내논다 밤마다 여자의 얼굴에 푸른 절망을 새기던 304호 남자의 망치는 돌려주었나 짐을 다 싸고 306호의 늙은 여자가 준 무장아찌에 짜장면을 시켜 아들이 다녀간 날 요양원으로 떠난 그녀를 빈 그릇으로 내놓고 간다 그렇게 떠난다 그런데도 미어질 듯 용달은 흔들리고 집은 부동산이 아니다 ―시 「이사」 전문 이 시는 적잖은 전세살이를 한 필자가 한때 이사를 하면서 썼던 글이다. 전세를 살면서 늘 전세보증금을 잃을까 전전긍긍했던 기억이 난다. 근래 전세 사기로 젊은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내려놓았다는 가슴 아픈 기사를 벌써 여러 번 읽었다. 사태가 커지자 며칠 전 전세 사기 피해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였다. 법안은 전세 사기 피해자들에게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정부가 경매와 공매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즉
현재 한국농어촌공사의 신입사원으로 계약업무를 맡고 있다. 계약업무란 공사, 용역, 자재를 발주하고 조달업체를 선정하는 등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공공조달 업무이다. 그 과정에서 빠져선 안 될 서류가 있다. 바로 청렴계약입찰특별유의서와 청렴공정계약특수조건이다. 말은 어려워 보이지만 한마디로 계약당사자들에게 청렴하고 공정한 계약을 이행할 것을 요구하는 규정이다. 비단 계약담당자뿐 아니라 모든 공공기관 직원에게 청렴은 의무이다. 그렇다면 공공기관 직원에게 필요한 청렴이란 무엇일까? 좁게는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지도, 제공받지도 않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그러나 직원 개인이 사적인 이익을 얻지 않더라도 각 민원인에게 공평하지 않게 업무를 처리한다면 그 직원은 결코 청렴하다고 할 수 없다. 처리해야 할 업무가 산더미임에도 이를 외면하는 직원 역시 청렴과는 거리가 멀다. 따라서 필자는 넓은 의미의 청렴은 '스스로 마음에 거리낌이 없이 자기 직분을 다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를 위해 매일 각 업무 단계마다 규정을 살피고 선배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특히 신입사원인 만큼 내가 모르기 때문에 놓치고 있는 나의 역할 없는지 경계하고 있다. 우리 지사 직원들 역시…
5월은 계절의 여왕으로 군림한다. 일 년 중 가장 날씨가 좋고 청명하며, 수려한 자연환경을 과시하기 때문에 붙여진 명예일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1980년 5월을 회상하는 일이 즐겁고 기쁘지만은 않다.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 항쟁은 강원도 모 사단 군 복무 중에 발생하였다. 내무반에서 손바닥만 한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쏟아지는 긴급 속보와 뉴스는 광주에서 폭동이 발생하였고, 이를 진압하기 위해 군부대가 투입되었다는 장면들을 선정적으로 보도하였다. 외부의 정확한 상황을 파악할 수 없는 군 조직 문화 때문에 그 소식을 그대로 접하면서 광주는 폭도들에 의한 무법천지가 되었음에 치를 떨며 빨리 사태가 진압되기만을 고대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내가 근무하던 대대는 1년 365일 훈련과 교육이 일상 업무였다. 그런데 갑자기 상부의 지시라며 모든 일상 업무를 중단하고 시위 진압 훈련을 받게 되었다. 단독군장에 대검까지 착검하고 진형을 갖춰서 앞으로 전진 하는 훈련은 참으로 생경하였지만 전국으로 확산하는 불법 소요가 신속히 진압되어 우리의 일상이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모두 열심히 훈련에 임하였다. 한 달 여의 훈련 끝에 우리 대대는 강원도
환경은 삶과 직결되므로 환경에 대한 인식은 매우 중요하다. 인간은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므로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 환경이 오염되고 파괴되면 그 악영향은 고스란히 인간에게 되돌아오며 지속 가능한 삶을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인간은 자신의 자연 지식과 법칙을 밝혀냄으로써 자연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었다. 나아가 자연에 대한 지배와 자연으로부터 획득한 물질적 풍요를 공동선으로 여기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간은 자연스럽게 자연을 물질적 대상으로 인식하여 자연과 인간의 상호 관계성을 간과, 무시하는 이원론적 세계관을 확립하게 되었다. 이 이원론적 세계관은 물질 개발주의와 결합하여 자연을 최대한 분석하고 조작, 응용하려는 기계론적 세계관을 팽창시켜 자연 파괴를 가속했다. 환경과 관련하여 지구 온난화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지구 온난화란 온실 효과를 말하는데 지구 대기 중에 포함된 수증기나 이산화탄소와 같은 대기 성분이 지구에 도달한 태양 에너지가 외부로 복사되는 것을 차단하여 지구 온도가 지속해서 상승하는 것을 의미한다. '온난화'라는 순화된 표현과는 달리 폭서와 가뭄, 예측 불가능한 태풍과 홍수를 몰고 오는 기후 재앙이다.
하얀 도화지에 불 먹은 인두가 생명을 불어 넣는다. 국화가 피어난다. 중국 당대 최고의 시인 도연명(365~427)이 노래한다. 採菊東籬下 ·然見南山(채국동이하 유연견남산) -동쪽 울타리 아래서 국화를 따다 물끄러미 남쪽 산을 바라보네- 열린공방 낙화장(烙畵匠) 5번째 공개 시연 행사가 지난 4월 보은 전통공예체험학교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국가무형문화재 낙화에 대한 이해와 낙화장 김영조의 삶을 들여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낙화(烙畵)는 불에 달군 인두를 이용해 종이, 나무, 가죽 등 표면에 그림이나 문양 등을 표현하는 한국 전통 예술이다. 이러한 기능을 가진 사람을 '낙화장'이라 부른다. 김영조 낙화장(71)은 시연에 앞서 "보은 문화예술관계자를 초청하여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편하게 진행하려 준비했다"고 취지를 설명하며, 낙화가 국가무형문화재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소상하게 설명했다. 충남 부여가 고향인 낙화장은 독립운동가인 조부모와 정치가인 아버지 때문에 경제적으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밥 먹은 기억보단 도토리 먹은 기억이 많다'는 그는 고 3때 아버지를 여의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학생 김영조는 '낙화
[충북일보] 충북도가 청주시를 대상으로 진행중인 종합감사에서 도청 감사관실 일부 직원들이 시 소속 직원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도 감사관실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청원구청에 감사장을 차려놓고 시 산하 전 부서를 상대로 종합감사를 벌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갑질을 했다는 것이다. 대체로 제보자들은 "행정적 미비사항이나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충분히 용인할 수 있지만, 일부 사안에 대해 대답을 요구해놓고 막상 대답을 하니 말투와 태도 등에 대해 선생님에게 혼나는 학생 취급을 받았다"며 "게다가 행정적 미비사항도 아닌 부분에 대해서까지 억지로 지적사항에 끼워 넣으려는 태도에 기가 찼다"고 토로했다. 해당 제보자들이 당했다는 언어적 갑질폭력을 구체적으로 기사에 서술할 경우 제보자가 특정될 수 있어 밝힐 순 없지만, 이들은 대체로 "인격적인 모욕감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직원은 제보를 하면서 "안그래도 업무에 회의를 느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참기가 힘들고 사표를 내고 싶다"고까지 말하고 울먹였다. 또 다른 제보자는 감사에 임하는 직원들의 업무이해도를 문제 삼기도 했다. 한 제보자는 "감사를 보는 직원이 업무를 너무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충북도가 청주 오송에 들어서는 철도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의 성공적 조성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 신청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내년 상반기 내 예타가 마무리돼야 오는 2029년까지 사업을 완료한다는 도의 구상에 차질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16일 도에 따르면 오송 철도클러스터 국가산단의 공동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충북개발공사는 오는 9월 기획재정부에 공기업 예타를 신청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이 진행하는 사업 중 총사업비가 1천억원 이상이면 공기업·준정부기관 사업 예타를 받아야 한다. 오송 국가산단 조성에는 5천5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는 이때 예타가 진행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공기업 관련 예타 신청은 1월과 5월, 9월 등 연 3회로 제한돼 예타 대상에 포함되지 못하면 사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특히 '신속 예타'로 신청할 계획인데 대상에 반드시 반영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 제도는 예타 기간이 기존보다 3개월 정도 단축돼 6개월 정도면 결과가 나온다. 그런 만큼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게 된다. 도는 예타 통과를 위한 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 이 사업이 예타를 통과하려면 경제성이 중요한 만큼 기업의
◇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 증평·진천·음성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부족한 사람에게 다시 한번 중임을 맡겨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총선 승리는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약속드린 미래 비전을 군민들께서 선택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선에 성공한 임호선(61)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증평·진천·음성)은 겸손한 자세로 소통하며 어려운 민생부터 확실히 챙겨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며 "서민경제를 살피지 못하고 국정운영을 독단적으로 하며 과거로 퇴행하려는 정부에 브레이크를 잡으라는 민심이다. 제1야당으로서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적극 따르며 민생해결과 지역발전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22대 국회에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활동을 원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저는 농촌에서 태어나 자라왔고 현재도 농촌에 살고 있다"며 "지역적으로도 증평·진천·음성군이 농촌이기에 누구보다 농업농촌의 현실을 잘 이해하고 농민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촌의 현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임 당선인은 "농촌이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